요즘. 광주. 생각. - 광주를 이야기하는 10가지 시선
오지윤.권혜상 지음 / 꼼지락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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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했다는 사건 자체보다 '왜' 싸웠고 '무엇을 위해' 싸웠는지를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어떤 가치를 지키려고 그렇게까지 했는지. (-27-)


솔직히 제가 유학하며 느낀게 있는데요.5.18 민주화운동만 한 사례를 찾기 힘들다는 거예요.세계에서 꼽을 만한 역사적 사건이라고 생각해요.여기서 한 발자국 떨어져서 한국을 보면,효율성과 자본을 추구하기 위해서 역사를 소홀히 여긴다는 인상을 받아요.그런데 지금은 역사가 돈이 되는 시대예요.역사도 충분히 비즈니스가 되는 시대죠.역사는 고리타분한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없어지면 좋겠어요.(-44-)


레트로한 감성의 도시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올라요.오래된 상가들과 구시가지가 떠오르죠.비슷한 기능성 스포츠웨어를 입고 있는 광주어르신들도 떠올라요.외부에서는 특별한 이미지를 가질 수도 있지만, 저에게는 일상적인 도시죠. (-75-)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전라도 사람이랑 결혼하지 말래"와 같은 이야기를 들을 때,지금은 머리가 여물어서 그냥 넘길 수 있겠지만 제가 더 어릴 때 들었다면 스스로의 정체성을 제한하게 됐을 거 같아요.'내가 왜 이런 소리를 들어야 하지?''광주는 왜 이렇게 문턱이 높은도시로 여겨져야 하고,나는 왜 거기서 왔ㅈ니?'같은 그런 생각을 할 거에여.저희 어머니가 보험설계사를 오래 했는데 자기 검열이 심해요."전라도 사람은 인사팀에 안 넣어줘" "전라도 사람은 곤조가 심해"라는 말을 어머니 스스로 많이 해요. (-89-)


이번 인터뷰에서 시인 이성복의 시론 중 <<무한화서>>(문학과 지성사,2015)에 나오는 구절이 생각났다.이성복 시인에 따르면 ,늘 같은 모양인 무성생식과 달리 유전자를 교환하는 유성생식을 하는 종들은 끊임없이 진화를 거듭해왔는데, 마찬가지로 시를 쓸 때도 유성생식처럼 진화를 거듭해야 한다고 했다. 무성생식은 사구의 길잇고, 유성생식은 활구의 길이므로, 쉽게 말하면 ,정말 새롭고 낯선 시를 써보자는 뜻이다. (-161-)


대한민국은 여전히 이념전쟁 중이다.보수와 진보, 좌와 우로 아누어진 대한민국 사회 솟에서 우리가 살아가야 할 방법을 논하게 되고,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 고민에 빠지게 된다.특히 한국사회의 병폐로 꼽히는 지역갈등은 어느새 사회적 이슈가 되었고,그 중심에 슬픔과 아픔의 도시 광주가 있었다.


이 책은 광주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전두환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언급한 그 특별한 장소 말이다.공교롭게도 내가 사는 곳이 광주사람을 혐오하는 경상북도 지역에 살고 있어서 이 책 속에 담겨진 인터뷰가 어느정도 공감이 가는 부분이 있었다. 특히 1980년 이후 광주 출신,전라도 출신 사람들을 노골적으로 배척하고,차별화하는 가운데 그들과 동떨어진 삶을 살아가게 된다.토착민들은 대체로 보수였고, 전라도에서 넘어온 이들은 진보로 치부하게 된다.그 가운데 내 부모님이 늘 쓰는 말, '전라도치기'라는 노골적인 단어 속에는 그들을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이 있다.돌이켜 보면 우리의 세대는 독특하게 구별되어 있었다.1990년대에는 전쟁을 겪어본 세대와 그렇지 않은 세대로 구별했다면, 30년이 지난 2020년 현재에는 광주 민주화 운동을 기준으로 세대를 구별하고 있다.즉 광주에 대한 기억,그때 당시 운동권에 가담했던 사람들에 대한 기억을 하고 있는 세대와 그것을 기억하고 있지 않은 세대로 분류하고 있었다.이 책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바로 그 광주에서 일어난 민주화 운동에 대한 기억이 없는 세대는 그 광주라는 독특한 역사적인 브랜드를 관광자원화 하고 있다는 점이다.사실 이 부분은 지극히 일리가 있는 대목이었다.작년 내가 직잡 광주 망월동에서 구묘역과 신묘역을 지나 가면서, 스스로 느꼈던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광주는 특별한 장소이며, 희귀한 역사적인 진실이 숨겨져 있었다.역사적으로 부모와 자녀간에 비밀이 생기고 서로 알면서도 모른 채 할 수 밖에 없는 무덤까지 가져가야 할 아픔이 숨겨져 있었다.그때 당시 불가피하게 게엄군이 될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은 정녕 가해자였을까,피해자였을까,역사적인 판단에 맡길 대목이다.


역사는 우리에게 묻는다.이제 광주의 민주화 역사에 대해서 잔인하다,잔인하지 않다로 볼 필요는 없었다.지극히 갈등과 반목의 상징이 되어버린 광주라는 도시에 대해서 재발견할 여지는 충분히 있다.중요한 것은 우리의 인식과 차이에 있다.여전히 광주를 잔인하고 아픔의 도시라 말하는 이들도 있고,누군가는 광주를 혐오의 도시로 바라보는 이들도 존재한다,그 혐오의 도시로 바라보는 이들이 내가 사는 지역민들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에게 가치의 변화가 필요하며, 이념이 아닌 회복의 관점에서 경제적이 가치관으로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그리고 광주가 가지고 잇ㄴ느 낙후된 도시 이미지를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지 고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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