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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캔두! 김칠두! - 시니어 모델 김칠두의 마이웨이 스토리
김칠두.이헌건 지음 / 은빛 / 2020년 3월
평점 :
그렇게 나의 모교가 된 고슨 용산 보광동의 오산중학교.일본이 막 조선을 삼키기 직전인 190년에 남강 이승훈 선생이 세운 유서깊은 학교였다.하지만 그 찬란한 역사와는 아무런 상관 없이 오산중학교 입학과 함께 내 삶은 갑자기 꽃길에서 가시밭길로 바뀌어버렸다.가시밭길의 시작은 '통학'이었고 ,결론은 가출과 유급이었다.결국,나는 중학교만 4년을 다님 '문제아'가 되었다. (-33-)
우리는 모두 전화를 걸었던 친구 녀석에게 몰려가 물었다
"응,우리 형."
"아..."
우리는 그제야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알게 되었다.그 녀석의 형이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정보부에 근무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거짓말이 아니었구나'하는 깨달음과 함께 말이다. (-67-)
어쩜 그렇게 냐 생각과 똑같은지....나는 린이와 아내를 이끌고 강화로 들어닸다.부천에서 슈퍼마켓을 할 때 뒷집애 살던 생선 장수가 강화도에 살고 있었는데,그 친구를 믿고 들어간 것이다.강화토박이였던 그 친구는 강화도에 있는 자기 땅에 집을 짓고 살고 있었다.어디를 가야 하나 막막하던 차에 그 친구 생각이 나서 전화를 걸었더니 "빈땅도 많고 빈집도 많으니까 걱정말고 들어와"하며 우리를 불러주었다.그 친구의 주선으로 길가에 붙은 오두막 같은 집을 5만 원에 얻어서 살림을 시작했다.강화읍에서는 한참 떨어진 농촌마을이었다. (-124-)
성공의 길을 달릴 때도 나는 브레이크가 없었지만,일단 추락을 시작한 뒤에도 역시 브레이크가 없었다.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는 말은 ,진리였다.뷔페와 복집을 정리한 다음 일산 정발산역 벧엘교회 뒤쪽에 순댓국집을 또 열었다.초심으로 돌아와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보자는 결심이었다.일단 아내에게 일산점을 맡기도 나는 큰 형님이 사둔 상가 건물에서 연탄갈비 집을 시작했다.원할한 상가 분양을 위해 큰 형님이 일체의 비용을 대준 음식점이었다. (-186-)
아내는 나와 여러모로 다르다. 일단 외모,나는 키도 큰 데다 수염도 길고 머리도 길어서 처음 보는 사람은 서양사람 같다고 한다.반면에 아내는 키도 썩 크지 않고 몸매도 전형적인 한국 여성이다.
성격도 나와 아내는 전혀 다르다.나는 하고 싶은 일은 일단 해야 한다.뒷일은 따져보지도 않고 시화공단 가게 자리를 덜컥 계약부터 한 일도 그렇다.반면에 아내는 이것저것 따져본 뒤에 움직이는 스타일이다. 지금 30여 년동안 나는 일단 저지르고 아내는 뒷수습을 하는게 일상이 되다시피 했다. (-234-)
부잣집 아버지 밑에서 9남매의 막내로 태어난 김칠두는 태어나자 마자 쪽박을 차게 된다.아버지는 노름으로 집안 가산을 탕진하였고, 그 영향은 아들 김칠두에게 고스란히 되물림되었다.저자의 아버지는 자유로운 영혼이었고,그 시대의 베짱이였고, 메뚜기와 같은 삶을 살았고,역마살이 끼었다.그러나 그런 아버지를 닮은 사람이 바로 이 책의 주인공,시니어 모델의 이단아 김칠두씨였다.
저자의 끼는 어릴 때부터 있었다.무대 체질이었고, 어른 앞에서 다양한 장기자랑을 해왔다.잘한다 잘한다 하니, 제대로 잘하게 되었다. 또래보다 키에 잇어서 발육은 늦었지만, 중학교 올라가면서 키는 점차 커지게 된다.하지만 김칠두씨에게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으니,어떤 일을 하는데 있어서,귀가 얆고 철이 없다는 것이다.생각보다 행동이 앞서고, 어떤 일을 시작하면 끝을 봐야하는 그 성걱이 결혼 후에도 이어지게 된다.
세상은 참 묘하게 돌아간다.누군가는 일을 저지르고, 누군가는 수습한다.그런 음양의 조화로움이 저자와 저자의 아내에게 나타났다. 생각한 것을 행동으로 옮기고, 일을 저지르는 쪽은 김칠두 씨였고, 일을 수습하는 이는 김칠두씨의 아내였다.하지만 김칠두씨는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는 것을 찾아내는 능력이 있었고, 그것을 활용해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막노동판을 전전하면서,구멍가게를 오픈해 장사수완이 좋았던 저자의 인생에 돈이 물 흐르듯 지나간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그러나 세상만사 참 묘한 특징이 있었으니,잘나가는 김칠두씨가 하루 아침에 쪽박을 찬 것이었다.
자기 자본 없이 슈퍼를 해서 돈을 모았던 저자는 순대국밥집을 오픈하게 되었다.순대를 팔지 않는 순대국밥집은 맛이 있었고, 식당 내에서 회전률이 좋았고, 매일 200그릇의 순대국밥이 팔리게 된다.저자의 사업 철학을 보면 순대국밥은 팔아도 순대는 팔지 않는 이유가 있다. 당면으로 만들어진 순대가 순대국밥과 엮이면, 자신의 사업의 질이 떨어질 거라는 것이었고,그것이 적중하게 된다.
욕심이 과하면 추락한다 하였던가.빛이 강하였던 김칠두씨에게 깊은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귀가 얇았고, 철이 없었던 김칠두씨는 사업을 크게 확장하였고, 쫄당 망하게 된다.그 순간 저자느 스스로 자기성찰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돈은 사라졌어도 사람은 남는 법이었다.저자는 그렇게 다시 사업을 재개하였고 돈을 벌어들이게 된다.
여기서 시니어 모델 김칠두씨의 삶을 살펴보자.딸의 권유로 대중들에게 노출되었고, 시니어 모델이 되었고, 다양한 사람들과 상호소통하게 된다.저자 김칠두씨는 시대를 앞서나가는 트렌드를 추구하게 된다.청년이었을 땐 남들보다 앞서 나가는게 사업의 기준으로 보자면 결격이다.하지만 저자는 굴하지 않앗고, 보란듯이 재기에 성공하게 된다.그리고 때마침 새로운 길이 열리고 말았다.
기회는 준비된 사람에게 찾아온다 하였다.저자는 바로 어릴 적부터 숨겨왔던 끼가 패션계에 고스란히 노출되었다.남들보다 시작적으로 발달하였고, 안목이 깊었다.그래서 남들이 하지 않은 일들은 벌려놓게 된다.그 과정에서 많은 돈을 벌면 그 몫은 저자의 몫이 된다.하지만 쪽박을 차게 되면, 그 몫은 고스란히 아내 몫이었다.행동이 앞서고 항상 실수연발이었던 김칠두의 살미 파란만장했던 이유는 저자의 뒤에 아내가 있어서다.항상 사업을 구상하고,의욕이 없어지만, 남다른 철학을 가지고 일을 시작하게 된다.중후한 이미지에 180이 넘는 키, 그 안에서 남들 앞에서 자신을 내세울 줄 아는 그 자신감,그것이 저자의 특별한 가치였고, 새로운 삶과 도전 ,용기의 실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