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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 ㅣ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3
J. D. 샐린저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1998년 8월
평점 :
그때 나는 갑자기 방에서 뛰쳐 나가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지겨운 설교가 터져 나올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설교 자체는 상관없지만, 설교에 곁들여 빅스의 코감기 냄새를 맡고 , 파자마에다 목욕 가운을 걸친 선생님의 꼴까지 보아야 한다는 현실은 참을 수 없었다.아니나 다를까 설교가 시작되었다."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선생님이 입을 열었다.그로서는 단호한 어조였다. (-20-)
그녀는 웃기는 여자였다.제인 말이다. 엄밀한 의미에서 미인은 아니었지만 나를 뇌쇄시키는 여자였다.그녀는 입이 큰 편이었다.이야기하다가 흥분을 하면 그 입을 입술이고 뭐고 50가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그것도 나를 꼼짝 못하게 하는 죽이는 노릇이었다.그녀는 그 입을 꼭 다무는 일이 결코 없었다.골프채를 휘두르기 위해 자세를 취하거나 책을 읽을때도 그 놈의 입은항상 약간 벌어져 있었다.그녀는 늘 책을 읽었다. 그것도 양서만 읽으며 시도 많이 읽었다. (-120-)
엄마는 피비에게 옷을 잘 입힌다. 이건 정말이다. 엄마는 어떤 일에 있어서는 안목이 꽤 높았다.스케이트 같은 것을 사는 데는 소질이 없어도 옷을 고르는 데는 도사였다.피비가 입고 있는 옷에 탄복하지 않을 수 없다.대부분의 어린애들을 보면 부모가 부자라 할지라도 대개 촌스러운 옷을 입고 있지 않은가? 엄마가 캐나다에서 사온 옷을 입은 피비의 모습, 이건 정말 보여주고 싶다. 농담이 아니다. (-238-)
피비는 돈을 받고 나서 "이젠 오빠에게 화내지 않을께." 하고 말했다.
"알았어,어서....또 움직이기 시작하는 걸."
그러자 피비는 느닷없이 내게 키스를 했ㄷ아.그러고 나서 그애는 손을 내밀며 "비야 ,비가 오기 시작해."하고 말했다.
"알고 있어."드런 다음 그 애가 어떻게 했느냐 하면, 내 외투 주머니에 손을 넣어 사냥 모자를 꺼내더니 내 머리에가 씌워주는 것이었다. (-310-)
제름 데이비드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에는 두가지 상반된 평가가 존재한다.근대 문학의 정수라 하고 있는 반면에 저속한 소설의 대표작이라 말하고 있었다. 이 소설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와 긍정적인 평가,서로 상반된 평가를 내리고 있는 원인으로는 이 소설이 지극히 우리의 현실을 고스란히 비추고 있어서다. 소설 속 주인공 홀든 콜필드는 펜시고등학교에서 불량학생으로 낙인찍히게 된다. 그로 인해서 그 때나 있을 충동적인 행동 ,가출을 하게 된다.소설은 지극히 냉소적인 아이, 사회에 반항적안 아이 홀든 콜필드의 이동 동선을 작가의 입장에서 제3자 관찰자 시점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있었고,인간의 허위와 위선에 대해서 깊은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즉 소설은 가출 이후 홀든 콜필드가 지나간 곳들, 홀든 콜필드의 심리적인 동선과 마음의 변화는 우리의 일상적인 시선으로 볼 때 상당히 불편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저속한 소설의 대표주자로 손꼽히고 있다.그러나 저속하지만, 비현실적이지 않았다. 10대 청소년 때 누구나 느꼈던 어른들의 위선과 거짓된 행동들을 비판하면서, 아이들은 성장해 왔기 때문이다.즉 홀든 콜필드는 냉소적인 아이가 될 수 밖에 없는 환경 속에서 자라왔고, 그로 인해 내적인 갈등을 이기지 못하고 가출을 시도하게 된 것이다.즉 그의 알탈된 행동들이 서로 어떤 사건과 유기적으로 맞물리는 과정들을 보면, 홀든 콜필드는 어른들을 비판하면서, 자신도 어느덧 닮아가고 있음을 눈치채게 된다. 이 소설이 임팩트 있게 다가온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여동생 피비를 바라보는 그 관점,이성에 대한 호기심을 느낄 때 홀든 콜필드의 마음은 어른들의 10대의 모습과 거의 흡사하였다.사랑에 대해 눈뜨게 되지만, 자기를 결코 사랑할 수 없는 그 상황을,소설은 주인공 홀든 콜필드를 통해 투영하고자 하였다.그리고 그는 어느덧 무언가를 지키기 위한 파수꾼이 되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