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불평등 기원론
장 자크 루소 지음, 이재형 옮김 / 문예출판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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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역사적 진실을 얻으려는 것이 아니라 단지 가설적이고, 조건적인 추론을 위해 이 주제에 관해 연구해야 한다. 이러한 추론은 우리 물리학자들이 매일같이 세계의 형성에 관해 하는 추론과 유사하게, 사물의 진정한 기원을 보여주기보다는 그 본질을 밝혀내는 데 더 적합하다. 종교는 하느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시고 나서 바로 직접 인간을 자연상태에서 끄집어내셨고, 인간이 불평등한 것은 하느님이 그걸 원하셨기 때문이라고 믿을 것을 우리에게 명령한다. (-56-)


사람들이 서로를 평가하기 시작하고 존경의 개념이 그들의 정신 속에 형성되자, 모두가 자기도 존경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그리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누구나 벌을 받았다.그래서 처음으로 미개인 사이에서도 예의범절을 준수해야 할 의무가 생겨났고,고의적인 악행은 심한 모욕으로 여겨졌다.왜냐하면 모욕을 당한 사람은 흔히 그 악행으로 인해 손해 자체보다는 자신의 인격이 무시당했다는 걸 참을 수 없어 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모두가 자기가 당한 모욕만큼 상대에게 앙갚음했으므로 ,복수는 더욱 끔찍해지고 인간은 잔인하고 냉혹해졌다. 바로 이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미개민족이 도달한 단계다. (-131-)


즉 인간은 어디를 가나 똑같고 ,어디에서나 똑같은 정념과 악덕을 가지고 있으므로, 여러 민족의 특징을 구분짓은 일은 쓸모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곧 피에르와 자크가 둘다 코와 입과 눈을 가지고 있으니,이들을 구별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211-)


루소는 자기 작품의 기본적인 통일성이 '인간은 원래 선하게 태어났지만 사회가 그를 타락시켰다'라는 생각에 기초한다고 주장했다.하지만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루소는 매우 이분법적인 방식으로 읽혔다. (-341-)


루소의 정치가상은 샤를 10새를 몰아내고 7월 왕정을 세운 1830년 7월 혁명, 7월 왕정을 몰아내고,제1공화국을 세운 1848 년 혁명과 블랑카,1871년 파리코뮌, 그리고 19세기 말의 무정부주의자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353-)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속에서 다양성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여전히 결정적인 순간에 이분법적인 판단을 하게 된다;어떤 상황에 대해서 맞는 것과 맞지 않은 것을 구별하고, 여러 선택지가 있으면,반드시 두개로 압축해서 추려나가게 된다.지극히 단순한 인간의 삶은 세상을 옳고 그른 것, 당연한 것과 당연하지 않은 것, 두가지로 분류하게 되었다.그래서 지금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민주주의 정치체제 안에서 공화국의 주역으로 살아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그러나 이런한 당연한 것은 태초에 만들어지지 않았고,누군가가 만들어낸 것이며, 그 개념을 우리에게 인식시키기 전까지만 해도 낯설었고 없었던 개념이다.돌이켜 보면 자연 그대로의 삶을 살았던 동물과 다를 바가 없었던 인류의 삶에 있어서 언어도 마찬가지였고,예술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제는 그 당연하지 않은 것들이 당연하게 되었고, 그 중심에 에밀의 저자이자 , 인간 불평등 기원론의 저자 장자크 루소도 있었다.


그는 18세기에 태어나 1ㅂ8세기에 세상을 떠나게 된다.그는 스스로 질문하였다.인간의 삶의 뿌리였던 불평등은 왜 생겨났고,어떤 연유로 만들어졌느냐이다.인간은 태초에 자연그대로의 삶을 살았고, 자연법에 기초한 삶을 살아왔다.말 그대로 미개인의 삶을 살았고,생존을 위한 안전을 추구하게 된다.지적인 행위를 하지 않아도 살아가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고,돈이 없어도, 재화가 없어도 살아왔다.자연 그대로의 사회에서 수렵과 채집을 했던 인류는 선하였다고 루소는 강조한다. 이것은 즉 인간이 자연 그대로의 삶에서 벗어나 사회를 형성하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암묵적인 계약을 맺으면서 그 기본 틀이 깨지게 된다.문명 사회 속에서 이제 인간은 선하지 않고,선할 필요성조차 인식하지 않게 되었다.사회 안의 구성원들은 서로 이해관계를 형성하였고,그 과저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서열 구조를 만들어 나갔으며, 계약관계를 형성하게 되었다.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인간은 스스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였고,지금처럼 지적인 능력의 소유자가 되었다.그리고 인간사회에서, 사회를 형성하면서, 불가피하게 서로 불평등한 관게를 형성할 수 밖에 없는 특별한 징조들을 찾게 된 것이다. 즉 자연 그대로의 삶은 평등한 삶이었으며, 그 편등한 삶이 자연 그대로의 삶을 유지하는 원동력이 되었다.하지만 인간이 사회를 형성하면서 인간과 인간 사이에 평등한 삶은 아무런 의미를 부여할 수 없게 되었고, 평등하지 않은 계약관계 속에서 암묵적인 계급사회로 나아가게 된다.즉 이 책은 루소의 사회계약설, 에밀과도 서로 접점을 형성하고 있으며, 그의 정치철학과도 서로 연결되고 있다. 즉 그의 책은 출간되자 마자 금서로 지정되었고, 팔릴 수 없었다. 그만큼 그 시대에는 루소의 저작은 위험을 내포한 책이었다.즉 군주정치에서 나라와 주권은 분리되지 않았다.그러나 루소의 정치철학은 주권과 나라가 분리된 새로운 형태의 틀을 형성하게 된다.그건 군주정치의 군주의 입장에선 상당히 위험한 리스크에 불과하였다.세속 왕정정치에서 선거를 통한 귀족정치로 바뀌게 된 것이다. 실제 루소의 책들이 프랑스 혁명, 파리 코뮌에 큰 영향을 끼쳤던 이유는 여기에 있다. 심지어 독일의 철학자 칸트조차도 루소의 정치철학에 깊은 영향력을 얻게 되었고, 현대 정지철학자 한나아렌트에게도 영향을 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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