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순응하는 실사에는 네가지가 있는데, 올곧은 말을 구하는 것,잘못된 정치를 바로 잡는 것, 간사한 사람을 쫒아내는 것,바르고 곧은 사람을 등용하는 것입니다.백성을 구휼하는 데 중요한 여섯 가지가 있으니, 조세를 크게 방면하는 것, 쌀 실은 배들이 자유롭게 통행하게 하는 것, (성호들을) 권유해서 (곡식을) 나눠 가난한 사람들을 구휼할 것,강운을 유예시킬 것, 도적질을 엄하게 듬할 것, 탐욕스럽고 무능한 관리를 찾아 탄핵할 것 등입니다. (-99-)


이 일은 호족의 가문이나 권세 있는 성씨들이 편리하다고 여기지 않는 것이요,현과 향의 서리들도 편리하다고 여기지 않으며, 식견없고 대충하는 것만을 좋아하는 관원들도 편리하다고 여기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종종 유언비어를 만들어 내서 위아래를 현혹시킵니다. 유독 가난한 백성들과 하호들만이 굶주리고 목마른 이 마냥 경계법을 시행하기를 원하지만, 원통하고 고달픈 실정을 위로 통할 길이 없습니다. (-216-)


제가 승상에게 원하는 것은 깊이 위대한 '역'에서 음양이 자라고 사라지는 것과 비태가 오고 가는 변화를 살피시며, 군자 소인의 분수를 신중하게 살피시어 나오고 물러가는 것을 공정하게 처리하시되,(승상은)조정하는 역할이라는 주장에 오도되지 않도록 하십시오, 그렇게 해서 충성스런 말이 날로 들려오고 성스런 덕이 날로 새로워져서 천하 사람들이 진실로 부귀와 수명,건강과 평안함의 복을 누리고 위로 조정에서는 진실로 고르고 평평한 풍조가 드러난다면 쇠약하고 병든 몸이 늙어 구렁에서 죽더라도 유감이 없을 것입니다.(-341-)


예로부터 군자와 소인이 뒤섞여 있고, 함께 등용되면 이들이 저들을 이기지 않는다면 ,저들이 이들을 이겨서 두 무리가 서로 의심하면서 끝내 결판을 내지 못한 적은 없었으니, 이것은 필연적인 추세입니다. 그러므로 전체 조정에 무도 군자들만 있더라도 다만 한 두 명의 소인이 관원들 사이에 끼어 있으면서 틈을 타고 기회를 엿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근심거리라고 하기에 충분한데 ,시종의 반열에 있는 것이야 더 말할 나위가 있겠습니까? (-343-)


희는 산골에 묻혀 사는 고집스럽고 어리석은 사람으로서 세상에 처신하는 것도 조화롭지 못합니다.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당세의 한 두 분 훌륭한 선생의 가르침과 인정을 받아 국사로 대우를 받았습니다. 항상 그 뜻을 가다듬으면서 감히 조금이라도 깍아 내려 그 문호를 욕되게 할 수 없었고 또한 때와 기회를 만나면 털끝만큼이라도 세상에 작은 힘을 바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뜻밖에도 늘그막에 이런 뜻을 이루지 못했는데, 또 마침 시론이 크게 바뀌고 임금의 권위가 아래로 옮겨가고 ,충성스럽고 어진 신하들이 흩어져 세상이 흔들리고 놀라는 때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429-)


인이란 마음의 도이고, 사람이 성을 다하여 천명에 이르는 요체입니다. 지금 성인은 비록 인으로 사람을 가르치지만 성명에 근본을 두고 발명하지 않는 것이 없다고 말한다면, 이것은 인을 부족하다고 여기고서 또 성명이라는 말을 빌어다 보조하려는 것일 뿐입니다.그리고 그것은 '위대한 근본'이라고 하는 것이니, 천하의 이치는 여기서 벗어나지를 못합니다. 다만 인간으로부터 말하면 인이 아니면 (위대한 근본은) 나와서 확립될 수 없을 뿐입니다.그러므로 성인 문하의 학문에서 인을 구하는 것으로 요체를 삼는 것은 바로 위대한 근본을 확립하기 때문입니다. (-591-)


주희는 나라의 안위를 걱정하고 있었다. 나라의 기강이 흔들리고, 신하가 떠나고, 천하가 교체되는 과정 속에서 국운이 바뀌는 것을 두려워 하게 된다. 직책을 주어도 그 직책에 맞지 않은 분별력을 가지고 있을 때 그 직책은 자신에게 화근이 됨을 주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세상 만물의 이치를 끊임없이 구하고, 자신의 허물을 다스리려 했던 것은 이런 이유였다. 그는 세상의 이치를 구하는 과정에서 나라의 근본을 확립하기 위한 방안을 만들어 나갔으며, 인을 인간이 추구하는 최고의 위치의 반열에 올려 놓았다.세상의 모든 현상과 변화와 자연의 오묘한 진리들이 인에 부합하면, 취할 것이며, 인에 부합하지 않으면 가차없이 내려 놓을 것을 주희는 강조하였다.


인을 가장 높은 곳에 올려놓고 스스로를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이 천하를 다스릴 수 있고, 백성의 평온함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을 주희는 익히 알고 있었다.세상 만물의 조화와 순응되어짐을 강조하엿던 이유은 위대한 근본을 추구하기 위해서였다.위대한 근본을 가진 군자는 스스로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가치를 최고의 위치에 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의 사물에 유혹되고, 사람에게 미혹되는 것은 인에서 벗어나는 것이며, 음양의 조화, 주역의 가치에서 벗어나는 실천도 마찬가지였다. 주희가 특히 강조하였던 유교의 덕은 이런 과정 속에서 만들어진 것이었다.남송시대에 살았으면서, 천년의 시간을 뒤어 넘어 그의 지혜와 통찰력이 지금도 유효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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