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는 꽝이고 내일은 월요일 - 퇴사가 아닌 출근을 선택한 당신을 위한 노동권태기 극복 에세이
이하루 지음 / 홍익 / 202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열심히 살면,열심히만 살면, 외로워진다.사무실에 출근하면 사람들이 있고,퇴근 후에는 돌아갈 집과 가족이 있지만,외롭다. 애써 힘을 내야 하는 월요일은 괜히 더 외롭다. 그래서 용기가 가장 필요한 요일이 아닐까 싶다. 일과 삶 사이에 선을 그을 용기,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할 용기,스스로 힘을 낼 용기,열심히 살면서도 외로워지는 데 용기가 필요하다. (-47-)


독립도 했다. 회사 근처에 집을 구했다.창문을 열어두면 금세 발바닥이 까맣게 변하는 대로변에 있는 오피스텔이었다.하얀 화장대, 하얀 침대,더 하얀 소파.그것들을 집안에 들여놨다. 마지막은 와인 장식장이었다. 야근 후 와인을 마시며 창밖을 내다보곤 했다. 8차선 도로를 가로지르는 성난 자동차 소리뿐인데도, 내 삶은 꽤 그럴 듯해 보였다. (-85-)


4.미안해하지 말고 미안한 척만 하자
실망할 상대가 걱정된다면 '미안한 척'을 하자.여기서 주의할 점은 뼛속까지 진짜 미안해하면 안 된다는 점이다. 그러니 직접적인 '미안하다'란 말은 언급하지 않도록 하자.'나도 부탁을 들어주고 싶었는데 안타깝다','잘 해결되길 바랄게' 정도가 좋다.거절은 상대에게 빚을 지는일이 아니다.(-129-)


"멍청한 사람은 일을 힘들게 새악해.능력 키워서 연봉을 올리고 성공할 생각은 안 하고 ,그렇지 않아? 하루 씨?"
마치 '힘들다고 멍청해지려는 건 아니지?'하고 삐딱하게 해석되는 그 말에 참아왔던 감정이 왈칵 쏟아졌다.순간 '그래서 당신은 성공한 게 겨우 그거야?'라고 되물을 뻔 했다.울컥하는 사이 부장님은 사라졌다. 애초에 내 대답을 듣고자 했던 말이 아닌 듯 했다.그리하여 갈 곳을 잃은 분노는 뜬금없는 곳으로 향했다.
"대체 언제 와? 빨리 좀 와."
"왜 자꾸 전화해서 사람을 힘들게 해!"
때마침 전화한 남편에게 버럭 소리를 지르고 엉엉울었다. (-171-)


살다보면 그렇다.걸를 가깝게 유지하는 게 조심스럽고 관계에 있어서 리스크가 될 때가 있다.사람과 사람 사이에 적절한 간극을 유지하려는 이유는 내 안의 리스크를 스스로 보고 싶지 않은 심리적 방어기제일 것이다. 특히 직장인의 경우 더욱 그런 경우가 있다.직장안에서 강조하는 가족적인 분위기, 가족적인 조직은 어불성설이다. 가정은 가정이고,직장은 직장인 거다. 그것을 구별하지 못하면, 인
간 관계는 결국 엉클어지고,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저자는 바로 그런 순간을 스스로 경험하게 되었고,그자리에서 새로운 길을 걸어가게 된다.



이 책은 바로 직장인 처세술이다. 진심보다,척하는 게 더 진실처럼 느껴지는 직장인의 비애, 월급을 받으면 카드로 나가는 현실 속에서 그 월급의 테두리 안에서 살아가야 한다.직장에서 갑질이 일어남에도 나올 수 없는 이유는 그이유였다.주어진 삶이 월급의 테두리 
밖에서 해결할 수 없었고, 저자의 경우 엄마의 잔소리와 등짝 스매싱이 두렵게 느껴진다. 어쩌면 그래서 견디었고,그래서 뛰쳐 나오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었다.직장인으로서 견디는데 익숙하지만, 자기 스스로 모별감을 느끼는 그 순간은 참을 수 없었다. 그건 자신이 살아갈 구심점이나 신념을 잃어버리는 그 순간이기 때문이다. 그 순간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 풀수 없는 오해라 하더라도,나 자신의 해석의 범주 안에서 그것이 옳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 빙빙 돌던 펭이는 구심점을 잃고 넘어지게 된다.바로 우리가 이 책을 읽는 이유,로또를 사면서 로도 1등 이 당첨되기를 기대하는 직장인의 모습들이 보여지는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본인 스스로 돌고 도는 펭이에게 채찍질을 가해서 넘어지지 않기 위해서다.하지만 저자는 넘어졌고, 새로운 길을 가게 되지만, 여전히 넘어진 펭이를 세워서 ,그 펭이를 돌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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