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맘쇼 - 개그우먼 엄마들의 리얼 전투 육아기
정경미 외 지음 / 42미디어콘텐츠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아! 권재관이었다.
툭 튀어나온 이마,납작한 콧대, 한근은 될 것 같은 구툼한 입술, 권재관은 내 옆에서 함께 초음파를 보고 있는데, 내 배속에도 권재관이 들어 있었다.이것이 인체의 신비란 말인가.
놀라온 유전자의 미라클은 그 후로도 두 번의 정밀 초음파 검사에도 변함없었다.그럼에도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현빈으로 태교를 했건만 41주 만에 세상으로 나온 멋쟁이 실물은 영락없는 권재관의 형상이었다. (-39-)


어느날 그날도 눈 뜨자마자 메시지를 보내고, 늘 그랬던 것처럼 익숙하게 비밀번호를 누르고 현관문을 벌컥 열고 "선배님! 권선유~울~" 하고 외치는데.
김경아가 째려본다.나를 쨀려본다.
천사 같던 김경아가 왜 저러는 거지?
당실엔 이해할 수 없었지만 지금 이 글을 읽는 엄마들은 내가 얼마나 큰 잘못을 했는지 경악을 금치 못할 것이다.내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뛰어 들어간 그 시간은, 그렇다.'권선율 낮잠 시간'이었다.아마도 이른 아침부터 내내 안고 있다가 겨우겨우 이불에 눕혔던 모양이다. (-65-)


엄마 없는 세상을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마흔 살 딸은 아직도 철이 없다.마흔 살 때 남편을 잃고 나서 어떻게든 새끼들과 살아보려고 무거운 삶을 홀로 지고 버티셨던 어마,엄마는 얼마나 무서웠을까.얼마나 울었을까. 얼마나 강한 척을 했을까.
엄마는 딸에게 자주 그런다.
"엄마처럼은 살지 마."
당연하지,나는 엄마처럼만은 못 살아요,그렇게 멋지게는 못 살아요.
오늘도 세상에서 제일 멋진 엄마를 둔 적에 철없는 딸은 엄마가 싸준 김밥을 입에 물ㅇ고 돈 벌러 집을 나선다. (-198-)


미녀 개그우먼 정경미, 김경아, 조승희 세사람이 뭉쳤다.윤형빈과 결혼한 정경미, 권재관과 결혼한 김경아,그리고 미혼 조승희,이들은 지친 엄마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특별한 공연,투맘쇼였다.즉 이 공연은 엄마들의 고민과 걱정, 공감과 이해를 할 수 있는 공연으로서, 워킹만과 전업만 사이에서 고민하는 개그우먼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여지를 파악할 수 있다.


윤형빈과 8년 연예 끝에 정경미와 윤형빈은 부부가 되었다.권재관과 김경아도 사내(?) 개그콘서트 출신 부부였고 지율, 선율 두 남매를 낳게 된다.그 두 남매의 초음파 사진은 딱 권재관이었고, 태교를 통해 아이의 얼굴을 조금이나마 바꾸고 싶은 김경아의 치열한 노력이 느껴졌다.권재관과 뚝 같은 남매의 모습, 원판불변의 법칙,자연을 거스를 수 없다는 걸 보여주는 하나의 에피소드였다.


미혼과 기혼 사이, 정경미, 김경아, 그리고 조승희,셋 모두 미혼이었을 땐 쎈언니로서 남다른 포스가 있었고,일명 개그콘서트 날라리였다.하지만 두 언니 김경아, 정경미가 결혼하면서 많은 것이 바뀌었다.쎈 언니가 순둥이 언니가 되면서, 여전히 미혼인 조승희는 동떨어져 있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남의 집에 비밀번호를 누르고 눈치 없이 들어가는 그 모습들은 심각하였고,험악했다.그리고 눈치가 없었다.이 대목을 읽으면서 웃었고, 재미가 있는 부분이면서, 추억이 될 수 있다.기록은 추억을 지속적인 상황으로 바꿔 놓고,그로 인해 생기는 문제들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피드백이 존재했다. 그 순간은 심각했지만, 시간이 지나 세사람이 똘똘 뭉치는 힘이 되는 것이다.사람들에게 우정은 그냥 생기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는 에피소드가 이 책에 있다.


세사람은 고민하고 있었다.개그콘서트 출신 세사람은 코너가 사라지면, 자동적으로 밥줄이 끊어지게 된다.더군다나 워킹맘과 전업맘 사이에서 항상 걱정이 되는 이유였다.여저니 내 아의 육아를 도맡아 하는 어머니, 전투 육아 속에서 워킹맘을 포기할 수 없는 세사람이 선택한 길을 세번째 길, 엄마들과 소통하고, 즐기고 힐링할 수 있는 특별한 공연, 상호작용이 가능한 공연을 기획한 것이여, 남다른 공연쇼 투맘쇼가 등장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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