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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스팩 - 제9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77
이재문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3월
평점 :
오늘이 마지막날이다.오늘 안에 부원을 모집하지 않으면 그 빌어먹을 철인 스포츠부 놈들에게 내 소중한 리코더실을 !뺏기고 만다.결의에 찬 각오로 교문에 들어섰다.아침 일곱 시,도아리실에서 가입 신청서,볼펜, 홍보피켓,포스너 증을 챙겨나왔다.(-39-)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윤서는 내팔을 더욱 강하게 끌어당겼다.그런데....
"이 선배, 진짜 안돼겠네.발리 따라와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속삭이는 윤서의 숨결이 간지러웠다.심장이 부르르 떨렸다.
윤서는 나를 데리고 동아리실을 빠져나갔다.반항하면 할수록 힘이 빠졌다.팔에 조금이라도 힘을 주면 윤서는 나를 더욱 더 세게 잡아당겼고,덕분에 윤서와 나는 어쩐지 가까운 사이에서나 가능한 간격이 되었다. (-89-)
"대한이 형,철인 3종 경기 나간데,정빈이 형이랑 맞짱 뜨러."
윤서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선배가 정빈 선배랑 왜 맞짱을 떠요?" (-96-)
3단 고개에 도착하여 자전거에서 내리자마자 하늘을 보고 누웠다.처음이었다.자전거를 타고 3단 고개를 오른 것은 .자전거를 끌고 올랐을 때와는 차원이 다른 기분이었다.사점이라고 하나? 그것을 넘긴 게 분명했다.나는 죽음에서 돌아온 자였다.아저씨 또한 그 기분을 아는 모양이었다
"어때? 죽다 살아난 기분이."
"영생을 얻은 것 같네요."(-173-)
짧게 추려 쓴 편지에는 고민한 흔적이 역력했다. 썼다 지웠다를 반복했는지 연필을 지운 흔적이 가득한 편지였다.
"글씨 참 못 쓰네."
아버지는 소방관으로 일하다 입은 손가락 부상 때문에 글쓰기를 유독 힘들어했다.어쩌면 아버지 편지처럼 나 또한 내 가족사를 몇 번이나 썼다 지웠다 했을지 모른다.내 처음이 궁금해서, 그 처음이 알고 싶어서,결국은 모르겠다로 결론이 나 버렸고,나는 내 삶을 아무렇게나 집어 던지고 말았다.더는 가족 따위 필요 없다고 ,세상에 나 혼자 버려졌다고 생각했ㄷ. 일순 눈앞이 반짝 빛난 듯 했다.(-227-)
어른이 되면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할 때가 있다.하지만 그 어른도 아이였던 시절이 있었고, 청소년 시절이 분명 있었다.삶에 치이다 보니, 그 시절을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그 당시의 심정이나 고민, 걱정들은 시간이 지나면 작은 소소한 일로 바뀌지만 처음 느낄 때의 감정은 크게만 느껴질 수 있다. 이 책은 바로 주인공 강대한을 중심으로 학교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으며, 청소년의 깊은 고민을 느끼게 된다.
학교 내에서 초등학교나 부는 악기라 생각한느 리코더, 리코더부에 있는 강대한은 리코더실을 최정빈이 있는 철인 스포츠부와 같이 쓰게 된다.혼자서 쓸 수 없는 한정적인 학교 생활 속에서 부원 강대한 혼자인 리코더부가 없어지 않으려면 리코더실 부원을 모집하거나, 같이 쓰는 방법 밖에 대안이 없었다.하지만 강대한은 또래 아이들에게 리코더 동아리 소속으로 무시 당하고 있었고, 그로 인해 학교 생활에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 상태였다.대마침 자신에게 찾아온 ,최정빈을 좋아하는 윤서는 남자인 강대한의 마음을 간지렸고, 강대한은 최정빈을 상대로 무모한 도전을 하게 된다.그건 철인 3종 경기에서 강대한과 붙어서 이기면 동아리실을 이긴 사람이 독차지 하는 것이었다.
소설은 우정과 사랑 사이에서 강대한과 윤서 사이에서, 보이지 않는 승부욕이 있었다.그건 강대한 스스로 윤서의 마음을 얻기 위한 것이었고, 자신이 최정빈을 상대로 이긴다면, 윤서의 마음과 사랑을 얻고, 자신 스스로 능역을 윤서에게 보여주고 싶었다.한편 강대한의 고민과 열등감도 있다.아빠와 엄마는 혈액형이 B 형이었고, 형은 O 형이었다.반면 강대한은 A형이었지만, 자신에 대해서 부모님께 물어볼 수 없었다.즉 본인 스스로 주워온 자식이라 생각한 강대한의 마음 속 열등감이 결국 무모한 도전을 부르게 된 것이었다. 처음 시도해 보는 철인삼종 경기 시험을 하기 위한 준비단계로 소방관이었던 아빠와 현직 소방관인 형의 도움을 구해, 철인 삼종을 할 수 있는 몸을 만들어 나가게 된다.
소설에 등장하는 강대한은 청소년들의 표본이다.돌아보면 유치하고, 일부러 질 수 있는 상황인데도,사랑하는 누군가를 위해서 질 께 뻔한 도전에 응하는 경우도 있다.그건 어른들이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는 것과는 사뭇 다른 방향성을 가지고 있었다.실패할 수도 있고, 성공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그 무모함이 강대한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였다.즉 그 나이에서나 할 수 있는 것들, 그것은 학창시절 해 볼 수 있는 것은 모든지 해봐야 한다는 걸 일깨워주는 소설로서, 강대한이 가지고 있는 몸과 마음의 척도는 청소년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중이 될 수 있고, 내아이가 강대한과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면, 내 아이의 억지스러운 선택과 결정에 대해서 응원하고 지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