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지 않는 건 있더라고 - 야루 산문집
야루 지음 / 마이마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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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가져 가,난 저거 있는 줄도 몰랐어.그냥 없어져도 몰랐을 걸"
빋는 나는 미안하고 주시는 아저씨는 미소가 가득이다.
나는 감사히 시계를 받았고 우리 조카 손목 시계를 하나 샀다. (-19-)


나는 집에 있는 퐁퐁을 가지고 나와 물과 퐁퐁의 황금 비율로 남동생의 비눗방울통을 가득 메워준다. 사이좋게 누나 것도 똑같이 채워준다. 그리고 시험 삼아 아주 오랜만에 비눗방을을 한 번 불어본다. 아까보다 훨씬 크고 동글한 비눗방울이 하늘 위호 반짝인다. (-45-)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또 그 가게에 들렀다.아주머니께서는 내가 인상에 깊게 남으셨는지 과학자 양반 왔냐며 단번에 반겨주셨다. 나는 그에 보답하듯 오늘은 만유인력의 법칙과 페러데이 법칙을 증명하는 데 속을 좀 썩였다고 이병헌 급 연기를 선보였다.하지만 주먹을 살포시 쥐시는 아주머니를 보고 바로 저 주먹에서 핵용합이 이뤄질 것만 같아서 그냥 입 다물고 원래 먹던 메뉴를 조용히 주문했다. (-89-)


#누가, 언제, 어디서

사람들은 오직 화려하게 파려진 것들에만 관심을 기울인다. 그래서 어쩌면 우리는 정멀 가치 있는 움직임을 등한시하는지도 모르겠다.

성공한 사람의 말이라서 더 힘이 실리는 거지.가만 보면 서울역의 노숙자도 그 깊이는 부족치 않다. (-127-)


#뜬 눈

늦은 새벽 마루에서 주무시던 엄마가 기다리던 현관문 소리에 뉘엿뉘엿 억지로 몸을 일으키신다.

"하나뿐인 우리 아들, 밥은 먹었어?"

내 얼굴을 어루만지시고는 괜찮다는 말에 그제서야 터벅터벅 안방으로 향하신다. 그리고 불빛도 없는 깜깜한 현관문 앞에는 엄마의 등에 남겨진 수십 개의 부항자국이 스쳐 간다.못난 아들은 계속 신발 끈을 푸는 척 했다.(-133-)


미지근한 이야기

긴장하면 늘 엄지손톱 끝을 뜯던 버릇이 있다.붉은 빛 생살이 드러나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멈출 생각이 없다.내가 아무리 말려도 멈추기를 못한다.이내 빨간 피가 나고 따갑다며 표정을 찌푸린다. 나는 안 되겠다 싶어 약국에 들러 미키 마우스 반창고를 산다. 그리고 곱게 엄지 손가락에 둘러 붙여 더 이상 뜯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한다.서로 한번 씨익 웃고 우리는 다시 가던 길을 간다.

이게 뭐라고 이 새벽에 떠올라서 하염없이 울고 있다.(-169-)


세상은 많이 바뀌고 있었다.살아가면서 놓치고 있었던 것들,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시대 속에서 놓치고 사는 것이 너무 많은 것 같았다.최강희 주연의 영화 미나 문방구에 나오는 장면 하나 하나,아이들이 우르르 몰려서 불량식품을 빨았던 기억들이 이젠 과거의 추억이 되고 말았다. 과거의 전통은 낡은 것으로 치부되고 있었고, 그 과저에서 새로운 것이 좋은 거라고 착각하게 된다.새로운 것, 자본과 엮이면서, 이기적이고 삭막한 사회로 바뀌고 있었으며, 인위적인 가치들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었다.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나에게 소중한 것들은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추억, 사랑, 믿음, 나눔, 주고 받는 것,정....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변하지 않는 무형의 소중한 가치들이다.그리고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들이었다.시장에 가면 덤으로 주는 것들, 그 소소한 정들이 언젠가부터 사람들 사이에서 사라지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친구들과 모여서 오락실에서 뿅뿅뿅 했던 기억도 사라졌으며, 문방구에서 연필을 사고, 공책을 사고 ,가방을 사고,뽑기를 하는 정겨운 기억들은 이제 없었다.자본의 논리에 따라서 낡은 것은 이제 무용지물이 된 것 같아서 안타까움이 느껴졌다.퐁퐁에 물을 넣어서 비누방울을 불어서 하늘에 날려 보내면서,신기한 듯 친구들과 즐겁게 하루를 보냈던 그 기억조차 이제 어른들에게 사라지고 없었다.간혹 옛날 추억의 드라마 속에서나 잇었던 것들, 시장에 가면, 만물상에서 시계를 고쳤던 기억들,이제는 고쳐 쓰는 것보다 새로 사는게 더 효율적이라 생각하면서 살아가게 된다.그러나 우리는 안다. 그 소중한 것이 내가 가장 많이 흔들릴 때, 정말 소중한 것이라는 것을,매일 매일 신기술을 받아들이고,새로운 물건을 사는게 당연한 세상 속에서 우리가 책겨야 하는 소중한 것들,변하지 않는 것들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해 보게 된다 .낡은 것이 새로운 것들로 대체되면서, 사람보다 돈을 중시하는 사회 속에서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사람답게 사는 것, 나의 어릴 적 추억들을 간직하면서,내 삶을 들여다 보고, 잘사는 방향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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