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클래식 1기쁨 - 하루하루 설레는 클래식의 말 1일 1클래식
클레먼시 버턴힐 지음, 김재용 옮김 / 윌북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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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향한 욕망은 여전히 우리를 이루는 근원적인 부분이다.하지만 오늘날 우리의 삶은 전례 없을 정도로 피로하고 파편화되어 있다.모닥불 주위에 둘러앉아 노래를 부르다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분위기를 까마득히 멀게 느낀다.솔직히 누가 음악을 듣기 위해 매일 시간을 내는 사치를 부리겠는다? 산더미 같은 빨랫감, 답장하지 못한 이메일, 설거지해야 할 접시는 어쩌란 말인가? 정말 그렇지 않은가? 하지만 지금 이 시대야말로 어느 때보다 음악이 필요한지도 모른다. (-19-)


음악과 시, 이 둘은 나란히 함께 간다.그렇지 않은가? 나는 클래식 작곡가들이 시에 선율을 붙이는 접근법에 매료된다. 올 한 해 존 던 ,프리드리히 실러, 요한 볼프강  폰 괴테, 폴 베를렌 , 윌프레드 오언, 윌리엄 세익스피어,그리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인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많은 시를 들을 예정이다. 릴케의 시를 번역한 어느 번역가는 다음과 같이 적었다"장미 넝쿨이 릴케의 삶을 타고 오른다.릴케가 장미 넝쿨을 떠받치는 구조물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48-)


타란텔라 춤은 수 세기 동안 이어져 온 남부 유럽의 풍습이다. 전해져 내려오는 바에 따르면, 이타리아 해안가 타란토 항구의 주민들은 빙글빙글 도는 활기 넘치는 어떤 춤이 그 지역 '타란툴라' 거미에게 물린 치명적인 상처에 해독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고,그때부터 타란텔라 춤을 추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는 흥청망청 술을 마시며 광란의 파티를 벌이며 모든 것을 잊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꾸며낸 말일 가능성이 크다. (-110-)


오랜 시간 이어져 온 클래식 음악에 매료되는 이유 중 하나는 같은 원작에 대한 다양한 접근법을 비교해볼 수 있다는 점이다. 가령 13세기 시 <스타바트 마테르 돌로로소>에 곡을 붙인 작곡가만 해도 수십 명이아. 누가 시의 작자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시를 쓴 사람이 누구든 간에 이 시는 사랑하는 자식이 십자가형을 당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지극히 비통한 묵상을 담고 있다.(-148-)


루이즈 마팽은 피아노를 치던 어린 시절, 유명 작곡가 이그나츠 모젤레스와 요한 네포무크 홈멜을 비롯한 당대 최고의 예술가들이 제자로 삼고 싶어 했을 정도로 놀라운 재능을 보여주었다. 열다섯 살이 되자 부모는 유명한 앙투안 라이하에게 작곡을 배우는 것을 허락했다.파랭이 파리 음악원에서 정말 듣고 싶었던 수업은 따로 있었지만, 그 수업은 남성들만 들을 수 있는 거시었다.(라이하의 제자중에는 엑토르 메를리오즈,세자르 프랑크, 프란츠 리스트 등이 있었다.) (-193-)


우리 세상은 점점 더 삭막해지고 있다.현대인은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도심을 걸어도 음악이 흐르지 않고, 혼자 흥청망청 듣는 음악이 전부였다. 길거리 음악이 실종되었고,사람과 사람들이 어우러져서 음악을 모닥불을 피우는 낭만이 점점 더 사라지게 된다.법과 제도가 촘촘하게 엮이면서,장정 우리 삶 곳곳에 스며들어야 하는 음악의 깊이와 사유가 사라지게 되었고, 크리스마스이면 당연히 길거리에서 흘러나왔던 캐롤이 사라지고 있었다. 크리스마스 트리가 있지만, 음악이 없음으로서 허전하다. 유투브를 통해서 슂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시대가 찾아왔지만, 정작 듣는 사람이 소수인 이유는 삭막한 도시의 삶에 젖어들면서 여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럴 수록 음악을 가까이 해야 한다.이 책은 바로 그런 목적에서 쓰여진 책이며, 지극히 느리게 읽어야 하는 책이기도 하다.하루 한 페이지씩 넘기면서,365일 ,매일 잠깐의 여유를 통해서 읽어가는 책으로서 책과 음악과 어우러져,책 속에 책갈피를 꺼내 옆에 커피 한잔을 놓고 들으면 과거 우리가 놓쳤던 낭만을 닷기 꺼낼 수 있는 기회였다.특히 클래식음악은 우리의 감점의 동선과 엮이게 된다.베토벤의 음악과 모짜르트의 음악이 다르고, 쇼팽의 음악이 다른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일년 사계의 느낌을 클래식 음악에서 느낄 수 있는 이유는 클래식 음악이 자연을 모방한 최적의 메세지이기 때문이다.또한 몇몇 작곡가나 피아니스트는 자신의 삶을 음악에 녹여내였고, 주어진 삶도 음악에 녹여내고 있다.무명의 시인이 남겨놓은 시가 현대의 작곡가들에게 수많은 영감을 제공할 수 있었던 것은 시가 음악과 융합되면서 ,나타난 시너지 효과이다. 더 나아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영화들 속에는 클래식 음악이 있으며, 어떤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 영화 한편이 내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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