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 그레이 - 빨간 안경 단발머리 60대 춘애 언니의 감성 충만 우먼 라이프
변춘애 지음 / 라온북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전형적인 아줌마 패션을 피하기 위해 절대 하지 않는 것들이 있다.첫째는 자수나 반짝이는 소재를 덧댄 청바지를 입지 않는다.나이들수록 지나치게 번쩍이는 옷을 입으면 천박해 보인다. 그리고 청바지 위에 등산복 티셔츠와 바람막이는 절대 입지 않는다. 둘째는 정장을 한다고 해도 아래 위를 같은 색으로 통일하지 않는다.그야말로 노티 나는 패션이다.공무원이나 직자인 청문회에 나설 때나 어울리는 옷차림이다. 격식을 살짝 갖추면서 젊은 감각을 연출하기 위해 청바지 위에 정장 재킷을 입는다. (-40-)


생각해보면 그런 열등감이 지금의 나를 만든 원동력이었다.지나친 자신감은 어쩌면 열등감의 또다른 얼굴인지도 모른다.나이가 들면서 더 많은 약점들을 발견한다.열등감이 인간의 자연스러운 속성이라면 내면의 깊은 성찰을 통해 성장의 동력으로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80-)


<<백년을 살아보니>>를 쓴 철학자 김형석 교수는 쉰살이 넘었을 때 주 3회 수영을 했고, 하루에 50분씩 걷기를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다.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매일 10킬로미터 달리기를 하고 소설을 썼다고 한다. (-125-)


한마디로 허당이다. 여어로는 클럼지(clumsy) 라고 한다. 칠칠치 못한 성격으로 나는 오히려 비인간적인 완벽주의가 조금은 용서되었다고나 할까? 찔러서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고, 방송에서는 좀처럼 실수하지 않는 선배가 실제 생활에서는 실수투성이 모습을 보이니 오히려 인간적으로 보이는 듯했다.(-162-)


남편은 좀 이타적이다.사실 그런 점에 끌려서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그러나 이타적인 것이 좋지만은 않다는 것을 깨닫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밥 먹을 때도 남편은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양보한다. 나는 그저 맛있으면 먹고 입맛에 당기지 않으면 먹지 않는다.고명딸이어서 더욱 그런가 보다. 그런데 계속 양보하다 보면 자신이 희생했다는 마음이 생기고, 여러 번 이어지면 괜히 섭섭해한다. (-213-)


삶이 있으면 죽음이 있다.나이 먹는다는 것은 지극히 서글픈 일이다.몸이 불편해지고, 집안에 갈등이 생가고, 자신의 운신조차 하지 못해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모습을 보면, 우리 사회의 작은 면모를 느낄 수 있다.시대의 변화,트렌드의 변화 속에서 과거 우리가 불렀던 익숙한 호칭 노인을 시니어 ,그레이, 흰머리 소년 소녀라 하지만, 현실과 이상은 언제나 엇박자였다. 돈에 눈치 보이고, 트렌드에 역행하면서, 냄새 쿨쿨한 과거 할아버지 할머니의 모습을 보는게 이 책에서 말하는 시니어의 보편적인 자화상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달라질 수 있다.나이를 먹었어도 당당하게 ,자신있게,도전하면서 살아갈 수 있다.저자 변춘애씨는 아마운서 일을 그만 둔 이후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된다.남다른 패션 감각, 굽히지 않는 자신감, 운동과 취미, 공부를 병행하면서 ,스스로 자기 관리에 철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여성으로 살아가는 것, 우리 주변에 널리 보이는 아줌마 패션은 결코 입지 않겠다는 그 다짐이 초라한 시니어가 아닌 그레이트 시니어로 거듭나는 법을 스스로 깨우치게 된다.찢어진 청바지가 아닌 깔끔한 옷으로 단정하게 다니는 것, 나이가 먹으면 어쩔 수 없이 나타나는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향수는 필수였다.언제 어디서 나 마음을 다스리고, 누군가에게 공격적인 조언과 일방적인 충고는 자기를 좀먹는 나쁜 습관이라는 걸 스스로 자각하면서 살아가고 있었다.내가 하는 말이 누군가에게 먼저 다다르게 하기 위한 보편적인 시니어의 모습이 아닌 자신의 모습과 행동, 일상적인 모습이 뒤따라 오는 누군가에게 멋진 시니어로서 표본이 되고 싶은 저자의 마음이 느껴지고 말았다. 부족하게 살아가고, 꼰대가 되지 않는 것, 평상복에 운동화과 구두를 골라가면서, 적절한 장소에서 적절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 그 안에서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것은 남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었다.매순간 정리 정돈을 실천하고, 자기를 가꾸는 것, 때로는 인간적인 허당끼도 필요하였다.이기적으로 살아가는 것, 자신을 위해 살아간다면 누군가는 인정해 주고, 후회하지 않는 삶을 개척하면서 즐겁게,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