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 상담원, 주운 씨 - 전화기 너머 마주한 당신과 나의 이야기
박주운 지음 / 애플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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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 귀천이 없다 하지만 실제로 사회 속에서 귀천은 존재하고 있다.대기업에 일하거나 공무원이 되는 것, 사자로 끝는 사람들에게 높은 사회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고, 판사,변호사, 검사, 의사와 같은 직업을 가진 이들이 정계로 진출하고 있는 상황을 보면, 정치에 전문적이지 않아도 사회가 인정해주는 상황이다. 그만큼 한국 사회에서 학력에 대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그렇다면 낮은 자리에 대해서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그 대표적인 직업이 콜센터 직원이다. 기업에게 필요하지만, 꼭 필요하지 않은 직업군, 그래서 아웃소싱을 해서라도 비용을 아끼려 한다. 그 과정에서 감정 노동을 하게 되고, 힘든 일이 반복된다.저자는 바로 그 콜센터 상담원 일를 하고 있으며, 5년 동안 좁은 사무실에서 겪었던 콜센터 일의 희노애락을 엿볼 수 있다.


콜센터는 기업과 소비자의 중계자 역할을 한다.기업인이 물건을 팔 때 고객은 콜센터 직원을 통해서 다양한 서비스를 받는다.실제 그들은 좁은 사무실에서 닭장처럼 일하고 있으며, 미세먼지와 싸우면서일읗 하는 기본족인 틀을 가지고 있다.더군다나 날씨가 안 좋을 때 , 상담원 콜 숫자는 늘어나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는 가중된다. 콜센터 직원은 친절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 속에서 고객은 항상 콜센터 직원에게 잡질 아닌 갑질을 하고, 진상 고객이 될 때가 있다. 진상 고객이 있다면, 진상 콜센터 상담원도 있다.그들이 저지른 고객 불평은 기업 매출로 이어지게 되고, 그로인해 곤란함에 처해질 때가 있다.그만큼 인간이 하는 일이지만, 지극히 기계적으로 응대하는 모습을 보면 자본주의 사회의 자화상을 엿볼 수 있다.그리고 그들은 점심을 제때 못 먹는 구조로 인해 위장병을 알고 살아간다.


저자의 콜센터 업무의 주 분야는 공연 부분이었다. 취소와 환불이 반복되고, 예고되지 않은 날씨로 인해 환불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번 코로사 바이러스와 같은 초유의 사태가 나타나면, 콜센터 상담원은 비상사태가 된다. 때로는 고객이 공연비 환불 요구할 때 생기는 취소 수수료에 대해서 설명하고,고객을 설득해야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 하다. 갑질 아닌 갑질을 하는 고객의 모습, 100원 하나에 일희일비 하는 그 모습들, 자신이 콜센터 직원이 아니라면 십분 이해가 되지만, 기계적인 메뉴얼 응대는 어쩔 수 없는 콜센터 상담원의 생존 전략이다. 즉 그들이 친절한 것은 진정성에서 비롯된 친절이 아닌 친절이 자신의 앞으로 월급 페이를 결정하는 조건이기 때문이다.


콜센터 상담원으로서 나쁜 일도 있지만, 간간히 뿌듯한 경우도 있다..고객과 상담하면서, 자신의 마음을 이해해 주는 고객을 마주할 때이다. 즉 이해와 공감을 구해야 하는 콜센터 상담원이 도리어 이해와 공감의 얻을 때이다. 돈이 최우선인 사회 안에서 누군가의 감정찌꺼기를 처리해야 하는 콜센터 상담원의 고충을 이해한다면, 조금 더 부드럽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지 않을까 한번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이직이 잦고 월급이 동종 직업군에 비해 낮은 그들이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그들도 실수를 할 수 있는 인간이라는 걸 안다면 쉽게 무례하거나 오만하게 말하지 못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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