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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일본은 한국을 정복하고 싶어 하는가 - 정한론으로 일본 극우파의 사상적·지리적 기반을 읽다 ㅣ 메디치 WEA 총서 9
하종문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3월
평점 :
조선 땅인 울릉도를 서양(영국)이 차지하면 일본의 안위가 위협받는다는 지정학적 안보관,이것이야말로 메이지유신 후에 조일수호조규 체결로 실체화되는 정한론의 요체였다.쇼인이 죽고 막부의 멸망과 왕정복고까지 10년의 세월이 걸렸고, 쇼카손주쿠 출신들은 스승의 유지를 되새기며 근대 일본의 기초 공사와 더불어 조선 침략을 착실히 추진해갔다. (-41-)
어떤 연구자는 '자주'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이 '우연'이 아니라 일본의 '의도'였다는 해석을 내놓았다.조청 관계는 '속방자주론'에 입각하므로 종속관계를 명확히 부정하려면 '자주지방'이 아니라 '독립지방'이어야 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독립 대신 자주의 의도적인 사용을 증명하는 사료가 없다는 반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122-)
고와시의 중립화론은 결코 소극적인 방안이 아니었다.6월 14일의 제안서가 그런 정황을 알려준다. 중립화를 앞세워 청과 절충하지 않고 통상 수단으로 한발 양보하면 청은 일본이 약체라고 오해해 대일 압박을 강화하고 나아가 양국의 충돌을 낳게 된다고 경고했다.즉 중립화론은 적극적이며 공세적인 조선 문제 해결책으로 구상됐다. (-197-)
동학 농민전쟁과 일본군 출병을 계기로 주전론이 들끓는 분위기 속에서 다니는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청과 전쟁을 벌이리라고 예상하지도 기대하지도 않았다. 일본 고유의 '국권'유지와 독립국으로서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최대 관심사였지만, 대외적 무력 행사는 소극적이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전쟁의 종결은 조기에 이뤄져야 하며, 전쟁 배상은 너무 과다하지 않아야 하고, 랴오둥반도 할양을 요구해서는 안 되며, 전후의 군비 확장에도 반대했다.이 점에서 다니는 경6파와 같은 정쟁적 대외 강경파와 구별해야 마땅하다. (-274-)
조선의 지정학적 위치는 일본과 자주 충돌하였고 ,임진왜란이라는 굵직굵직한 전쟁을 하게 된다.일본은 왜 조선을 삼키려 했는가에 대해서 논한다면, 일본의 사회적인 문제, 국가 안에 내재되어 있는 문제들을 살펴 보아야 한다.그들은 조선을 삼키려 했을 뿐만 아니라 조선을 첫 시작으로 대륙 진출을 꿈꾸게 된다.임진왜란이 7년간의 전쟁으로 인한 조선과 일본 명나라 사이의 대혈전이었다면, 메이지 유신 이후 일제 침략은 그들 나름대로 계산된 생각에서 시작된 결과물이었다. 즉 1850년대 쇼인의 정한론은 그들에게 전쟁의 빌미가 되었고, 사상이 정책으로 바뀌게 되는 이유였다. 그건 일본이 서양 문물을 받아들이고, 서구 열강과 러시아의 압박으로 인해 사회적인 문제를 풀기 위한 구실을 조선으로 삼게 된다. 즉 정한론은 그들이 조선을 삼키기 위한 명분이었다.여기서 명나라와 우호관게였던 조선을 삼키려면, 일본은 조선을 독립국인 것처럼 꾸며야 한다.그들은 처음부터 외교를 통해서 물밑작업을 하게 되었고, 점점 자신의 야욕을 드러내는 이유를 만들어 나갔다.그건 일본이 조선을 침입하기 이해서 생길 수 있는 여러가지 변수들을 제거해야만 완성되는 그림이다.
이 책은 바로 그 부분을 짚어 나가고 있다.쇼인의 정한론은 쇼인이 죽은 후 제자들에게 계승되어 발전시켜 나가게 된다. 일본이 메이지 유신 이후 자신들의 사회적 혼란을 풀기 위한 다양한 방책들을 청나라와 조선 ,일본 간에 조약으로 맺게 되었고, 동학 농민운동은 고종 스스로 문제를 풀기는 커녕 , 문제를 더 엉키게 만들었다.즉 조선 본토에 청나라 군대가 들어오면 일본의 군대도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은 조선의 사회적 혼란을 넘어서서 조선라는 나라가 사라질 수 있는 운명적인 요소였으며, 명성황후 시해는 그 서막에 불과했다.일본의 입장으로 보면 민씨 일가들을 일본에게 우호적으로 바꾸거나 그들을 제거해야만 하는 문제였다.을사 조약 이후 여러가지 문제들을 안고 있었던 일본이 근대국가로 발돋움 하기 위한 여정들을 알 수가 있다.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일본의 속내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일본은 바뀌지 않는 다. 일본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근대국가로 발돋움 하기 위해서 일본은 조선을 침략했다. 1950년 6 25 전쟁 이후 평화로운 세상 속에 살아가면서, 어느덧 전쟁에 대한 그림자를 지우면서 살아가고 있었다.그건 일본이 또다시 대한민국을 침범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 수 있고, 현재 일본 사회는 총리 아베를 중심으로 헌법 개정에 앞장서고 있다.즉 일본의 정한론은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을 뿐, 지워지지 않았다.남한과 북한이 통일하고 난 이후 한반도의 미래의 모습, 그 미래를 내다보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것이 무엇이며, 외교적인 전략은 어떻게 재설정해야 하는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즉 서구 열강과 긴밀한 관계를 맺을 것인가,아니면 앞으로 우리와 직접 맞대고 있어야 하는 중국 편으로 서야 할 것인가,아니면 중립을 지켜야 할 것인가에 따라서 한반도의 운명은 새로운 판도를 만들어 나갈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