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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흑역사 -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톰 필립스 지음, 홍한결 옮김 / 윌북 / 201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제 개인이 상상만 하던 아이디어도 사람들을 설득하여 함께 구현해나갈 수 있고, 한 사람의 힘으로는 불가능했던 혁신을 낳을 수 있다.그리고 이런 과정을 오만 가지 형태로 반복하고 또 반복하여, 한때의 혁신이 전통이 되고 전통이 또 새로운 혁신을 낳다 보면, 결국 '문화' 또는 '사회'라고 하는 것이 생겨난다. (-24-)
제사해 운동은 1958년에 출번했고, 엄청난 기세로 진행되었다.전국에 벽보가 붙어 남녀노소 누구나 의무적으로 유해 동물을 최대한 많이 잡도록 독려했다."새는 자본주의의 대표 동물"이라고 했다.사람들은 파리채에서 소총까지 다양한 무기를 들고 소탕에 나섰고, 학교에서는 아이들에게 참새를 새총으로 쏘는 훈련을 시켰다. 주민들은 거리로 몰려나와 깃발을 흔들며 원수 같은 참새와 솥을 연신 두드려 나무에 내려앉지 못하게 하기도 했다. 그러면 참새는 날다 지친 나머지 떨어져 죽곤 했다. (-75-)
만약 콜롬버스가 게산을 좀 제대로 해서 항해를 포기했더라면 세계 역사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아마 별로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포르투갈어 사용 인구는 좀 더 늘었을지 몰라도 포르투갈인들은 당시 유럽 최고의 항해 기술자들이었고, 콜럼버스보다 몇 년 늦게 아메리카 대륙 곳곳에 도달했다. (콜럼버스가 스페인의 지원으로 원정을 떠난 이유는 떡 하나, 콜럼버스의 계산이 엉터리인 것을 너무 잘 알았던 포르투갈이 그의 지원 요청을 거절했기 때문이다. (-158-)
화성 궤도선의 결함이 드러난 것은 발사 후 몇 달이 지나서였다.관제소에서 우주선의 경로를 미세하게 조정해 항로를 유지시키려고 할 때마다,의도한 대로 조정이 되지 않았다.그러나 결함이 치명적이라는 사실이 드러난 것은 더 나중이었다.우주선이 화성에 도달해 궤도 진입을 시도하는 순간, 지상 관제소와 교신이 끊긴 것이었다. (-219-)
1945년,로스앨리모스에서 원자폭탄 개발 계획을 이끈 로버트 오펜하이머는 이렇게 적었다."이 무기가 인류에게 전쟁 종식의 필요성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그 어떤 과학 발명품도 그리하지 못할 것이다."그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노벨, 개틀링,맥심,라이트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전쟁은 사라지지 않았다.다만 그래도 핵전쟁은 아직 벌어지지 않았으니 그점에서는 오펜하이머의 판정승이라 볼 수도 있겠다.(-258-)
인간의 흑역사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다.이번 중국 우한에서 일어난 코로라 바이러스만 하더라도 말이다.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모르는 초유의 전염병 앞에서 중국은 우왕좌왕하였고, 한국은 신천지로 인해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그러한 상황은 전지구적인 상황이며, 각자 나라마다 리더의 말과 리더십을 보면 코로나 바이러스 대처법이 어떤지 파악할 수 있다.대만과 한국이 그나마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에 어느정도 성과를 보여주고 있지만, 대중들이 생각하는 것과 정부의 방어책에 갭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 책은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것이다. 위대한 역사적 업적보다는 황당한 역사적 사실이 사람들에게 더 관심 가지는 게 현실이다. 특히 마오쩌뚱의 참새 소탕작전은 인간의 흑역사 중 갑 중의 갑이라 할 정도로 으뜸이라 말할 수 있다.중국 전역에서 해충을 잡아먹는 참새를 없앰으로서 해충은 사라졌지만, 메뚜기의 천적 참새가 사라짐으로서 그 부작용이 인간에게 고스란히 돌아오고 있었다.그리고 콜롬버스는 지극히 단순한 실수로 인해 신대륙을 발견하였고, 화성 탐사선이 폭발한 이유도 인간의 단순한 실수에서 시작하였다.
이 책은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지금 우리는 인간을 호모사피엔스라 하면서, 위대한 이성과 감성을 부각시키지만, 인간이 보여준 역사적 과오나 실패들을 보면, 인간이 합리적인 이성을 가지고 있는지 의문스러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 즉 이것은 하나의 역사적 오류로 치부하기에는 치명적이다. 인간의 단순한 실수로 인해 인명 피해가 발생하였고, 참새 소탕 작전은 수백만의 중국 인민들을 아사시켰다. 한 사람의 지도자가 자신의 오판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살펴본다면 어떤 위대한 업적을 만드는 것보다 신중한 일처리와 리더십이 우선되어야 하며, 자시의 일을 정확하게 매듭지어 나가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