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는 울지 않는다 오늘의 청소년 문학 26
성실 지음 / 다른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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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엄마의 얼굴을 보자 수아는 결국 엉엉 울음을 터뜨렸고, 나는 그저 엄마에게 다가가 손을 꾹 붙잡았다.엄마는 그런 나를 가만히 내려다보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더니, 우리가 구경하고 있던 열쇠고리를 두 개 사서 하나씩 쥐여 주셨다. 우리가 보고 있던 건 하나에 3천 언씩 하는 시시껄렁한 곰 인형이 아니라 만화에 나오는 멋진 주인공이었지만, 그래도 수아와 나는 그걸 보고 킥킥대고 웃으며 좋아했다. (-66-)


남순이의 패기 넘치는 외침에 나는 샌드위치를 우적우적 씹으며 대꾸했다.
"너 사실은 호제한테 지질이로 찍혀서 안심하고 있지?"
"뭐? 누가 그래?"
"이미 수아가 다 말해 줬거든.너 사실은 싸움 같은 거 엄청 싫어하고 못한다던데?" (-115-)


"야! 내가 이런 짓 하지 말랬잖아!"
"에이 ,살짝 장난 좀 친것 가지고 뭘 그래."
수아는 방금 전 자신의 엉덩이에 닿았던 감촉을 떠올리는지 몸서리를 치며 치마를 툭툭 털고는 호제를 무섭게 노려보았다. 그러나 주위에서는 이미 입으로 나팔을 불고 환호성을 보내며 교실 안의 커플을 놀려 대고 있었다. (-159-)


"미친새끼."
동우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는 아래로 내려가라는 도우의 외침에 계단을 뛰어 내려갔다.맨 앞에는 동우,그 뒤로 호제, 그리고 주저앉아 헛구역질을 하던 남순의 팔을 잡고 내가 나왔다.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내 인생 중 가장 끔찍한 장면이었다.이것은 영화도 드라마도 아니었다.내 상상 속도 아닌, 이것은 현실이었다. (-211-)


소설은 현실과 허구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문학이었다.지극히 허구적인 가치 속에서 우리의 삶을 그려내고 있었다.허구 안에서 우리가 이해와 공감을 느끼고, 감정의 동선 변화를 파악하는 이유는 소설이 가지는 힘이었다.그리고 그 문학 속에서 내 삶을 반추하게 되고, 나에게 주어진 삶을 살펴보게 된다.


지나고 보면 그러했다.지금 사회의 모습은 학교에서느 협소한 모습이 확장된 것이었다.즉 학창 시절에 내가 보았던 그 누군가가 사회안에서 어떤 행동을 할 때 그것이 좋던 나쁘던 간에 확교 안에서 보았던 것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사실 그런 부분을 우리는 놓치고 살아갈 뿐이었다. 그리고 이 소설은 지극히 우리의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요구한다.


이 책에서 느낀 것은 바로 주인공 남동우였다.남동우는 학교 안에서 폭력을 주도하는 인물이었다. 그리고 책 속에는 또래의 아이들이 보여졌다.남동우와 이아든, 김남순과 이소혁,이들은 한 무리를 형성하면서 학창시절의 기억을 공유하게 된다,그리고 그 란에서 우리는 과거 목도했던 학교의 모습을 상상하게 되는 것이었다.아이들의 력은 지극히 계획적이지 않았고,우발적인 장난이 예고되지 않은 사건으로 이어지게 된다,그것은 피해자와 가해자로 나누게 되고, 그 경계선에 방관자가 있었다.


여기서 이 소설에서 느꼈던 부분은 학교내에 보이지 않는 장난이 큰 화를 부른다는 것이었다.아이들이 친한 아이들에게 불렀던 이름 장난, 별명들, 새로운 전학생이 오고 그로 인해 바뀌는 학교 생활의 변화 과정들, 이 소설 속에서 전학생 이호제가 등장함으로서 또래 아이들의 생각과 가치관은 조금씩 바뀌게 되었고,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게 된다.전학생을 좋아하는 아이 학교 안에서 호제를 좋아하는 수아, 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느끼는 질투의 동선들, 피해자와 가해자는 그 과정속에서 혐오와 불신,질투 속에서 잉태되었다.친구들에 대한 온전한 기억들은 그 과정속에서 숭숭 구멍이 나기 시작한다.내가 좋아하는 아이가 누군가를 좋아하고 함께 할 때 ,그로 인해 학교 안에서 누군가는 그로 인해 표적이 되고 말았다.피해자는 사라지게 되고, 가해자는 울지 않는 기이한 현상,방관자는 미연에 사고를 막을 수 있는 존재이지만, 자신앞에 놓여질 불이익 때문에 스스로 방관자로 남게 된다.즉 가해자가 생기는 이유는 피해자가 존재하기 때문에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방관자가 가해자의 행위를 막지 않아서 가해자로 남아있게 되는 것이었다. 소설 속 남순이를 남순둥이라 부르는 건,바로 우리 스스로 학교 안에서의 약자를 별명으로 바꿔 놓음으로서 영원히 낙인 찍어버린다는 걸 알게 된다.그것은 사회안에서도 암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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