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지만 잘 먹고 잘 삽니다
도란 지음 / 원앤원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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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직업은 프리랜서 겸 기자다. 여기서 업무 형태가 프리랜서다. 보통 공공기관이나 기업,NGO 등의 일을 맡아 하는데,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형식에 맞춰 글을 쓰는 일이라 작가로 불리기도, 취재가 빈번하게 진행되니 기자로 불리기도 한다. 적게는 두세군데,많게는 다섯 군데 정도의 클라이언트와 일을 진행한다.단기 프로젝트가 들어오면 프로젝트를 마치고도 일을 쉬지 않기 위해 더 많은 곳에서 일감을 받는다.대응해야 할 클라리언트가 그만큼 늘어난다는 뜻이다. (-16-)


"프리랜서면 애 키우기 좋겠네."
"여자들 애 키우면서 돈 버는 데 프리랜서만 한 게 없지."
"집에서 애 보면서 편하게 돈도 벌고 얼마나 좋아?"
그때나 지금이나 아이가 없는 내게 무슨 의미 없는 말인가 싶다. (-41-)


"서울역 안에 있는 매장이야.거기는 항상 사람이 많아서 회전율이 엄청나지. 재료도 대량으로 자주 주문할 테고, 그래서 양상추가 항상 아삭해.같은 메뉴라도 다른 매장에 비해 좀 더 신선하고 따끈한 맛이랄까?" (-108-)


다행히 노트북은 이후 별 일 없이 잘 쓰고 있다.아찔했던 그날은 지금 생각하면 시트콤의 한 장면과 같다.어쨋든 프리랜서의 장비발은 자기 주머니 사정에 달려 있고 어떤 장비를 갖추느냐에 따라 많은 상황이 펼쳐진다는 것, 다시금 상기하게 된 유쾌한 기억이다. (-189-)


'작가로 사는 보람이 이렇게 올 때도 있구나.'
미팅 후 바다가 드넓게 보인느 객실에 잠을 풀고 수영복을 챙겨 호텔 수영장과 스파에 다녀왔다.바다와 하늘,풀장의 경계가 하나로 이어진 듯한 인피니티풀이 인상적인 곳이 있다.당연할지도 모르겠지만 혼자 온 사람은 나뿐이었다.30대 이후 혼자 여행을 떠난 적이 없었다. 적적함인지 여유인지 헷갈리는 가운데 옛 생각도 물씬 떠올랐다.
'20대에는 혼자 배낭을 메고 참 많은 곳을 다녔는데.' (-265-)


도시에 사람들이 몰리고, 인구가 늘어나면서,세상은 과거에 비해 복잡해졌다.그 과정에서 현대사회 안에서 다양한 직업들이 생겨났고, 기술의 발달과 전환으로 인해 기존의 직업도 새로운 직업으로 전환되는 경우도 많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불가피한 선택을 강요받게 되고, 불가피한 일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물론 우리는 그 안에서 서로 익명의 존재감 속에 함께 살아가게 된다.


프리랜서는 어쩌면 복잡한 현대인들에게 정규직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안이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된다.사람이 많아지고, 직업의 수는 줄어드는 현실 속에서 짜여진 스케쥴에 따라 일하는 정규직과 달리 프리랜서는 자유로운 선택을 하게 된다.그건 기업의 입장과 노동자으 입장이 서로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프리랜서가 생겨났다. 프리랜서의 이해관계와 기업의 이해관계가 서로 맞아떨어진 것이다. 저자는 작가와 기자 두가지 일을 하는 5년차 프리랜서로 일하면서,다양한 경험들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프리랜서가 된 것은 결혼 이후였다.그리고 프리랜서가 되자 마자 사람들의 반응은 질투와 오지랖이 펼쳐지게 된다.누군가는 자유롭고, 편하게 일해서 좋겠다고 말하는 이들은 프리랜서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경우이다.실제 프리랜서는 편하지 않기 때문이다.그리고 저자는 아이가 없는 딩크족이다. 일이 많으면 많아서 불안하고, 일이 없으면 일이 없어서 불안하다.클라리언트와 미팅 후에 자신이 갑인지 을인지 매순간 목도하게 된다.냉정한 비즈니스 세게에서 프리랜서는 대등한 관계가 아닌, 지극히 을에 속하게 되고, 사회적인 여건,노동자로서 배제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즉 열심히 일하지만,돈을 때일 수 있고,고용노동부에서 자신이 일한 몫에 대한 댓가를 요구할 수 없다는 것이 프리랜서의 한계였다.즉 스스로 불이익이 생길 때,제도의 보호가 아닌, 법의 힘을 빌려야 한다.


하지만 저자는 그 불안과 걱정 속에서 5년을 버텨왔다.차도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기자 생활을 하면서,붎편한 점도 많았지만,스스로 적응해 나가게 되었다.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 하였던가, 버스를 타고, 버스를 기다리는 그 시간에 자신을 맡기게 된다. 때로는 예고되지 않은 장소에서 예고되지 않은 일이 벌어질 때도 있다.그럴 땐  자괴감을 스스로 느낄 때도 있지만, 스스로 극복해 내고 있다.살아가는게 누구나 쉽지 않디만, 나보다 더 힘든 사람들을 보면서,스스로 위로하면서,프피랜서로서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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