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은 1%의 기적 - 치열하게 살아온 전여옥의 인생후반전
전여옥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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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절로 감탄사다 나왔다.그는 정말 아주 조심스럽게 나이들어 있었다.60을 넘겼건만 배는 여전히 납작했고 적당히 잡혀있는 주름살과 혈색 좋은 피부는 참 배우답게 늙었ㄷ아는 생각이 들게 했다.그리고 여전히 남성적인 매력을 짙게 풍기고 있었다.저렇게 팽팽한 피부와 날렵한 몸매를 가지려면 의느님의 힘도 있었겠지만 그에 못지 않게 피나는 절제가 있었을 것이다. (-34-)


값을 치르니 2,300원 남짓이었다. 정말 가성비 짱이지 않나? 우중충한 외관과 달리 호텔은 깔끔하고 깨끗했다. 나는 백팩을 던져놓고 침대에 누웠다.여행이란 참으로 좋은 것이다. 
자유롭다.
홀가분하다.
이것으로 충분하다.
한 시간 정도 쉰 뒤 미친듯이 걷고 또 걸었다.타이페이 시내를 종횡무진 했다. (-44-)


둘째,자기 신뢰를 강화하는 것이다.즉 ,나를 우선시하고 나의 장점을 발견하고 나를 격려하는 일이다.내 비록 그녀를 질투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내가 더 낫다는 걸 사실로 만들며 질투의 감정을 극복하는 것이다.질투하는 건 사실이지만 생각해보니 굳이 질투할 거리도 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이다.질투라는 감정을 매우 성숙하게 정리 정돈하는 방식이다. (-92-)


"다시 결혼을 하면 이 남자와 할까 하고요."
호랭이 담배 먹던 시절 이야기다.요즘은 남자들도 가족사진을 회사 책상에 올려놓고 있다."무슨 일이 있어도 생존해야 한다"는 전의를 불태우기 위한 실탄이라고도 한다.외국에서는 가족의 일 특히 아이들의 일은 그 어떤 경우보다 우선이 된다.
"아이 학부모 참관일이에요."(-153-)


하지만 진짜는 분명 있다.그 숫자가 적을 뿐이다. 진짜 사나이가 있듯이 세상에는 우리가 가려내고 판단해야 할 진짜가 있다.그리고 진짜들이 세상을 이끌어간다. 만일 진짜가 방기되는 조직이나 그룹이라면 그들 전체가 가짜인 사기성 집단인 경우가 많다. (-201-)


내가 겪은 진보주의자는 우리나라 경제를 말아먹은 (안타깝지만 내가 보기엔 그렇다) 전 정책실장 같은 무지개를 좇는 소년이었다. 자유보다 평등을 우선한다.나라가 개인의 삶을 책임져주는 복지지상주의를 추구한다.현실에 발을 딛고 또박또박 걸어가기보다는 하늘을 날고 싶어 하고 뜬그룸 잡는 이야기를 시도 때도 없이 한다.그런데 그것이 전부다. 
물론 진보의 가치를 절대 평가절하하는 것이 아니다.진보는 진보의 역할이 있다.약자에 대한 배려, 시대적 변화를 받아들이는 복지개념,인권 중시 등 우리 사회에서 소중하게 여겨지는 신념과 가치를 지키는 일 말이다. (-242-)


전여옥은 역시 전여옥이었다. 2004년 17대 국회의원이 되었고, 2008년 18대 국회의원이 되었다. 2012년 19대 국회의원은 박모 대통령과의 갈등 및 부지기수의 문제들 때문에 국회의원이 되지 못하였고, 그 이후 야인생활을 꽤 오래 해 왔었다. 그동안 드문불출하였던 전여옥이 다시 활동을 시작하게 된 것은 박모 대통령 탄핵인용 직후였다. 자신의 정적이 불행의 늪으로 빠져들 쯔음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서 네티즌들과 소통을하고 있으며,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노무현 정권과 이명박 정권까지,그 시간동안 정치를 해왔던 전여옥의 힘은 <일본은 없다>라는 베스트셀러 책과 도쿄특파원으로서 일했던 시간이다. 그러나 익히 그의 삶의 발자취를 알고 있다시피,그녀는 도덕적 흠이 상당히 많은 사람이며, 대중의 신뢰를 잃어버리게 된다.지금도 여전히 진보를 비판하는 입장에 서 있으며, 과거와 다른 자유로운 횡보를 보이고 있지만, 과거처럼 수많은 안티와 싸우지 않고 있는 상황이었다.그래서 이 책을 읽은 이유는 그녀를 비판하는 입장에서 그녀의 지난 날을 느껴보고 싶어서이다.


이 책은 에세이집에 가깝다.자신의 소소한 일상들을 쓰고 있다.이제 환갑이 넘은 나이, 그녀는 인생의 후반기를 지나가고 있었다.기자로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그 안에서 사람을 관찰하는 힘과 안목이 이 책에 있다. 그 가운데서도 자신이 보았던 매력적인 사람, 일상속의 다양한상황들을 놓치지 않고, 관찰해 나가고 있다. 매력적인 사람들 앞에서라면, 유심히 관찰하고 있으며, 자신의 인생 후반기의 삶에 있어서 주춧돌을 놓기 위한 하나의 포석이 되고 있다. 또래의 사람들과 소통하면서,자신의 영향력을 십분 발휘하는 노련미, 언제 어디서든 홀로서기를 할 수 있고, 연하의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너그러움도 이 책속에 기록되어 있었다. 낯선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그들에게 서슴없이 다가가는 관대함, 소소하게 스쳐지나가는 인연들을 놓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전여옥은 전여옥이다. 정치에 대한 비판을 내려놓지 않고 있다.진보주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판을 보면,자칭 보수주의자라 부르는 전여옥 또한 거기서 자유롭지 못하다. 과거 그녀가 망언을 쏟아냈으며,야인 생활을 하면서도, 보수 정치인을 비판하였던 그녀의 위선과 모순 또한 존재하기 때문에 그녀또한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아왔지만,여전히 정치의 변방에 머물러 있으면서, 누군가 자신을 써주길 바라는 그녀의 모습들이 때로는 안타까움 그 자체인 것 같은 느낌을 이 책을 통해서 지울 수가 없었다.하지만 이 책에서 내가 얻을 수 있는 것 단 하나, 사람에게 신뢰와 믿음을 얻으려면 나 스스로 진짜가 되어야 한다는 그 사실을 전여옥 스스로 일깨워 주고 있다. 위선적인 사회 속에서 진짜가 나타날 때 그 사람의 파급력과 영향력은 그 누구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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