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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보는 그림 - 시끄러운 고독 속에서 가만히 나를 붙잡아 준 것들
김한들 지음 / 원더박스 / 2019년 12월
평점 :
사람들은 각자 자신만의 이야기 방식이 있다.그 이야기 방식은 자신의 생각, 자신의 경험, 자신의 주변환경에 따라가게 되어있다. 이야기 전개에 있어서 자신의 선천적인 요인도 무시할 순 없지만,성장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 후천적인 요인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그림이란, 그리움과 일맥상통하고 있었다.인간이 그림을 그리는 이유는 스쳐 지나가는 것을 놓치지 않고, 자신의 시선과 관점으로 묘사하고 싶어서였다. 때로는 그림이 상업적으로 행해질 수 있지만, 어떤 목적 의식이나 추구하는 에술적 의미 없이 지속적으로 그림을 그려 나가는 것은 상상 이상의 버거움이 들 수 있다.그래서 예술을 업으로 삼고 있는 이들, 그림을 그리는 화가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고독을 견디는 힘이다.
왜 혼자일까, 예술가에게 혼자는 어떤 의미일까, 예술가는 혼자가 될 때, 자신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집중하게 되고 몰입하게 되면서, 일반인들이 느끼지 않은 절대적인 예술적인 영감이 탄생될 수 있다. 예술가들이 다양한 그림 작품들을 채워 나가면서, 독자적인 예술풍을 형성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 얼마나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를 듣느냐에 따라서 예술의 가치는 여타 예술가들과 차별화되고, 그 안에서 독자적인 예술을 추구할 수가 있다.여기서 우리가 간과하지 않으면 안되는 조건들이 있었다.우리는 항상 예술을 통해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예술가들이 끊임없이 예술적 영감에 집착하는 이유는 스스로 세상에 대한 탐구와 호기심을 채우려 하기 때문이다. 소설가가 글을 통해서 세상을 이해하고, 예술가는 예술을 통해서 세상의 프리즘을 파악하게 되는 이유는 이런 과정 속에서 불가피하다.
저자는 사진첩 <모란디의 오브제>에 꽃혀버렸다.그래서 그 사진첩의 배경이 되는 예술가 모란디의 다양한 정물화를 실제로 보고 싶었고, 그 배겨을 따라가게 된다. 그리고 그는 모란디의 예술 적인 감각에 빠져들었고, 그가 추구하는 예술적 감각을 잃어버리지 않는 방법을 모색하게 된다. 도시의 색과 삶을 이해한 작가, 사색을 통해서 예술을 완성 시킨 모란디는 그렇게 큐레이터 김한들에게 새로운 변화의 씨앗이 되었다.
저자는 플라뇌르가 되고 싶었다.'한가롭게 거니는 사람' 이 되어서 시간의 동선에 따라 그려지는 감각적인 일상들을 놓치고 싶지 않은 욕망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예술이 가지는 궁극적인 가치에 접근하는 것이었다. 예술에 내가 보았던 것들로만 채워졌다면, 인간이 추구하는 다차원적인 세상관과 시간까지 그림 속에 채울 수 있게 된다. 즉 보는 시각적인 요소에 감각적인 요소를 예술가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그 과정에서 시간적인 요소들을 부여함으로서 그림 속에 등장하는 각각의 사물들에 대해서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하게 되고, 사물의 가치와 의미 부여,그림 속 인물의 생각까지 사유하게 되면서,절대적인 고독에 가까워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