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성 1980 작가와비평 시선
박주초 지음 / 작가와비평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의 생명은 은유와 상징이다.산문에서 채워지지 않는 이야기를 시와 운문을 통해서 느낄 수 있고, 시 속의 단어와 문장 사이의 다양한 시선을 읽고 음미하면서, 시낭송을 하게 된다. 나의 목소리가 아닌 타인의 목소리를 통해 시 구절 구절을 읽게 되면, 그 목소리와 시의 의미는 서로 융합하게 되고, 서로의 가치들을 발견하게 된다. 지극히 우리의 삶에 대해서 깊은 심연의 공간으로 빠져 들어가게 되며, 때로는 가라앉은 의미들을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도록 그 틈을 만들어 주는 것 또한 시가 가지는 시상이다.



저자 박주초의 시는 오랜 시간동안 묵혀 놓은 시로 채워지게 된다. 책 제목에서 숫자 1980은 저자의 태어난 해였으며,지금의 청춘의 자회상을 시를 통해서 채워 나가고 있었다. 여기서 우리는 불완전한 또다른 인간의 불안과 모순을 조금씩 이해할 수 있다. 기성세대가 결코 이해하기 힘든 그들의 불안한 자화상. 시 속의 단어들은 시인의 마음과 엮여 있었다.개판오분전이라는 단어 하나만 보더라도 말이다. 두통약을 먹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현대인의 모순된 가치관, 살아가면서,필연적으로 만나게 되는 우리의 불안한 자아, 그 자아는 우리 스스로 힘겨운 삶에 빠져들게 되고, 고통의 나날 속에서 목표의 나침반을 잃어 버리고 부유하게 된다. 이 책에는 바로 그런 젊은 이들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으며, 인생의 실패를 두려워 하는 누군가의 그림자 뒤에는 완벽을 추구하려는 현실속의 그림자와 마주치게 된다. 즉 우리의 불안과 걱정과 의심은 나 스스로 불완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며, 그 불안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우리의 일탈된 행동은 경쟁 속에서 잉태하고 있다. 디지털 문명의 익숙함과 편리함이 나를 철저하게 파괴하는 이유, 텍스트 안에서의 자간과 행간 사이의 짧은 글이 누군가에게는 삶의 파괴, 죽음의 원인이 되고, 일탈된 삶의 나침반을 돌려야 하는 이유,삶의 회복에 대해서 상기시켜 나가게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