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빡머리 앤 특서 청소년문학 10
고정욱 외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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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공개적으로는 '성불평등'을 인정하는 것 같지만, 각 개인의 마음 속을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그동안 우리는 너무나도 오랫동안 남성 위주로 된 사회 속에서 살아왔는데, 그런 사회가 쉽게 바뀌겠는자? 그러니 겉으로만 '성은 평등하다'고 할 뿐 실제 삶 속으로 들어가면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다. (-9-)


그 순간이었다. 갑자기 파고 들어온 조앤이 상민의 발에서 살짝 떨어져 있던 공을 툭 쳐 가랑이 사이로 빼낸 뒤 재빨리 뒤로 돌아 몰고 갔다.믿을 수 없었다.상민이 이렇게 간단하게 공을 뺏겨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뭐 하냐? 정말 어니가 없네."(-18-)


"3반 가서 말해.나 머리 자르고 왔다고.추구하는데 여자가 어쩌고 머리가 어쩌고 한 마디만 더 하면 죽여 버린다고 그래."
그러나 3반에 가서 말할 필요도 없었다.소문이 바로 전교에 퍼졌기 때문이다.순식간에 2반 교실 앞은 삭발하고 온 조앤을 보러 온 아이들로 가득 찼다.
"야 옆 반에 축구하겠다는 여자애가 머리 밀고 왔어."(-32-)


여자로 태어났다는 것은 크나큰 약점이며 죄스러운 것이라는 인식이 자라났다.가해자는 활보하며 다니고 피해자는 숨어 다니는 꼴이었다.남녀 간의 문제가 생겼을 때 질타의 손가락이 여성에게 향하는 것을 수없이 보아왔다.나도 딸을 낳았다.나도 내 어머니처럼 불안 속에서 딸의 귀가를 종용하는 전화를 했다. (-69-)


그렇다면 지금 내 불안의 실체는 무엇인가? 나는 지금 내 삶의 출발선에 서 있다.가가린처럼 지구를 떠나는 일은 아니지만, 그가 지구를 떠나는 것만큼이나 나도 지금 몹시 불안하다.그냥 이대로 견디면 나도 얼마 뒤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을까? (-89-)


내가 여중으로 오면서 진욱이와는 완전히 헤어지는 듯했다.그런데 뜻밖의 행운이 나를 찾아왔다. 학원에서 진욱이를 만난 거다. 중학생이 되고 나서 진욱이는 더 멋져졌고 인기는 그냐말로 하늘을 찔렀다. 진욱이는 감히 스잔 캐릭터 따위를 얻을 만큼 호락호락한 존재가 아니었다.나는 서서히 진욱이를 포기했다. (-115-)


"엄마 아빠 성을 둘다 쓰거든.그런 너는 남자 이름이라 좋겠다.난 내 이름이 중성적이거나 남성적이었으면 좋겠어."
연희는 내 이름에 무척 호감을 갖고 있었다.사실 내 이름이 남자 이름인 게 궁금할 대가 있어 엄마에게 내 이름은 왜 남자 이름이야?하고 물은 적이 있었다.엄마는 그 질문에 대해 그냥 여자에게 남자 이름을 지어주는 게 그때는 유행이었다고 했다. (-139-)


하지만 선유의 말처럼 사람의 만남이란 상대적이라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 꾹 참으려고 했다.그런데 미정이가 윤빈이 때문에 요즘 힘들다고 고백을 한 것이다. 윤빈이가 다른 여자랑 만나는 것 같다고 하면서, 그래서 나도 윤빈이가 다른 여자랑 만나는 것을 본 적이 있다고 했고,그 쓰레기 같은 놈이랑 헤어지라고 쏘야댔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아무리 그래도 '쓰레기 같은 놈'이라는 표현은 좀 너무했다. (-174-)


우리 사회는 성에 대해서 평등한가,아니면 여전히 성에대해서 평등하지 않는가에 대해서 누군가 질문하게 된다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성에 대한 평등은 여전히 미흡하다고 말할 것이다.그건 우리 사회가 여전히 남성 기분의 사회 시스템으로 고착화 되어 있으며, 많은 부분들이 여성에게 불합리한 측면이 강하다는 걸 여실히 드러내고 있는 대목이다. 어떤 문제가 발생할 대 그 원인을 객관적으로 보고, 문제를 찾는게 아닌,여서에게 비중을 더 두고,원인을 탐색하려는 성햐은 우리 사회의 불평등의 단적인 모습이다. 더군다나 남녀가 공통적으로 즐기는스포츠 종목의 경우 대다수의 사람들은 어떤 종목에 대해 남성이 여성보다 우월하다는 인식은 고정되어 있으며, 여성의 실력이 남성보다 우월할 경우 거기에 대한 차별과 편견이 여전하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책의 제목이면서 ,여섯편의 단편 소설 중 하나인 단편 소설 <빡빡머리앤>은 축구를 잘하는 여학생 조앤이 마주하는 엘리트 축구와, 자신의 적성과 진로에 대한 고민을 엿볼 수 있다.그건 우리 사회가 어떤 특정 스포츠 종목에 있어서 여성이 남성보다 우월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인정하지 않으려는 성향이 강하며, 거기에 대해서 주인공 조앤은 자신의 머리를 깍음으로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성에 대한 고유의 특징에 대해 저항하고 있다.그건 성에 대한 인식과 다양서을 인정해야한다는 것에 대한 반감의 표시이다.


돌이켜 보면 이 여섯 편의 단편 소설은 우리의 뿌리 깊은 여성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의 단편적인 모습들을 하나하나 기록해 나가고 있다. 여성에게 흔히 하는 잔소리들 안전에 대한 인식,'밤 길 조심하고, 집에 일찍 다녀라' 는 요구는 절대 남성에게 하지 않은 잔소리이다. 그건 우리 사회의 고정된 불안과 걱정의 대부분이 여성과 엮이는 경우가 많다. 그마큼 우리의 사회적 인프라는 여성을 배려하지 않은 측면이 강하다. 성에 대한 인식의 부재가 우리 사회레 여전히 있으며, 그 성에 대한 강점을 부각하는 것에 대해서,약점과 무능력으로 판단하려는 모습은 여전히 숨어 있다.즉 이 책을 읽으면서,우리 스스로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가 깊이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여성이 어던 문제와 엮이면, 배제당하고,배척하고, 순종적이어야 한다는 인식, 여성이 쎄고 강한 모습을 보이면, 그런 것들에 대해서 인정하지 않고, 감정적인 것을 무능력함과 일치시키려 하는 사회적인 모순과 위선들이 걷혀질 때 우리 사회는 여성과 남성이 서로 평등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기회가 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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