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앤 스타일
데이비드 코긴스 지음, 신소희 옮김 / 벤치워머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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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맥 투더 퓨처>에서 입었던 투톤 청재킷도 내 열망의 대상이었다.물론 당시에는 인터넷이 없었지만, 만약 있었다면 그 금찍한 재킷의 유사품을 찾는 나 같은 열성팬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마도 나는 그 청회색 재킷을 손에 넣기 위해 이베이 낙찰가를 올려놓기 전에 사람들의 맹렬한 반대 의견을 접하고 그들의 빈정거림에 정신을 차렸으이라. 그 무렵 나는 마이클을 모방하여 바라쿠타 재킷 위에 조끼를 입기도 했지만, 아직도 차마 그 부끄러운 과거를 부모님에게 확인받진 못하고 있다. (-29-)


한 번은 뉴욕의 어느 양복점에 갔다가 재단사 롤런드 멜레단드리를 만났다.당시 그의 자게는 이스트 56번가 74번지였다.내게도 그가 만든 슈트가 한 벌 있는데 붉고 가는 줄무늬가 들어간 근사한 진청색 슈트다. 1960년대 중반에 맞춘 그 옷을 나는 아직도 자랑스럽게 입는다. 12016년 신년 파티에도 입고 갔다! 내가 그를 만난 것은 1964년 엘레인스에서였는데 ,그가 말해주길 그보다 10년 전쯤 가게를 냈을 때 젊은이 하나가 넥타이를 팔러 왔기에 몇 개를 진열했다고 했다. (-129-)


어떤 면에서 그것은 관대함의 감각이다. 그들은 단순히 "난 이런 차림도 소화할 수 있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난 세상이 이런 식이었으면 좋겠어"라고 말하는 것이다.좀 더 불순하게 ,좀 더 별나게, 좀 더 이상적으로, 그리고 말해두지만, 그들도 고등학교 졸업파티에 갔던 시절엔 온갖 실수를 저질렀다.다만 그들은 그 증거를 묻어버릴 만큼 영리했을 뿐이다. (-253-)


지갑은 여전히 남자에게 상징적인 존재다.여자의 손가방만큼 심오하진 않지만 그래도 많은 것을 알려주는 소지품이다.당신이 현금을 넣고 다니는 수단은 당신에 관한 온갖 것들을 말해주며, 따라서 신중하게 고를 필요가 있다.아마도 당신은 처음 가졌던 지갑을 기억할 것이다. 보통 남자 친척이 선물했거나 더 근사하게는 물려준 것이었으리라.그것은 중요한 단계이며, 아직 지갑 안에 넣을 것이 거의 없다 해도 뭔가에 도달한 기분이 들게 마련이다. (-367-)


패션은 유행이다. 패션은 자본주의의 젖줄에 해당된다, 산업혁명 이후, 본격적인 산업화 사회 이전에 의식주를 중시하였고, 그 선두 주자로 패션과 패션의 유행이 있었다.대중매체는 우리에게 간접적인 경험도 선사해 주지만 그 안에 보여지는 주인공들의 다양한 패션들은 그 시대의 아이콘이 되었다. 21세기 지금을 보자면, 이 책에서 소개하는 '맨 앤 스타일'보다는 '우먼 앤 스타일'에 더 가깝다 말할 수 있다.수많은 대중매체와 다채널 공간은 거의 대부분 여성을 타겟으로 하는 여성의 유행을 선도하고 있으며,그녀들의 니즈와 원츠,씨즈에 맞춰져 있었다.이런 가운데 우리에게 생각할 꺼리를 안겨 주는 책, 데이비드 코긴스의 <맨 앤 스타일>은 1960대에서 1980년대까지 영국의 패션의 흐름을 되짚어 볼 수 있도록 이끌어가고 있다.


지금은 있지만, 그 시대에는 없었던 것이 인터넷이다.바다 건너 패션을 선도했던 유럽의 남성 패션 흐름이 대한민국으로 옮겨오려면, 10년 이상의 시간이 흘렀다.그건 1960년대 그들의 패션은 1980년대 우리의 패션과 일치한다는 것을 보면,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이 달라지고 변혁의 물결을 타고 있는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장발을 추구하고, 헐렁한 긴바지를 입었던 그 시대의 유행을 되짚어 볼 수 있다.여기서 흐름이라는 것이 사람에 의한 이동이 아닌 이제는 인터넷과 모바일로 대체되었을 뿐이며,기업은 거기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가능성과 기회를 엿볼 수 있다.


이 책에 소개되는 패션들의 흐름이 익숙한 세대가 있고, 어색한 세대가 있다. 지금 소비의 주체가 되고 있는 8090 밀레니얼 세대에겐 이 책은 상당히 낯설다 말할 수 있다. 과거 영화 007 시리즈,홍콩의 주윤발 세대에서나 나올 법한 그들의 패션들이 이 책에 기록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봐왔던 패션들 , 패션을 선도했던 제임스 딘이 추구했던 유행들, 비틀즈의 패션 스타일, 숀코너리를 연상하게 되면서, 멎쟁이 남자들의 스타일을 엿볼 수 있으며, 지금의 맷데이먼이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추구하는 패션을 보면 이 책에 소개되는 남자들의 스타일과 교차되고 있다.


단순하면서 심플하고, 그 가운데서 낡음을 추구하는 구제 스타일,그것이 남자들의 중후한 매력을 느끼게 해주는 깔맞춤 패션이었다. 구두와 재킷,모자와 턱수염, 지갑은 선택이 아닌 필수 유행이었으며, 넥타이는 골라서 개성을 연출하게 된다.수십개의 넥타이 소장을 넘어서, 500개 이상의 넥타이를 골라 입으면서, 패션을 연출해 나가고 있다.검은 양복에 검은 구두, 그리고, 하얀 셔츠 속에 은밀하게 감춰진 넥타이는 남자의 패션의 완성이며, 향수와 파이프, 지갑과 자동차,회중시계는 남자의 패션을 보완해주는 상징적인 보조 수단이었다. 남자의 패션 스타일의 부족한 2프로는 그 남자의 재력에서 시작하여,재력으로 완성될 수 있다.더 나아가 남자에게 욕구되는 격식과 메너,유머스러움과 여성을 배려하는 센스는 그 남자의 패션을 완성시켜주는 힘이 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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