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힘 - 사람을 이끄는 대화의 기술
김병민 지음 / 문학세계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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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수는 책을 읽는 솜씨가 매우 뛰어났다.당대에 그 인기는 현재의 연예인과 비견될 정도였다고 한다.워낙 말솜씨가 좋은 탓에 소설을 현실보다 더 그럴듯하게 들려주었는데, 그 때문에 미극적인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15-)


인론과의 인터뷰에서 A의원은 당시 몸이 좋지 않아 관광버스에 먼저 올라 중간 자리쯤에 누워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조금 뒤, 군의회 의장과 또 다른 B의원, 그리고 여행 가이드가 버스에 탑승했는데 뒷자리에 누워 있던 A의원이 그들 시야에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여기서 의장이 가이드에게 "초선의원들이 마치 무슨 벼슬이나 하는 것처럼 너무 설치고 있어 큰일이다"고 말했고, 이에 가이드가 동조하는 발언을 하자 뒷자리에서 가만히 듣고 있다 화를 참지 못하고 벌떡 일어나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다.폭행을 행사한 A의원은 부의장이었지만 초선의원 신분이었다.(-42-)


"대통령에 취임하시기 전에 부산 동부지청장에게 청탁 전화를 하신 적이 있습니다.그것은 뇌물 사건과 관련해서 잘 좀 처리해다라는 것이었는데요,그때는 왜 검찰에 전화하셨습니까. 그것이 바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서을 훼손하는 발언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그리고 노 전 대통령은 이런 질문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응수했다.

"이쯤 되면 막 하자는 거지요. 우선 이리 되면 양보없는 토론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85-)


이런 가운데 엉뚱한 비유의 사용으로 논리적 주장에 대한 공방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토론 이후 안 후보에게는 '갑철수'라는 우스꽝스러운 이미지만 남게 되었다.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이후 안 후보는 다시 문 후보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건넸다.

"제가 MB아바타입니까?" (-160-)


이처럼 메모하는 습관은 '말의 힘'을 키우는 데 필요한 좋은 재료들을 제공해 준다.대화하고 토론하기 위해 필요한 말의 무게가 어느 한순간에 쌓이는 것은 결코 아니다.따라서 이를 위해 다른 사람의 생각,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차곡차곡 생각의 창고에 쌓아두고, 언제든지 꺼내 볼 수 있도록 메모하고 기록하는 일은 가장 기초적인 작업이라 할 수 있다. (-210-)


이 책은 그냥 말의 힘이 아니다. 말의 힘이기도 하며, 글의 힘이기도 하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정치적인 목저의 말의 힘'이다.정치인들에게 요구되는 기본적인 자격 조건은 말 그 자체이다. 말을 잘못하여서, 폐가 망신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고, 지역의 시의원이 제명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예기치 않은 이유로 갑질 논란에 휩싸이게 된다.유명한 정치인은 말을 잘못하여, 대중들에게 조롱꺼리가 되고 있다.그건 국민의 생각과 가치관들이 정치인들에게 말로 집약되고 있으며, 사람들은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서 정치인의 말을 인용하거나 악용하게 된다.


이 책에서 흥미로웠던 이야기가 경북 예천의 모 군의원 이야기다.실제 이 사건과 엮여 있어서 2019년 한 때 시끄러웠던 적이 있다.예천 군의원 두 사람이 해외 연수를 떠나 그곳 여행가이드를 폭행한 사건이다.해외 연수를 간 것만 하여도 ,국민에게 반감을 살 수 있고, 거기에 더해 가이드 폭행은 치명적이었다. 그 사건은 대한민국 지상파를 타고 전국 뉴스를 타고 흘러갔으며, 실제 지역 안동 MBC에서 보도를 주로 다룬 적이 있었다.방송 이후, 예천 군의회에 가서 지역 농민들의 군의원의 행태에 대해 분노를 직접 보았고, 군의원 두 사람을 제명하라는 요구가 빗발치게 되었다.밖에서 보면 그 과정들이 군의원의 도덕적인 문제로 비춰질 수 있다.하지만 그 내막에는 지역 경제 문제가 숨어 있었다. 군의원 두 사람으로 인해 ,그들 스스로 정당하다고,억울하다고 말해도 별다른 소용없었던 이유는 ,그 두사람으로 인해 예천군의 이미지가 땅바닥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간헐적으로 예천군농산물 불매운동이 일어났고,그로 인해 전국 여론이 부정적으로 흐르게 되자,예천군 농민들이 직접 나서서 군의원 두 사람을 규탄하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이 말의 힘이란 사람들의 도덕적인 문제가 될 수 있고, 경제적인 문제가 될수 있다.부끄럽고, 창피하고, 수치스러운 이유도 우리의 말의 힘 때문이다.적절한 말을 쓰고, 적절한 상황을 예측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상당히 많았고, 바이러스로 유명한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는 자신의 말실수로 인해 좋지 않은 결과를 만들어 버리고 말았다. 또한 말이라는 것은 사회적 영향력과 엮이는 경우라 많다. 특히 국민이 의식수준이 높아짐으로서 국민들 스스로 청와대 게시판에 자신의 억울한 사연들을 말하고, 표현함으로서 사회적 문제, 사회적 이슈거리로 만들었다.그건 말 한 마디가 우리 사회의 법과 제도를 바꿀 수 있고, 한 사람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다. 또한 자신의 불합리한 부분들을 직접 사람들에게 보여줌으로서 재평가 받고 있다.말 한 마디에 천냥 빚을 갚기도 하면서, 천냥을 잃어버릴 수 있는게 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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