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 연애를 해라 - 자유롭고, 용감하고, 아름다운 딸에게
류수연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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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정말 너무 힘들었어요,우울해요."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 있을까요?"
"헤어진 그 애가 너무 보고 싶어요."

전부다 다른 하루를 살다 왔지만 거의 비슷한 종류의 푸념을 늘어놓으면서, 그렇게 서로에게 조언하고 공감하는 그 짧은 시간이 지나고 나면 , 속에 있는 것들을 털어놓은 친구들은 자기 전 이런 말을 하고는 해요. (-8-)


더이상 아웃사이더도 인사이더도 되고 싶지 않다.이렇게 나누어서 사람을 판단하는 단어가 애초에 세상에 없었더라면 모두가 조금은 더 행복해질 수 있지 않았을까. 내가 나인 채로 살아도 내가 아니라고 부정당한느 세상에서 온전한 나의 존재를 주장하기란 역시나 쉽지 않앋. 사람들이 내가 누구라고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오늘도 역시 사람이 너무 좋은데, 사람이 너무 싫다. (-67-)


오히려 요즘 내게서 많은 이야기를 뽑아내는 사람들은, 나와 아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이들이다. 너무 가깝지도 않고 멀지도 않아서 많은 것을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사라믈. 내가 어떤 말을 한들 지금 당장은 귀담아듣겠지만, 어디 가서 중요한 일의 토픽으로 사용하진느 않을 만한 사람들.이런 미적지근한 관계를 이제는 가장 편하다고 말하고 있는 내가 조금은 밉기도 하다.그래도 어떡하나. 사실인걸. (-95-)


사람은 사랑하는 이를 헷갈리게 만들지 않는다.누군가를 만나면서 그 사람의 행동에 의문점이 생긴다면 그 상황을 헷갈리제 하는 것이 나의 마음인지, 그 사람인지 깊이 생각해보아야 한다.전자라면 내 감정을 다스리는 일에만 집중하면 되겠지만, 만약 후자라면 내가 상처받게 되더라도 이 사람 곁에 남을지를 선택해야 하니 이 사람에 대한 나의 감정을 확실하게 파악해야 한다. 가끔 그 사람에 대한 연민이나 동정, 또는 동경 따위를 사랑이라고 착각하는 경우도 있으니까. (-197-)


지금 당장 내가 왜 이러는지 너는 알겠냐며 펑펑 울어버리더라도,이까짓 소원은 아무런 힘이 없다며 절망하는 새벽을 보내게 되더라도 ,나는 믿고 있다.무너지지 않고 버텨내다 보면 분명 어딘가에는 도달할 수 있을 거라고.태어나 단 한 사람만은 이토록 힘든 시기를 이겨낸 나라는 사람을 진심으로 보듬어줄 거라고.그러니 어떻게든 살아보자고 살아내 보자고.다른 어떤 것도 아닌 오직 나를 위해서,그리고 언젠가 나를 세상이라 칭해줄 너를 위해서.오늘도 사랑해.나의 우울. (-245-)


한권의 책을 읽는다. 사람들은 사랑이 어렵다고 말한다. 그건 우리가 우리 스스로 사랑의 기준을 높여 놓았기 때문이다.아무것도 모르고 연애하고, 연애하면서 서로 부딪치며 결혼하면서 살았던 부모 세대,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에는 견디는 것이 일상이었고, 선택과 결정에 대한 무거운 책임이 있었다.선택하면,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이 있었다. 물론 결혼 후 주변 사람들의 생각과 가치관도 거기서 벗어나지 않았다.어쩌면 연애보다 중매가 익숙하였고, 서로 사랑하지 않았지만, 서로 현실을 맞춰 간다면 살아갈 수 있을거라는 보편적인 생각이 그때의 결혼의 보편적인 인식과 가치관이었다.사랑보다 먹고 사는게 더 중요한 시대였다.


하지만 시대는 달라졌다.우리느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해서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그래서 우리는 소소한 문제를 문제로 보고 방치한다.어쩌면 부모 세대의 불평,불망,원망이 지금의 세대의 틀을 형성하게 된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된다.어려서 부터 아이들이 숫가락을 들고,젓가락을 드는 것까지 일일히 가르쳤던 부모들은 아이들이 조금만 방향이 삐뚤어지면 바로 잡으려 하게 된다. 그건 '모르는 게 약이다'라고 생각했던 기성세대(부모세대,할아버지 할머니 세대) 와 '아는게 힘이다'라고 생각한 다음 세대의 가치관의 충돌이었고, 그 충돌 과정에서 연애와 결혼의 기준이 만들어지게 된다.남녀가 서로 만나서 연애하고 결혼하지만, 그 경계선에서 선택과 결정이 힘들어진 시대에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연애를 할 때 미리 걱정하고, 미리 두려워 한다. 남자가 바람을 피우면,그것이 자신에게 어떤 파장을 끼칲지 미리 예측하고 시나리오를 만들어 나가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되돌릴 수 없는 선택과 결정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이 책이 등장한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았다.망설이면서 살아가고 결정하는 것을 주저하는 세대에게 연애를 하고, 사랑을 한다면, 결혼하는 과정에서 서로 후회하지 않는 방법, 즉 지속적인 사랑을 할 수 있는 지혜를 선물해 주고 있었디


그런 것이다. 상처를 주고, 아픔을 주고, 미워하는 것은 내 가까운 사람들이다.나와 너의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살아간다면, 서로에게 아픔을 주지않고 , 서로를 존중하고, 서로에게 조심하게 된다.그러나 그게 우리 마음대로 된다던가,살아가다 보면 수많은 사람들과 부딪치게 되고, 무언가 나와 맞는다 싶으면,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사랑하지만, 그 사랑에 대한 믿음이 깊이 싹트지 않고, 의심이 연속되어 나타남으로서 ,사랑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형성되지 않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자화상,그 모습에 대해서 이 책은 하나의 경고 메시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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