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화가 김홍도 - 붓으로 세상을 흔들다
이충렬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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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와아집도 오른쪽 위에 있는 허필이 쓴 발문에 따르면, 1763년 4월 10일 '균와'에서 가진 모임을 그린 그림이다. 강세황이 구도를 잡고, 심사정이 바위와 소나무와 물이 흐르는 계곡을 ,김홍도가 인물을, 최복이 채색을 했다고 밝혔다. 허필은 참석자에 대한 설명도 했다.거문고를 켜는 이가 강세황, 그 옆에 쪼그리고 앉아있는 소년이 훗날 규장각 서리가 된 화사자 김덕형, 그 옆에 댐뱃대를 물고 있는 이가 심사정, 바둑토을 들고 있는 이가 최북, 그 건너편에서 담배를 피우며 생각에 잠겨 있는 이가 추계, 기 가운데서 바둑을 감상하는 이가 허필, 그 옆에서 비스듬한 자세로 모임을 바라보는 이가 주인장 균와, 그리고 퉁소를 부는 청년이 김홍도다. (-84-)


당시 운종가와 광통교에서 흥인문에 이르는 청곝천변은 한양 경계의 중심지였다.청계천 다리 밑에서 비참한 생활을 하는 어린 거지들이 있는가 하면 천변 좌우로 수많은 상점이 있었고 오가는 사람도 많았다.수완이 좋거나 하인도 많이 거느리면서 자신의 부를 과시했다.이들이 축적한 부는 양반 사대부를 중심으로 한 사회질서를 흔들 기세였다. (-245-)


"연풍현감 김홍도는 여러 해 동안 관직에 있으면서 잘한 일이 하나도 없고 ,고을 수령의 신분으로 억지 중매도 하였습니다.집에서 기르는 가축을 강제로 바치게 하였고, 따르지 않은 자에게 화를 내고 심지어 전에 없는 모질고 잔인한 형벌을 내렸습니다.또 들으니 근래에 사냥을 한다면서 온 고을의 군정을 조발하니 고을이 술렁거리고 원망과 비방이 낭자하다고 하였습니다.그런 까닭에 연풍현의 이방을 잡아다 조사하니 소문과 털끝만큼도 차이가 없었습니다.백성을 가혹하게 대하는 이러한 부류는 엄하게 다스려야 합니다. "(-379-)


단원 김홍도의 저작거리,씨름은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유명한 작품이며, 조선 중기의 미술의 흐름을 엿볼 수 있다.그는 영정조때 사람이며, 그 당시의 속화에 대한 관심을 가지며,저잣거리를 다니면서 속화를 주로 그려 나갔었다.김홍도는 안성군 바닷가 언저리에서 그 시대의 인물 강세황과 교류하면서, 자신만의 독자적인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였다.


이 책을 읽으면,그동안 김홍도가 걸어온 발자취와 다른 모습을 눈여겨 볼 수 있다 . 단원 김홍도는 중인신분이면서, 도화서의 화원으로 일하게 된다.어진화사를 세차레에 걸쳐 그렸으며, 연풍 현감을 지내기도 하였다. 화원과 행정,이 두가지 일을 하게 된 독특한 이력은 잘 보다시피 잘 알려지지 않은 단원의 또다른 모습이다.즉 그는 중인 신분이지만 관직에 있었으며, 수많은 이들과 교류를 해 오면서 인맥을 쌓았음을 알 수 있다.지금의 괴산군 연풍면에 해당되는 곳에서 연풍현감이 되었지만, 그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았다.환쟁이로서 그림을 그린다는 사실이 아전에 이방의 시선으로 보자면,곱지 않았으며 지속적으로 아적에서 일해 왔던 이들은 신임 현감을 신뢰하지 않았음을 알 수있다. 하지만 김홍도는 여기서 굴하지 않았고,그는 행정적인 일을 정확하게 처리해 나갔음을 삶을 통해 반증하고 있었다.암행어사와의 친분이 드러나면서, 그 지역 고을을 안정화 시켰으며,그는 저잣거리를 오가면서, 서민들의 삶을 계속 그려 나가게 된 것이었다.


영조와 정조 임금을 마주하면서,우리는 김홍도의 삶이 신윤복의 아버지 신한평의 삶과 교차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물론 사극 드라마 <바람의 화원>은 허구와 역사가 교차되고 있으며,실제로 신윤복은 남장 여자가 아닌 남자였음을 알 수 있다.흥미로운 그의 일대기 속에서 ,그의 삶을 깊숙히 보면,조선 중기의 아웃사이더, 반골이었음을 그가 걸어온 발자취를 보면서 느끼게 된다.어디에서든지 자신이 고을 현감으로서 실력을 인정받기보다는 환쟁이라는 신분이 항상 발목잡히는 이유였다. 그렇지만 그는 스스로 반골,아웃사이더로서 자신의 일에 매진하는 삶을 살아오게 된다.남들이 걸어오지 못한 길,도화서의 화원으로서 나답게 살아가면서,조선 최고의 화원이 될 수 있었던 최적의 비결이 아닐까 이 책을 읽고 난 뒤 감히 언급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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