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강남 좌파 2 - 왜 정치는 불평등을 악화시킬까? ㅣ 강남 좌파 2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9년 11월
평점 :
존롤스는 어떤 갈등 상황에서 무엇이 공정한지를 평가할 때 입장을 바꿔 생각하는 게 어렵거나 번거롭다면 아예 그 어떤 입장도 갖지 않는 '원초적 입장 original position'이라는 가상의 세계로 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그런 원초적 입장을 갖는 데에 필요한 건 '무지의 장막'이다. (-57-)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해찬은 그간 '200년 집권론'에 이어 '50년 집권론'을 주장하더니, 2019년 2월엔 '100년 집권론'까지 내놓았다.실소를 자아내게 하지만, 그게 어디 그 혼자만의 생각이겠는가. 이런 장기 집권론은 나름의 좋은 뜻이 있어서 역설한 것이겠지만, 현 집권 기간의 실패 가능성에 대한 '면죄부'의 용도로 오해하기 십상이다. (-98-)
나는 '조국 사태'의 와중에서 여권의 일부 과격 발언들을 들으면서 운동권 386의 고질적인 아비투스라 할 '대의론' 과 '조직 보위론'을 떠올렸다."아 저 역사적 퇴물이 아직까지도 살아 있구나!"하는 놀라움과 함께 말이다.아는 분은 잘 알겠지만 ,과거 운동권에 성행했던 성폭력 문제가 바로 이 '대의론'과 '조직 보위론'에 의해 묵살되었으니,어찌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있으랴.대의론은 대의를 위해 참으라는 것이다.
(중략)
조직 보위론은 "진보의 대의"를 위해 활동하는 운동 조직을 '적'의 공격으로부터 '보위'하기 위해 성폭력 사건이 조직 밖으로 알려져선 안 된다"는 논리다. (-143-)
현재 전북대학교 교수로 재임 중인 강준만 교수께서 출간한 강남좌파2 는 2011년 출간된 강남 좌파 후속작이다.8년간의 시간 차를 두고 다시 이 책이 등장한 것은 문재인 정부에서 조국 사태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을 끌어내기 위해서다. 한 권의 책을 통해 이념적인 기준을 최대한 배재하고, 조국 사태의 문제의 뿌리는 무엇이며,진보가 조국을 옹호하는 현상에 대해서 냉정하게 지켜보고 있는 입장이다. 즉 이 책은 상당히 조국의 과거 , 현재를 들여다 보고 있으며, 진보 정치인이 매번 정권을 잡을 때마다 서민 정치, 서민 복지와 정책을 내세우면서, 실질적인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는 이유를 따져 보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강남 좌파는 대한민국 사회의 상위 20퍼센트 이내에 있는 소위 부유층 정치인의 위선과 오만함을 짚어 나가고 있다.특히 진보 측, 더불어 민주당이 자신들이 내세우는 정체상과 이념에 만하는 정책과 발언들을 내세우고 있으며, 원내 대표 이해찬의 발언에 대해서 문제삼고 있다. 왜 우리는 조국을 비판해야 하는지 곰곰히 따져 보고 있는데, 그건 우리 사회에서 국회의원 정도의 위치에 있으려면, 우리 사회의 요구와 기준이 강남에 아파트 한 채를 살수 있는 재력을 가지고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걸 지적하고 있다.민주당의 가장 큰 문제는 공약이나 정책이나 내세우는 이념들이, 그들의 권력을 움켜지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며,실질적으로 민주나 정의에 대해 실천하지 않는 모순점은 어디에서 시작하는지 살펴보고 있다.
보수의 국회의원도 엘리트 지식인이며, 진보층 국회의원도 엘리트 지지층이기 때문에, 그들은 서로 동떨어진 이념을 가지고 있지만, 경제적인 문제나 이해관계에 있어서 경제적 권력과 자본을 포기하지 못한다는 점이다.즉 민주당이 선거 연령을 낮추려 하는 이유에 대해서 민주적 가치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질적인 명분은 다른 곳에 있음을 몇몇 사례들을 통해 지적하고 있다. 지금 문제인 정부 들어서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이 지지부진한 이유는 세월호 유가족과 그들을 도와주려 하는 국회의원의 동질감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즉 엘리트 지식인은 서민을 위한 정책을 통과시키는 것보다는 자신의 신분과 겹쳐지는 엘리트의 이해관계에 적극 나서고, 정책이나 법률,제도를 통해 구현하려고 하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우리의 문제는 우리 스스로 풀어 나가야 함을 스스로 인식하고 자각해야 할 대목이다.그건 지금 까지 해해지고 있는 촛불 집회의 성격이 조국이나 문재인 정부를 위한 촛불 집회가 아닌 , 나 자신을 위한 촛불집회가 되어야 하며,정치를 이해하고, 정책안에서 정당과 각 정당이 추구하는 이념적 정체성에 대해 ,우리 스스로 무엇을 해 나가야 할지 곰곰히 따져보고 선택과 결정을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