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w with Ear Tag #1389 (Paperback)
Kathryn Gillespie / University of Chicago Press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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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계속해서 법주화하면 특정 종을 지속적으로모조리 잡아 죽이거나 소비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이러한 범주화를 기존의 질서로 그대로 받아들인 채 아무거나 하지 않는 쪽이 변화를 시도하는 것보다 훨씬  편할지 모른다. (-20-)


그는 6490번 인식표를 단 소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제 처음 임신했으니까요. 앞으로 2주 후면 송아지를 출산할 겁니다.그러고 나면 비유기의 소들이 있는 축사로 옮기겠지요.이제 둘러볼 곳입니다. 그곳에서 약 3개월간 젖을 짜고 나면 다시 인공수정할 준비를 합니다.사실상 대부분의 임신기간 중에도 젖을 짤 수 있습니다.임신기간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9개월이라서, 보통은 출산이 임박하기 약 60일 전에 착유를 그만둡니다. 건유기에 들어간다고 하죠." (-91-)


렌더링은 도축 전에 죽은 농장 동물의 유해, 도축하고 남은 동물의 부위,그리고 경우에 따라서 도로에서 죽임을 당한 동물의 유해 (통상 로드킬이라고 부르는데, 주에 따라서는 이렇게 죽임을 당한 동물들로 비료를 만드는 등 다른 방식으로 활용하기도 한다)를 변형시킨다. 렌더링이 없다면 사람이 살고 있는 이 땅은 순식간에 사육 동물들과 여타 동물의 죽음으로 발생한느 대량의 폐기물로 넘쳐날 것이다. (-182-)


농장주인 조지 페이지는 동물 사육을 자연스러운 규범으로 만들기 위해 무진 애를 쓴다.즉 동물을 사육하는 것이야말로 자연으로의 회귀이며, '늘 해왔던 방식'인 것처럼 여기도록, 그래서 그 방식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당연한 순리로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이다. 페이지의 이런 노력은 그에 관한 보도기사에도 명확하게 드러난다."그는 대규모 현대식 농법이 원래 하나의 완전한 생테계 그 자체였던 축산업을 세분화하소 있다고 본다.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령 낙농장의 수송아지 같은 부산물들은 축산업이라는 큰 그림을 이루는느 퍼즐의 한 조각이 아니라 처리해야 할 문제가 된다. 그는 자신의 농장 시브리즈에서는 모든 조각들이 제각기 맡은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 (-311-)


1980년대~1990년대 대한민국 축산 농가들은 자급자족하면서 소를 키워왔었다.농사를 지은 농부들이 볏짚을 모르거나 건조시켜서 소 여물로 써왔으며, 직접 소를 키우는 영세 축산 농가였다.그건 소 뿐만 아니라 돼지,닭, 사슴,오리 와 같은 인간이 범주화해 놓은 가축들도 마찬가지였으며,농민들이 키우는 가축들은 일가족이면서, 삶의 방식이기도 하였다.소 한마리 팔아서 대학교를 보냈다는 게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린지 오래이다.왜 우리는 과거의 모습을 추억으로 생각하게 된 걸까 반문하게 되는데,이 책을 읽어보면 작은 실마리가 풀리게 된다.


이제는 축산 농가들은 직접 소를 키우면서, 현대화 시설을 만들어 나가게 된다 과거에는 소 열마리 가지고 있으면, 부자라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이젠 농가마다 기본이 100마리이며, 거대한 축사들이 시골 곳곳에 지어지고 있다.그 과정에서 구제역이나 돼지열병과 같은 전염병이 창궐하지 않고록 방역 방제에 힘쓰고 있으며, 그것이 지금 우리 앞에 현실이다.여기서 문제는 이렇게 현대화 시설을 만들어 나가면서, 사람들은 동물들의 인권은 점점 더 도외시하고 있다는 것이다.소나 돼지 등등 가축이나 동물들에 대해서 이로운 동물과 해로운 동물로 범주화하면서, 인간은 무의식적으로 돔물들을 분류해 처리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내가 사는 고장의 현주소와 비교하게 되었다.예전과 달리 농민들의 수는 줄어들고 있으며, 한 사람당 키우는 가축 수는 커지고 있다.그런데 법적인 문제, 제도적인 문제는 거기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수천마리 돼지를 거대한 축사시설에 가두어 키우면서, 위생문제나 폐기물 처리는 크게 고려하지 않은채, 쉬운 방법을 찾아 나서려하는 축산 농가가 대다수이다.내가 사는 고장에도 지금 5천두 이상의 돼지를 수용하고 키우려 하는데,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뇨처리, 주변 사람들의 냄새 문제,그리고 상수도 구역 오염문제까지 에고된 상태이다. 문제는 이렇게 인간이 자행하는 행위들이 동물들의 인권은 무시하고 있으며, 자연의 법칙에서 벗어나 있다.경제가 동물의 인권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면서,각 지역 행정기관은 거기에 따라서 자기 편의주의적인 행위를 하고 있다.이 책은 바로 그런 우리의 현주소를 짚어 나간다.


이 책에 나오는 '1389번 귀 인식표를 단 암소'란 광우병에 걸린 암소를 뜻한다.식물사료가 아닌 동물 사료를 먹은 소가 주저앉은 소,즉 다우너가 되는 것을 저자는 두 눈으로 목격하게 되고, 소 사육 농가의 비리나 동물 인권의 실체들을 분석하고 비판하게 된다. 고기를 사먹는 일반 소비자들이 놓치고 있는 동물 인권의 실태에 대해서 저자는 하나 하나 짚어나가고 있으며, 축산시설의 남용, 도축의 무분별한 행위,전염병이 도래할 때 소를 땅에 그대로 묻어버리는 인간의 기분으로 만들어 놓은 법과 제도들의 문제점들을 짚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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