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사의 보배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아이들 20
곽영미 지음, 반성희 그림 / 책고래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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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 위 낡은 초가가 석이와 달이의 집이다. 초가는 뒤로 밥그릇을 엎어 놓은 듯 둥그런 두 개의 산봉우리를 등지고 있었고, 앞으로 두 장정이 누울만한 넓은 너럭바위와 커다란 갈참나무가 한쪽에 자리 잡고 있었다.산이 초가와 너럭바위를 감싸 안은 듯했다. (-18-)


장뫼는 어린 시절 딱 한 번 보았던 바다 이야기를 비치부에게 들려주고는 했다.끝을 알 수 없는 드넓은 바다, 푸른 파도가 몰아치는 바다,비치부는 바다 이야기를 좋아했고 가고 싶어 했다. (-53-)


바쁘게 달려오는 말발굽 소리가 들렸다.석이와 비치부는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흙먼지를 일으키며 털빛이 거무스름한 말들이 달려옥로 있었다.보통 말보다 갑절은 크고 힘센 담가라였다.비치부는 담가라를 보며 인상을 썼다.석이는 심방이 오그라들고 몸이 벌벌 떨렸다.담가라는 금마저에서 비로 대감밖에 갖고 있지 않았다. (-97-)


"나도 첨엔 몰랐어.보배는 금이나 비단 따위의 값비싼 물건이라고 생각했어.그런데 아니여, 보배는 소중한 물건이여,미륵님이 아니라 나에게 소중한 물건이란 말이지.그러니 나에게 소중한 물건이면 무엇이든 보시를 할 수 있는 거여." (-136-)


한살 한살 나이가 먹어갈수록 전래동화 책을 더 읽어보고 싶어졌다.잛은 동화 스토리 , 단권으로 쓰여진 전래동화보다는 여러개의 스토리가 담겨져 있는 전집 형태의 전래동화 말이다. 어릴 적 읽었던 추억의 동화책에 대한 기억들을 되세김하기 위해서이며, 우리 사회가 점점 더 각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전래동화는 권성징악적인 요소가 강하며,우리의 현실을 비추면서,이상적인 세상을 추구하고 있다.우리 앞에 놓여진 현실과 거리를 둠으로서 동화의 가치는 점차 부각되고 있다.동화가 나에게 주는 작은 소확행, 그것은 내 삶의 발자취가 될 수 있고,동화책을 읽으면서,내 삶의 방향점을 다시 잡아 나갈 수 있다.


전라북도 익산에는 '미륵사지 3층 석탑'이 있다.미륵사지 3층 석탑은 고려시대 일연이 쓴 삼국유사에도 그 기록이 현존하고 있으며, 백제시대의 불교의 영향력이 하나의 문화재 속에 내제되어 있었다.불교국가였던 백제가 국난을 극복하기 위해서 부처의 힘을 빌렸으며, 지금 현존하는 화강암으로 된 석탑 중에서 가장 오래된 미륵사지 석탑은 21세기 무너진 석탑을 해체해 원형그대로 다시 복원하기에 이르렀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미륵사지 석탑에 얽힌 뒷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백제와 신라가 치열한 영토 다툼을 하던 그 시기에 그들은 자신의 문제를 미륵사지 3층 석탑을 통해 소원을 빌었고, 부처의 힘을 통해 백성들은 자신의 문제들을 해결하게 되었다.여기서 전래 동화 <미륵사의 보배> 속에 등장하는 석이와 달이는 남매로서 우애가 깊었으며, 석이는 몸이 아픈 여동생을 위해서라면,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그러나 석이가 살았던 백제시대는 신분제 사회였다.동화속에 등장하는 비치부는 달이처럼 허약한 몸을 가지고 있었지만, 비치부는 귀족 출신이었다.건강을 위해서 부모는 탕제를 달여주지만 비치부는 그런 부모의 마음도 헤아리지 못하고, 쓴 탕제를 석이에게 주고 말았다.그 과정에서 석이와 미치부는 암묵적인 거래를 하게 된다.돈이 없었던 석이와 건강하지 않았던 비치부 간의 비밀 거래는 바로 쓴 탕제를 석이가 먹는 걸로 대신하게 된다.하지만 석이는 또다른 소원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달이의 몸을 위해서는 탕제가 필요하였고, 그 탕제를 몰래 가져오는 과정에서 들키고 말았다. 이 동화의 전체 스토리는 바로 석이의 행동으로 인해 귀족과 백성의 사회적인 신분 격차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었다. 석이는 귀족 출신 비치부를 부러워 하지만, 비치부는 도리어 석이를 부러워 하게 된다.장뫼 어르신이 돌아가시면서 ,비치부의 소원을 들어줄 사람이 사라지게 되었으며 석이가 장뫼 어르신이 할 수 있는 것을 대신할 수 있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석이는 예기치 않은 기회를 얻게 되었다.


석이는 행운아였다. 글을 모르는 석이가 비치부와 만남으로서 글을 알게 된 것이다.서로가 원하는 것을 얻게 됨으로서 만들어진 계약이며, 석이는 자신의 여동생의 병을 치유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비치부의 소원이 공교롭게도 석이의 불행으로 엮이게 된 거였다.신분제 사회의 모순이며,권력의 힘을 애꿋은 약자에게 얼마든지 휘두를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동화였다.하지만 석이는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글을 알게 된 석이가 불심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귀족에게 공감을 얻게 된 것이다.불심을 활용한 위기대처법,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다는 걸,석이와 달이 남매의 애틋한 우애 속에 들어가 잇었으며, 부처는 두 사람의 우애를 소원으로 엮어 나갈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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