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년생 우리 엄마 현자씨
키만소리 지음 / 책들의정원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한권의 책을 펼쳐보게 되었다.김한솔이 아닌 키만소리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는 저자는 첫번째 포토에세이집 <엄마, 배낭 단디매라>에 이어서, 2년 뒤,2019년 출간된 책은 <55년생 우리 엄마 현자씨>다. 이 책은 평범한 어머니를 맨 앞에 내세우고 있었다.환갑이 지나 이제 고희를 바라보는 저자의 어머니의 이름은 평범한 '현자씨'였다. 딸과 엄마 사이,애증관계인 두 사람은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친근한 관계였다.서로 닮은 것과 다른 것을 가지고 있는 친밀한 관계, 어느날 자신의 어머니의 소소한 일상의 변화들,그것이 가져오는 나비효과들을 재미있게 그려내고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씩 조금씩 차가운 기운이 따스한 기운으로 바뀌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그리고 그 따스한 기운들이 이유없이 울컥하게 되는 이유가 된다,그 이유는 현자씨의 인생이 바로 우리의 또다른 인생이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주어진 인생,그 인생 속에서 우리는 매순간 아웅다웅하면서 살아가고 있다.평생 컴퓨터 한번 만저보지 못했던 '현자씨'는 초보 컴맹 탈출을 감행하게 되었고, 이메일 계정을 만들고, 독수리 타법에 의존한 편지쓰기를 시작하게 된다.자신의 딸에게 보내는 이메일 편지 속에는 정감 어린 오타들이 눈에 보여지고 있었다.때로는 부끄럽고, 때로는 욕심도 부리고 싶은 나이, 그렇게 편지 곳곳에은 인생의 엑스트라로 살아온 저자의 삶이 보여지고 있다.


딸은 엄마를 기억하고, 엄마를 기록하고 있었다.참고 견디고,인내하는 게 당연했던 그 엄마의 삶 속에 자꾸만 자신의 거울이 비춰지는 것이었다.어릴 적 엄마가 보여줬던 젊은 시절은 어느덧 세월이 흘러서 할머니가 되었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시작하고 싶어도 두려워질 수 있는그때, 필요한 것은 작은 용기였다.엄마의 두려움은 딸의 두려움이었고, 엄마의 용기는 딸의 용기였다. '현자씨' 의 용기는 우연히 시작된 것이었으며,그 안에서 자신의 일상들 속에서 소소한 행복들을 느낄 수가 있다. 컴퓨터 배우기에서 시작된 핑계들은 어느덧 작은 희망으로 바뀌고 있었다. 소소한 일상들을 기록해 나가면서, 누구나 인터넷 기자가 될 수 있음을 '현자씨'는 보여주고 있다.


'현자씨'는 우리 각자의 부모님을 상상하게 되는 소중한 존재이다. 환갑이 지나게 되면, 다리와 무릎 관절에 바람이 들어오고, 손주들이 집에 왔다가 빠져 나갈때의 헛헛함은 수많은 '현자씨'들의 공통된 정서였다.분주함과 조용함의 경계선에서 스스로 의연하게 살아가는 것은 쉽지 않은 대목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실속의 '현자씨'와 달리 책 속의 '현자씨'는 때로는 무모하고,때로는 무계획적이다. 그 안에서 자신이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스스로 찾아나가게 되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가치들을 받아들이게 된다.소소한 일상 속에서의 일탈이 스스로의 삶의 가치를 높여주고 있음을 한 번 더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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