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평과 삐쩍멸치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아이들 19
신양진 지음, 박연옥 그림 / 책고래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영이 별명은 '오만평'이야.키가 또래 친구들과 별 차이가 없는데 몸무게는 육십 킬로가 넘거든.아이들은 '돼지','뚱땡이' 같은 흔한 별명 대신 오만평이라는 별명을 붙여 인영이를 놀려 댔어.인영이가 '오씨라서 그렇다나 뭐라나. (-10-)


사실 승진이가 인영이를 놀릴 처지는 아니었어.방승진! 아이들이 별명을 붙이는 방식에 따르면 승진이는 '방귀쟁이','방귀뽕' 등의 별명을 가져야 했어.하지만 승진이 별명은 '삐쩍멸치'야.살이라고는 찾을 수 없을 만큼 비쩍 말랐거든. (-11-)


나는 크림빵 봉지를 뜯었다.크림빵을 크게 베어 물자,달콤한 크림이 혀끝으로 녹아들었다.그런데 뜨거운 눈물이 자꾸 입술 사이를 비집고 흘러들었다.크림빵이 달콤했다 짜졌다,짜졌다 발콤했다.사람을 이렇게 울리다니, 지금보니 건우가 영서보다 더 나쁘다.어디선가 자꾸 따뜻한 바람이 불어왔다. (-46-)


이 책을 읽기전 최태성 역사 강연을 들었고, 강연을 들으면서 느낀 점은 요즘 초등학생들은 적극적이며, 똑똑하다는 점이다. 아이들 사이에 스마트폰 활용도가 높아지고, 아이들 스스로 정보를 습득하면서, 아이들은 누구보다 역사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으며, 어른들이 초등학생 (국민학생) 때와 다른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그것을 이 동화책을 통해서 느끼게 되었으며, 지금의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나의 어린 시절을 반추하게 된다.


학교에 다니면 ,아이들은 서로 부대끼며 어울리게 된다.특히 초등학교는 대체로 남녀 아이들이 함께 공부하고, 서로의 특징에 대해서 자세히 관찰할 때가 있다.공동체 생활을 하며, 아이들은 친구들의 이름보다 별명을 더 잘 부르게 된다.흔한 별며오다는 개성 넘치는 별명들의 향연, 별명이 이름을 대신하고, 그것이 때로는 아이들의 친근함의 표시가 될 때도 있다. 특히 별명은 아이들의 성이나 이름을 사용해 지어지거나, 아이들의 독톡한 개성을 별명으로 짓는 경우가 많다.이 책에서 오인영에게 오만평이라 부르고, 방승진에게 삐쩍멸치가 부르는 것처럼 말이다.


오인영에서 방승진은 어떤 아이일까 물어본다면, 보고 싶지 않은 존재라고 말할 수 있다.삐쭉이와 홀쭉이 관계처럼 느껴지는 두 아이의 모습, 인영에게 오만평이라는 별명속에서 느껴지듯이 또래 친구들에 비해 덩치가 크고, 뚱뚱하고, 개그맨 이영자 스타일이다.반면 방승진은 홀쭉하고, 삐쩍마른 멸치처럼 생겼으며,개그맨 한민관 같은 스타일이었다. 서로 극과 극을 달리는 체형, 승진은 인영을 빈정대면서 약올렸으며, 인영은 그런 승진을 보면서, 응징하고 있었다.학교에서 보면 꼭 승진이 같은 또래들이 있었다. 깝쭉깝쭉 거리지 않으면 못 견디는 스타일, 또래 여자 친구들에게 장난치다가, 한순간 힘이 쎈 또래 누군가에게 딱 걸려서 혼나는 경우도 있다.이처럼 삐쩍마른 아이에게 천적은 오인영처럼 덩치 큰 아이들의 몫이 된다.이 동화책은 바로 우리들의 어릴 적 추억을 상상하게 되며, 지금이나 변하지 않은 아이들의 소통법을 느끼게 된다.


아이들을 보면서 행복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친구들과 어울리다 보면 좋은 일과 나쁜 일이 동시에 벌어질 때가 있다.그런 경우 그 토라짐이 어른들처럼 오래가지 않고, 풀리는 순간이 찾아올 때가 있다.그것이 학창 시절 우리가 느낀 감정이며,작은 것 하나로 행복하게 되는 또다른 이유였다.내가 좋아하는 것들,내가 먹고 싶은 것들을 즐기면서, 친구들과 어울린다면, 아이들 사이의 관계는 크게 어려울 것도 없고, 나빠질 일도 없다.어른들이 삶속에서 느끼지 못하는 것들을 아이들의 모습들 속에서 감지하게 되며, 작은 소소한 행복은 삶의 만족감 속에서 얼마든지 만들어질 수가 있었다.동화 속에서 어른들의 세계에서는 흔하지 않는,친구들의 우정과 신뢰에 대한 가치와 의미들을 한 번 더 느끼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