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지 마, 나 좋은 사람 아니야 - 세상의 기대를 단호하게 거절하는 자기애 수업
파브리스 미달 지음, 김도연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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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시스 신화는 정말 나르시스를 처벌의 대상으로 보고 있을까? 신화를 다시 살펴보자.
나르시스는 강의 산과 물의 님프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나르시스가 태어날 대 예언자 테이레시아스는 이런 예언을 한다.
"이 아이는 자신을 몰라야 늙어서도 살 것이다."(-17)


우리는 자기 자신에 대한 기대치에 이르지 못하면 죄책감을 느끼며 살아간다.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는 끊임없이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일이다."저 여자가 더 똑똑해"."이 사람은 나보다 기회가 훨씬 많아"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또한 우리는 일상에서 늘 마나는 사람들이 아니라 자신보다 이상적인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한다.나는 평범한 주변 사람들이 아니라 잡지 속 패션모델처럼 되기를 원한다.보정을 많이 한 모습이란 걸 알면서도 말이다. (-79-)


수면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인지하고 ,자신을 바라보는 나르시스의 시선,이 시선으로 우리는 무지에서 벗어날 수 있다.자기 자신에 대해 무관심하기보다 호기심을 갖고서 말이다.소크라테스는 "자신을 사랑하는 건 무엇보다 우리의 어떤 요소가 삶을 긍정적으로 만들어주는지 아는 것이다"라고 가르쳤다.또한 이 사랑은 감정에 치우치지 않는다. (-154-)


사랑은 무작정 자신을 주고, 상대와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스스로 세계가 되고 자신의 형상을 만들어가며 성숙하는 유일한 기회입니다.그리고 더 넓은 곳으로 나아가야 하는 끝없는 도전이며 숭고한 요청입니다. 사랑 안에 거한다는 것은 젊은이들이 자기 자신을 직시하고 스스로에게 전념해야 하는 의무를 말할 뿐입니다. (-217-)


가끔 두 가지 속담, '아는 것이 힘이다',와 '모르는 것이 약이다'의 경계가 불분명할 때가 있다.골치아픈 일인 경우 모르는 것이 낫고, 기회가 되는 정보는 아는 것이 힘이 된다. 살아가다 보면 삐걱할 때도 있고, 알지만 모른 것처럼 해야 하는 상황도 만들어지고 있다. 겉으로는 항상 나답게 살자고 소신껏 강력하게 외치면서도,현실은 언제나 순종하고, 수긍하면서,조용히 묻어가는 게 일상적인 모습이다.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들었던 것은 현실에 대한 이해이다.우리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고민해야 할 때이다. 스스로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말한다는 것은 내 앞에 불이익이 있더라도 감수하며 산다는 또다른 의미가 된다.즉 내 앞에 어떤 상황이 나타나더라도,나를 사랑하고,자기애가 충만한 사람,나르시시스트로 살아가는 방법을 이 책에는 논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책을 읽기 전 나쁜 소식을 듣고 말았다.이 책에서 저자가 유난히 강조하는 나르시시스트로 살아가는 대표적인 모 연예인의 죽음이다.  그 연예인은 자신을 사랑하였고, 대중들의 보편적인 삶에서 벗어난 삶을 살아갔다.대중들은 그녀의 행동 하나 하나 놓치지 않았고,뉴스 연예 기사는 그녀의 자기애적인 성향에 대해 비판과 함께 공격적인 기사를 쏟아내고 있었다.나르시시스트 앞에 악플과 안티는 치명적인 상처를 남겨 놓았고, 우리 사회의 깊은 모순과 위선을 마주하게 되었다;.나르시스 신화 속에서 나 자신을 모르고 살아간다는 것은 수많은 유혹 속에서 쉽지 않는 선택이다. 그건 이 책을 통해서 재확인할 수 있다.나답게 살고 싶고,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살아가고 싶지만, 내 주변 사람들은 그 사람을 가만히 두지 않기 때문이다. 남들에게 예의를 지키면서 살아가는 우리의 보편적인 삶의 방식을 나 자신에게도 적용하고 싶지만, 동양적인 사고방식에 갖혀 있는 우리 사회에서는 쉽지 않는 부분이다.중요한 경조사에 나를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거절하거나,자리를 빠진다면, 그것으로 인한 불이익은 스스로 감당해야 한다는 인식이 우리 사회 곳곳에 남아있다.즉 이 책에 나오는 개인주의적 성향을 가진 이들, 꿋꿋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사회와 분리된 사람들은 나르시시스트로 살아갈 수 있는 조건들이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반면에 그렇지 못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은 나르시시스트로 살아가기 위해서 큰 용기가 필요하며, 때로는 사회적 불이익도 감수하면서 살아가야 한다.아니면 음지에서 자신을 철저히 감추며 ,고독을 꼽씹으면서 살아간다면,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나르시시스트로 살아갈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을 얻을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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