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라도 그랬을 거야 - 이수네 집 와글와글 행복 탐험기
김나윤 지음 / 김영사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수는 두 달간의 어린이집 생활로 인해 받았던 충격을 이렇게 토해내었다.나도 아무도 모르게 많이 울었다. 두 달간 받은 마음의 상처에 새살이 돋기까지 무려 2년이라는 시간이 우리 가족 모두에게 필요했다. (-51-)


존댓말은 시간이 지나면 하게 될 것인데 당장 자기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를 더 염려한다면, 아이들은 나와 똑같이 눈치를 보거나 솔직하지 못한 사람으로 자랄 것 같았다. 몇 달 전 아침에 화장실을 갔다가 나오는데 이수가 현관문을 열고 누구와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58-)


옆에 우태가 "이수 형아! 무식이 뭐야?"한다.
난 아이들의 대화를 그냥 두고 보고 있었다.아이들 스스로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궁금하기도 하고, 아이들의 일에 부모가 너무 개입하는 것을 내가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 이유도 있어서이다. 그때 이수가 우태에게 나중에 말할 테니 가만히 있어보라고 하였다.그러고는 조용히 일어나 놀러 온 아이에게 한마디 하고 나갔다.
"너는 우리보다 유식하고 두 자릿수 셈을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마음의 공부가 덜 된 것 같아!" (-123-)


유정이가 태연히 다른 곳을 쳐다보면서 우태를 꼬집어서 우태가 반사적으로 유저이를 밀면 사람들이 우태를 혼낸다.불쌍한 유정이를 잘해 주지는 못할 망정 때리기까지 한다고,예전 같으면 나도 눈에 보이는 것에만 판단하여 이수,우태, 유담이를 혼냈을 일이지만 이젠 알고 있으므로 그럴 수 없다.그러나 이런 집안 사정을 다 이야기할 수도 없고 답답한 상황이 자꾸 일어나곤 했다. (-160-)


그낭 밤 자려고 누웠을 때 속으로 얘기했다.
나에게 소원이 있다면
내일 아침에 일어났을 때 소보로 빵이 이 방 가득 차 있었으면 좋겠다고.

그때 난 왜 이런 소원을 빌고 잤을까.
그냥 하나 사 먹으면 될 것을....
500원짜리 빵 하나 사 머근 것도 아까워서 아끼고 아끼고 했던 그 시적의 나는 참 가난했다.
아무도 모른다.나의 고통은 아무도 모른다'.
머리로만 이해하려면 아무도 모른다.
난 그대 그랬다.(-255-)


가끔은 책을 읽는 목적은 무엇일가 스스로 생각해 볼 때가 있었다.살아생전 책을 읽으면서, 얻게 되는 것은 무엇이며, 그것이 나에게 어떤 변화를 끌어낼 것인가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다.정답 없는 질문을 한참 끌어안으면서, 내 마음 속에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고 있었다.물론 아직은 거기에 대한 답은 도출해 내지 못하고 있으며, 질문은 질문인 채 머물러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나의 질문에 대한 하나의 항목으로 추가해 둘 필요는 있을 것 같다. 내가 결코 경험해 보지 못한 것에 대해서, 앞으로도 겪을 것 같지 앟은 경험에 대한 저자의 소소한 경험들과 세상에 대한 관점을 얻을 수 있다.편법으로 살아가는 세상 속에서 자신을 믿고, 타인을 믿으면서 살아갈 수 있다는 걸, 저자는 그 실마리 하나하나 느끼게 해주고 전해주고 있었다.


저자에게는 네 아이가 있었다.이수,유담이,우태,그리고 유정이다. 자신이 낳은 세 아이와 마음으로 낳은 한 아이,그렇게 네 아이는 저자의 독특한 육아와 성장과정을 통해서 남다른 인생을 살아가고 있었다. 네 아이와 함께 하면서, 남들이 앞서 간다고 하여, 굳이 그들을 따라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저자에게 교육에 잇어서 선행학습은 큰 의미가 없어 보였다.아이들 스스로 공부할 수 있고, 필요하면 공부할 수 있도록 조심히 다가가는 육아방식이다.그 과정에서 저자는 아이들을 보면서, 관찰하면서, 경청하게 된다.어른들이 개입하지 않아도 아이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들을 하나 둘 찾아가게 된 거였다.믿음과 사랑으로서 남다른 육아를 하였고, 느린 교육을 통해서 아이들의 창의성과 사고력을 키워 나가게 되었다.아이들이 무제를 해결하라고 하여고, 힌트를 주었을 뿐 직접 개입하지 않았다. 즉 저자의 교육관은 분명하였던 거다.아이들은 스스로 공부해야 하고, 자기 주도적인 학습을 해야 한다는 거였다.사실 우리는 학원에서 강조하는 자기주도형 학습법은 실제로는 자기주도형 학습법이 아닌 거다.아이들이 선생님이나 학부모님이 원하는 데로 이끌어 가지 않으면, 무능력이라는 낙인을 찍어 버리기 때문이다.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남들을 따라가는 교육이 정녕 아이들을 위한 교육인가, 아이들이 때로는 다른 아이들보다 뒤쳐지더라도,처음에는 느리지만, 나중에는 빠를 수 있다는 걸, 저자는 스스로 아이들을 믿었고, 아이들은 그 믿음에 사랑으로 보답하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