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조조전 12 - 토사구팽, 간웅의 공신들
왕샤오레이 지음, 하진이.홍민경 옮김 / 다연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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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도 호의에서 그런 말을 한 것 아니겠나? 그러나 나는 내 아들을 시험해보고 싶었네. 자네가 지적을 해줘서 깨우친 걸 갖고 그 아이가 잘했다고 할 수는 없겠지.결국 나만 속 좁은 아비가 되고 말았네." (-59-)


조비는 마음의 준비를 했다.아버지는 하간의 반란과 유씨 일가의 비리 등 일련의 사건을 거친 끝에 지금 자신에게 최후 통첩을 하려는 것이 분명했다.조비는 시중 드는 종복 하나 없이 거칠게 뛰는 가슴을 안고 막부 서원의 대문 앞에 이르렀다.서원에도 동원의 사마문 같은 지거문이 있었다.지거문 앞에선느 좐직이나 신분 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든지 말에서 내려 승상에 대한 예를 표시해야 한다. 지거문 역시 평소에는 굳게 닫혀 있었지만 오늘은 달랐다.거대한 지거문이 절반 정도 열려 있었고, 허저가 등불을 들고 문 앞에 서 있었다. (-164-)


'저 뜰의 꽃들처럼 나도 시들어 떨어질 날이 곧 닥칠 터!'
지난번 조회에 참석한 이후 벌써 여러 달이 지났다.그동안 순욱은 집에 틀어박힌 채 꿈쩍도 하지 않았다.태각의 일도 손 놓은지 오래였다. (-203-)


"주유가 죽어서 이제 강동은 더 이상 걱정할 것이 없다고 여겼는데, 내가 천하의 영웅을 무시했구나.손씨는 손무의 후예라고 자부하고 있지만 실상은 보잘것없는 하급관아의 가문이었다.과거 손문대는 용맹을 떨치며 남북을 누볐으며 ,손백부는 강동 지역을 평정했다.손중모 풋내기도 아비와 형의 가업을 꿋꿋하게 지키며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걸 보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인물이다." (-319-)


조조는 유비가 죽었다는 소식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았다.하지만 양양에 주둔하고 있는 조인의 군사첩보가 유비 타계 사실에 신빙성을 더해 왔다.근래 형주의 병력 이동이 심상찮다는 보고였다.매우 긴급한 일이 생긴 것처럼 장비, 조운, 제갈량이 앞다퉈 병력을 이끌고 촉중으로 이동했다는 내용이었다.유비의 죽음을 확실히 증명해주는 첩보나 나듬없었다.유비가 죽지 않았다면 왜 형주의 모든 병력이 앞다퉈 촉중으로 이동하겠는가?아마도 촉중에서 오도가도 못하는 잔류부대를 지원하기 위해서리라.(-441-)


삼국지 조조전 이제 종반에 다다르게 된다.조조의 삶과 위나라의 역사, 한나라의 황실의 역사가 이제 조금씩 위나라의 역사로 대체되고 있었다.여전히 한나라의 역사는 온전히 살아있었다.조조의 권력은 한나라 황실을 좌자우지 할 정도이다.하지만 여전히 조조의 위치는 한나라의 승상이었고, 조조의 후계자가 될 조비는 부승상에 오르게 된다.


조조는 조비를 자신의 후계자로 낙점 짓고 있다.그러나 조비의 형제들은 여전히 살아있다. 전쟁으로 인하여 조앙이 세상을 떠났지만, 조식, 조창, 조표가 살아있으며, 조비의 이복 여동생 조절과 조헌, 조화 세 자매들도 살이있다.그러나 조비는 자신의 직위가 낮은 하급관리임에도 실제 직책은 조조 바로 밑 부승상에 있었다.위치에 비해 역량이 부족한 조비는 조조의 마음에 들리가 없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하였건만, 조비는 여전히 조조의 후계자에 불과하였던 거다.그런 조비의 후계자 구도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맀었으니, 조비가 업성을 비운 사이, 기주 반란이 일어나게 된다.조비의 실책으로 인하여 화가난 조조는 스스로 정한 원칙에 대한 회의감을 표출하게 되었다.


형주를 지키는 유비의 힘도, 강오를 지키는 손권의 힘도 여전히 조조의 힘에 미치지 못하고 있었다.적벽대전으로 조조는 큰 타격을 입었지만, 그것이 위나라의 초석을 세우는데 큰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나라를 세우는 것은 그렇게 만만치 않은 대업이며, 조조는 냉철하면서도 자신의 길을 닦아나가고 있었다.권력을 탐하면서도 자신에게 해가 되는 가지를 가차없이 처내는 조조의 그러한 힘의 논리는 조조의 부하들에게 반감의 이유가 되었지만, 조조는 감히 덤빌 수 있는 존재는 아니었다.유비가 세상을 떠났고, 여전히 젊은 손권은 살아있다.손권의 책사 주유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 자리에는 또다른 책사,조조를 위협하기에 충분한 가후가 살아있다. 수많은 인재들이 조조의 곁에 머물렀다가 사라지는 가운데, 자신의 일생을 전쟁과 동거동락해왔던 조조는 그렇게 노쇠해져 갔으며, 스스로 불안함을 가둔 채 나라를 세우기 위한 바둑돌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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