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조조전 11 - 도발의 땅, 관중의 영웅들
왕샤오레이 지음, 하진이.홍민경 옮김 / 다연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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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상께서 손권과 주유의 입장이라고 가정해보시지요.적은 북방을 차지하고 강력한 군대를 갖고 있는데 승상께서는 작은 땅에서 홀로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생각해보십시오.누군가 천하대세를 고려해서 그만 투항하라고 한다면 대인께서는 흔쾌이 그러겠노라 하실겁니까?" (-12-)


조조는 동요의 속마음을 꿰뚫고 있었다.종요가 가장 걱정했던 일이 드디어 터지고 말았다.조조는 순욱을 제거할 생각이었다.조조와 순욱이 갈등을 일으킨 것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었다.적벽대전에서 대패한 뒤 두 사람의 관계는 더욱 어긋났다. 조조가 순욱에게 봉읍을 내리고 또 자신의 딸과 순욱의 아들을 결혼시키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한층 돈독해진 듯했지만 실제로는 더욱 소원해졌다. (-78-) 


따지고 보면, 황제가 하사한 봉읍을 사양하겠다는 뜻을 담은 서신이었다. 하지만 조조는 무려 1천 자가 넘는 장문의 글로 조정에 올리는 대신 승상의 포고령 형식으로 전국에 공표했다.이 포고령을 통해 조조는 그동안 벼슬길에 오른 과정을 일일이 설명하며 동시에 처음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냈다. (-175-)


"유장군, 조조의 말을 믿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이미 반란을 일으켰기에 설사 투항한다 해도 도도가 자비를 베풀 리 만무합니다.게다가 관중의 군벌은 한장군과 아무런 친척관계도 아니지만 모두 한 마음이 되어 전쟁에 참여하고 있습니다.설마 이들이라고 먼 장래를 생각하지 않고 무턱대고 전쟁에 뛰어들었겠습니까? 조조는 형주에서 패한 뒤 정예병 대다수를 잃었기 때문에 그리 무서울 것도 없습니다.조조군을 격파하고 동진하면 관중의 근거지를 지킬 뿐만 아니라 중원을 제패할 기회까지 거머쥘 수 있습니다."(-290-)


'어쩌다가 이 지경에 이른 걸까? 사람들 모두 역적이요 불효자라고 손가락질했지만 내게는 천하를 제패하고 싶은 포부가 있었다.허도만 함락한다면 마씨 가문의 기반도 지키고 위험에 빠진 아버지와 형제들도 구출할 수 있었다.그러나 간교한 조조 놈의 계책에 휘말려 결국 대패했다.이제 관중의 땅도 잃었고, 아버지도 목숨을 보존하기 힘들 것이다. 마초야, 마초야.너는 뭇사람 말처럼 집안을 말아먹은 천하의 말종이구나!내가 십년만 더 일찍 태어났다면 저 도적놈이 승상의 자리에 군림할 수 없게 했을 터인데! 조맹덕, 어디 두고 보자! 내 목숨이 붙어 있는 한 반드시 네놈을 죽이고 말 것이다!' (-397-)


삼국지 조조전을 왜 읽어야 하냐고 물어본다면, 이 책을 읽는 독자층을 보면 된다.중국의 역사를 좋아하거나 기업인,정치인들이 주로 이 책을 읽을 것이며, 그들은 조조의 처세술을 들여다 보다. 이 책은 진수의 <정사 삼국지> 를 기초로 한 소설이며, 나관중이나 이문열의 삼국지연의와 차별화하고 있으며, 조조 주변의 인물들,인물과 인물들 사이의 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그리고 우리는 조조의 삶을 통해서 정치와 전쟁,나라를 이끌어가기 위한 방편을 얻게 된다.


전쟁과 정치는 먼저 이기는 게 우선이다. 대의 정치가 중요하고, 도의적인 정치가 중요하다 하더라도, 전쟁이나 정치나 지면 아무 소용이 없는 거다.그래서 때로는 편법이 허용되고, 예기치 않은 행위들이 반복된다.돌이켜 보면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것들을 얻게 된다.특히 정치에 관심 가지고 지켜 보면,전혀 예상하지 않은 인물이 수면위로 나타나고, 그들이 국민들이 원하지 않은 자리에 앉는 경우가 있다. 그들의 이러한 모습들을 이해하려면 삼국지 조조전이나 손자병법을 읽을 필요가 있다.


<삼국지 조조전 11권>은 적벽대전에서 지게 된 조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조조는 손권과의 대결에서 수전에서 밀리게 된다.전쟁에서 졌고, 새로운 변화가 나타나고 있었다.전쟁에서 지면서 그동안 수면밑에 있었던 이들이 반기를 들기 시작한 것이다.한나라 황실의 숸력을 움켜지고 있으면서, 자칭 승상이라 내세울 수 있었던 조조이지만, 조조의 위치는 위태로웠다.조조는 권력을 쥐고 있지만, 한나라의 승상이지 황제는 아니기 때문이다.대의명분에서 밀리게 되는 조조는 스스로 전쟁을 통해서 검증해야 한다. 적벽대전에서 손권이 승리를 거두었지만, 여전히 조조의 세력은 건제하였고, 유비는 형주땅에 머물러 있으면서, 쇠퇴기를 지나가고 있는 한나라 황실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반면 조조는 적벽대전 이후 후계자 문제가 수면위로 올라가게 되는데, 조조의 남아있는 두 아들은 조조의 눈에 뛰기 위해 조조곁에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애를 쓰고 있었다.


손권과 유비, 조조,이들의 상관관계와 나라의 명운은 바로 나이였다. 조조는 힘을 가지고 있지만, 나이가 많다.유비는 한나라의 황실의 근저에 있고 책사 제갈량과 방통이 있지만, 힘이 크지 않았다.반면 손권은 강동을 차지하고 있지만, 나이가 젊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그래서 조조는 유비보다는 손권이 자신을 위협할 수 있는 존재라 여겼으며, 그것이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조조는 적벽대전 이후 마초와 한수의 반란을 이간계를 사용하여 잠재웠으며, 다음 횡보을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그들 우리가 조조라 부르는 이유는 이 소설 곳곳에 나타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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