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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나라에서 온 소년 ㅣ 라임 어린이 문학 28
토마시 콘친스키 외 지음, 다니엘 슈파체크 그림, 김지애 옮김 / 라임 / 2019년 10월
평점 :


사실 이 세상에는 나 같은 능력자들이 아주 많거든, 음, 우리가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 거냐고?
한마디로 ,세상 모든 것을 낡아 빠지게 만드는 일을 하지, 넌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상상도 하지 못할 걸. (-11-)
세탁기며 냉장고,텔레비전,자동차는 물론이고 네 장난감도 마찬가지일 걸,물건이 이토록 빨리 잙았던 적이 없거든...컴퓨터나 휴대폰만 봐도 알 수 있잖아.얼마나 빨리 새 것으로 갈아치우는지! 정말 대단하지 않니? (-46-)
"우린 아득히 먼 옛날부터 사막을 낡게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단다. 매일매일, 한 알 한 알,그러니 네가 사막의 모래알을 다 셀수 없다는 걸 잘 알지.숫자가 계속해서 변하거든.모래알은 쪼개지기고 하고 합쳐지기도 하니까 말이야.그냥 가만히 있어봐.그러면 사막이 계속해서 움직이는 걸 보게 될 테니."(-111-)
시간의 톱니바퀴를 멈추면 내가 그토록 바라던 대로 세상이 낡아 가는 것을 멈출 수 있어.그렇게 되면 마거릿은 장난감이 망가졌다며 우는 일도 없을 거고, 블록 선생님은 낡음의 역사를 거루찰 필요가 없어져.(-136-)
인간에게 주어진 시간은 언제나 직진이다. 곡선인 적도 없고 시간은 ,거꾸로 흐르지 않는다. 시간은 우리에게 때로는 잔인함을 선물해 주는 경우도 있었다.시간의 연속성은 우리에게 주어진 것들을 새것에서 헌 것,낡은 것으로 바꿔 놓는다.가만히 두어도 누군가 낡은 것으로 바꿔 놓은 걸 보면,누군가의 짓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책 <시간나라에서 온 소년.은 바로 그러한 상상력에서 시작하고 있다.시간나라 초등학교 4학년 타이포와 그의 단짝 친구 스킴은 오자 만들기와 코코아 얼룩을 남기는게 특기였다.그렇게 둘은 서로 단짝이면서, 시간 나라 초등학교의 규칙에 반드시 따라야만 한다. 인간 세계의 모든 것을 낡은 것으로 바꿔 놓는 일을 하는 요정으로서 책임을 다하게 되는데, 기존의 맞춤법에 맡게 쓰여진 글자에 오자를 내는 일을 하는 요정 타이포는 어느날 인간세게에 머물러 있는 마거릿이 슬퍼하는 것을 보고 말았다.
시간나라에서 불문율은 바로 인간 세계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었다.그건 기조의 시간의 흐름을 깰 수 있는 아주 중요한 법칙이었다.하지만 타이포는 그 룰을 어기고 말았으며, 인간세계에 머물러 버렸다.시간의 톱니바퀴를 멈춰 버리면 자신이 했던 일도 안해도 되고,새것을 낡은 것으로 바꾸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던 타이포는 마거릿을 위해 절대 해서는 안되는 일을 시간나라의 불문율을 거기고 말았다.바로 시간을 멈춰 버리는 일을 타이포가 하게 된다.
이 책은 시간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우리의 세상을 들여다 보고 있다.동화책이지만 결코 동화스럽지 않았다.자본의 논리앞에 인간 세계는 계속 바뀌고 있다.새것이 낡은것으로 바뀌는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게 되는데,누군가 새것을 낡은 것을오 바꿔놓는게 아닐까 착각하게 될 정도이다. 바로 그것이 작가의 상상력이며, 새것이 낡음으로 바뀌면서, 달라지는 세상의 모습을 비추고 있다.자본의 논리보다 더 소중한 인간의 가치, 낡은 것에 대한 소중함마저 알게 된다.낡음을 제거한다고 시간을 정지한다면 ,어떤 일이 생길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안봐도 비디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