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과 식민지 사이 - 경계인으로서의 재조일본인 히토쓰바시대학 한국학연구센터 학술총서 1
이규수 지음 / 어문학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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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 근대성론'은 민족주의에 기초한 근대국가로부터의 '벗어남'을 지향하는 탈근대주의라고 할 수 있다.이런 담론은 일제강점기를 대상으로 삼았지만, 내용상으로는 20세기의 역사 경험을 총괄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한국 사회는 자주적으로 근대화할 능력이 있었는가, 일본은 한국 사회와 한국인을 어떻게 변모시켰는가, 식민지의 유산은 해방 이후 고도 성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가, 한국 근대의 고유한 특징은 무엇인가, 오늘날 한국사회의 시대적 과제는 무엇인가 등 논쟁 과정에서 제기된 여러 질문들은 한국의 지난한 근대의 흐름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시사점을 제기한다. (-22-)


일본은 한국을 식량과 원료 공급지라는 식민지 본래의 기능을 강화시키고, 또 한편으로는 과잉인구의 배출지로서 한국을 주목하여 일본 농민의 이주 식민 정책을 병행한다는 것이었다.일본은 메이지유신 이후 인구와 식량 문제가 새로운 사회 문제로 부각되었다.급격한 산업화로 인한 도시 노동자 증가로 식량 부족 현상이 만성화되었고,변방 직업에 필요한 원면과 제사업의 원료인 누에고치의 원활한 공급이 무엇보다도 절실했다. (-77-)


1904년 2월 러일전쟁이 발발하자 거류민은 재차 군에 협력했다.거류지는 청일전쟁 당시처럼 병참감부, 병참사령부, 보조수졸대, 임시군용 철도감부, 군용병원이 각각 설치되었고,인천항에는 선박사령부, 정박장감부,임시 육군 운수통신부 인천지부 등 군사시간이 포진되었다. (-140-)


'조잉수호조규'는 주지하듯이 부산을 개항할 것, 앞으로 20개월 이내에 다른 두 항구도 개항할 것,이들 개항지에는 일본인이 토지를 임차하더라도 임의에 맡길 것, 일본인이 조선이 지정한 각 항구에 재류 중 만약 죄과를 범하여 조서인과 교섭이 필요한 사건은 모두 일본 관헌이 처리할 것 등을 규정했다. 같은 해 8월에는 '수호조규에 부속하는 왕복문서;와 '수호조규 부록'이 체결되어 수출입품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과 조선에서의 일본 화폐 통용이 인정되었다.(-145-)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인을 우리는 재일동포 혹은 재일한국인이라 부른다.그건 바꿔 말하면,일본인이 한국에 체류하며, 살아가는 이들을 재조일본인이라 부르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재조한국인은 일제강덤기 시절에 제국주의 국가 일본과 식민지 조선의 가교 역할을 하였고, 그들은 국가 일본의 목적과 개인의 목적이 부합하여 조선에 넘어온 일본인이다. 이 책은 식민지 조선에서 거류민으로 살았던 재조일본인의 동향을 파악하고, 그 안에서 우리 조선의 근현대사를 꺼내고 있다.


조선의 일본 식민지화,일본인이 조선을 지배하려면,국가 일본의 주류층만으로는 쉽지 않는 선택이다. 일본은 일본의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선을 이용하게 되었다. 메이지 유신이후 산업혁명이 현실이 되었고, 일본 사회의 풀지 못하는 문제들을 조선과 조선 땅,조선 사회를 활용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일본이 보여준 정책은 조선 이주정책이다. 그건 일본 스스로 당근과 채찍을 활용한 정책을 구현한 것이며, 식량 문제, 일자리 창출, 일본 사회의 혼란스러움을 해결하기 위해서 조선이라는 절대적인 장소가 필요하였다. 그래서 그들은 재조한국인을 조선 땅에 이주하였고, 그들이 거류민으로서 조선땅에 발을 붙이기 시작하게 된다.


누군가가 자신에게 익숙한 땅에서 낯선 땅으로 이주한다는 것은 큰 리스크이다.특히 식민지 조선 땅에 일본인 거주는 자신의 목숨을 내놓을 수 있으며, 그들을 보호해주는 국가가 있어야만 이주가 가능하다.그래서 일본이 내세운 것은 재조일본인을 보호하는 조치를 내리는 것이며, 그럼으로서 그들이 스스로 조선땅에 들어가게 된다.배고픔을 해결하고,일본인의 생존을 가능하게 해 주며, 그들의 조선 본토에서 저지른 죄를 묻지 않는 것,그들 스스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명분이 재조일본인에게 통했던 것이다.하지만 국제 정세는 여전히 불투명하였다.식민지 조선을 가지고 있지만, 여전히 지배권을 가지고 있지 못한 일본은 또다른 전쟁을 계획하게 된다.청일 전쟁이 일어난 이유,러일전쟁이 일어난 이유는 일본의 동아시아 지배권 확보 및 일본인과 재조일본인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그래서 재조 일본인은 스스로 전쟁에 유야무야 동참하게 되었고,제국주의 일본에 동조하게 된 이유이다.그들에게 협력함으로서 재조일본 상인은 무역에 있어서 불이익이 사라지게 되었고, 재조일본 농민은 조선땅에서 합법적으로 수탈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또한 유곽에서 일하는 일본 여성은 합법적으로 돈을 벌 수 있게 되었다. 바로 이 책에는 그러한 이야기들을 담아내고 있다.전쟁이 왜 일어나고, 전쟁의 연속성은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한권의 책으로 입체적으로 분석이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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