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답게 산다는 것 - 다산 정약용이 생각한 인간의 도리, 그리고 법과 정의에 관한 이야기
정약용 지음, 오세진 옮김 / 홍익출판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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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윤덕규가 억울하게 죽었는데도 관청에서는 다친 자국이 분명치 않다고 하여 제때에 처리하지도 않았고 ,전라도 감영에서조차 제대로 사건을 분별하지 못해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이 살인사건으로 성립되지 못했다는 게 윤임현의 하소연이었다. (-29-)


다급한 상황에서 한순간 악한 생각을 먹게 되었지만 ,이를 행동에 옮겨 사람을 죽이는 행위는 결코 일반적인 일이 아니므로 반드시 죗값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반면에 정조 임금은 이삼봉에게 애초에 살인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사형을 면하도록 조치한다. (-90-)


이에 이가종이 당장 여러 명의 일가친척을 이끌고 현장에 들이닥쳤다.그의 주도하에 이진영, 이대성, 이득종, 이득춘,이휴징 등이 합세하여 이경구를 두들겨 패는 한편으로 이미 매장한 시신을 꺼내 산 아래로 패대기를 쳤다.그런데 문제가 생겼다.그 과정에서 이경구가 멱살잡이를 하며 다투다가 그만 벼랑 아래로 떨어져 죽고 말았던 것이다.남의 집 묏자리를 훔치려다 당한 일이지만 너무 가혹하게 다루다 보니 생긴 뜻밖의 불상사였다. (-165-)


전자는 죄를 가볍게 하여 살려주는 편이 옳지만, 살려서 추방하면 추방당한 곳의 백성들은 무슨 죄입니까? 후자는 용서해주지 말고 백성을 위해 제거하는 편이 옳습니다.이 사건에서 이시동이란 자는 후자의 경우로 백성을 위해 반드시 제거해야 할 부류입니다.문제는, 이 사람이 정말로 정신이상자인지 아닌지 명백하게 밝히는 일입니다.아무 이유없이 몽둥이로 사람을 죽였다면 정말로 정신이상자겠지만 원한이나 화를 풀기 위해 죽였다면 절대 정신이상자가 아닙니다. (-230-)


조선시대 정조임금은 300년전 사람으로 ,조선 후기 22대 왕이었다.영조의 손자로서, 영정조의 치세를 이루었던 그 시대에는 다산 정약용과 간서치 이덕무가 있었다. 특히 그 시대에 다산 정약용은 유배도중에 다수의 책을 써냈으며, 그중 대표적인 저서가 흠흠심서이다.다산이 편찬한 흠흠심서는 그 시대에 고을 관아들이 죄인에게 죄를 물을 때 억울함이 빈번하게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쓰여진 형법서로서 ,백성들을 유교의 덕목에 따라 죄를 묻겠다는 것이었다. 특히 정조는 조선 후기 살인죄와 같은 중대한 죄목을 스스로 챙기면서, 그들의 죄의 경중을 묻고 있었다. 같은 살인죄라 하더라도, 의도적인지,우발적인지에 따라서 죄는 달라지게 된다.큰 죄라 하더라도 유교적 덕목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면 , 사형을 면하게 할 정도로 관대한 임금으로 정평나 있었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그 시대의 형법은 어떻게 적용되었는지 살펴보고 있었다. 비슷한 죄라 하더라도, 하나의 사건과 엮여 있는 이들의 자백과 증거에 의존하여, 그 안에 주범과 종범을 가리기는 쉽지 않았다.그래서 서로 복잡하게 엮여 있는 사건들은 검시를 여러차례 하더라도, 정조는 그 죄에 대한 기준을 판례에 따라 행하게 된다.특히 이 책을 읽으면 지금의 기준으로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도 분명 있었다.그 시대가 유교의 덕목을 강조한 조선시대이며, 여성의 순결을 강조해왔던 시대였다. 특히 어떤 사건이 일어날 대 조선의 여인이 자신의 정절을 지키기 위해서 자행한 살인사건은 그 죄를 크게 묻지 않았다. 반면 비슷한 죄라 하더라도, 유교적 법도에 벗어나면 그 사건의 주범에게 중죄를 물어 사형을 집행하는 경우도 있다.그래서 죄의 경우에 다라서 악용하는 사례도 그 시대엔 있었다.


이렇게 법은 항상 우리 곁에 잇으며, 사회의 질서와 개인의 안녕을 위해 존재한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 조선의 형벌과 지금 현대인의 형벌과 큰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간통죄가 살아있는 조선과 간통죄가 사라진 현대의 법의 기준은 차이가 날 수 있다. 조선시대에도 억울한 사연이 있었으며, 그 시대에 억울한 사연을 풀기 위해서 다산 정약용은 정조임금의 조사관이 되어 암행어사가 되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완이 혼자서 판단할 수 없는 형벌에 대해서는 다산의 생각을 물어보는 정조 임금의 관대함과 포용력도 돋보이게 된다. 제사를 강조하고, 묏자리를 쓰는데 있어서 신중을 기했던 그 시대상을 반영한 책이라서,지금에는 유명무실화된 법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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