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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폭력 - 세상에서 가장 과소평가되는 폭력 이야기
베르너 바르텐스 지음, 손희주 옮김 / 걷는나무 / 2019년 9월
평점 :
사람들은 자기를 화나게 한 사람을 향해 분노를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손쉬운 희생자를 찾아 화를 낸다.분노와 증오를 분출하는 방향을 바꾸어 재빨리 적당한 희생양을 찾아 쏟아내는 것은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분노를 유발한 사람이 피해를 보는 겨우는 매우 드물다. (-26-)
자아도취적 성향의 사람은 조금만 모욕을 당해도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쉽게 화를 내고 흥분한다. 애정결핍과 정서적 분리불안에서 비롯된 경계성 성격장애자는 모든 게 못마땅하고 공허함을 느끼기 때무에 자신을 제외한 다른 모든 것들이 안정적이라며 불만을 쏟아낸다. (-76-)
부모가 행복하지 않아 보이면 아이는 자기 탓이라고 속단하고, 엄마나 아빠가 화를 내거나 슬퍼하는 것이 모두 자기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문제의 발단이라고 생각하며 죄인처럼 살아온 아이는 커서도 마찬가지로 자기 주변 일이 잘못 될 경우 모두 '자기 탓'으로 돌린다. (-127-)
나쁜 소식은 우선 거리를 두고 침착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의사는 더불어 진단 결과와 확률을 말하는 것일 뿐, 실제 환자가 예상하는 것과는 달리 모든 예외 상황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물론 좋지 않는 상황에서 의사와 환자 사이의 대화가 언제나 원만히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194-)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보호'다. 피해를 입은 사람은 몇 번이고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괴롭힘이나 비열한 피해자의 책임이 아니라 '가해자의 책임'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상대방은 객관적인 판단 기준이 아니라 자기만의 울타리에 갇힌 이상한 사람이다. 이런 관찰 방식은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잠재적인 괴롭힘과 모욕을 '개인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도와준다. (-232-)
이틀 전 모 연예인이 자시의 우울증을 극복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아역부터 활동을 하면서 ,10여년동안 연예계 활동을 하고 난 뒤, 남는 것은 아픔과 고통 상처였다. 그녀가 세상을 떠나고 난 뒤 곧바로 공교롭게도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즉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감정 폭력의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그 연예인의 안타까운 죽음이다. 감정 폭력에 대해서 각자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데, 본질은 하나다. 물리적인 고통없이 한 사람의 인생을 망가뜨리는 것이 감정 폭력의 대표적인 사례이며, 때로는 한 사람의 인생을 망쳐 놓는다. 그 연예인이 사망을 하게 된 것은 대중들의 지나친 관심과 언론이 만들어 놓은 삐뚤어진 프레임이다. 그 연예인은 자기 나름대로 평범하게 살고 싶었지만, 대중들은 그냥 두지 못하고, 극단의 상황으로 내몰게 된다. 감정 폭력의 원인으로 손꼽는게 타인과 나의 경계를 구별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나는 나고, 너는 너다라는 구분지어질 수 있는 개인적인 사고방식이 우리 문화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오지랖 문화가 우리 사회에 살아있음으로서, 서로를 아꺼주고 챙겨준다는 공동체 의식이 살아있고, 그것은 좋은 면으로 바라볼 때는 나에게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에는 예고되지 않은 감정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그 상대가 나에게 폭력을 행할 때는 인간의 잔인하고 비열한 본성과 마주하게 된다. 나만 다치지 않으면 남들에게 고통으로 내몰아도 된다는 인간의 잔인하고 비여한 행동, 무의식적인 행동들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 감정을 공유하지 못하고, 서로 공감하지 못함으로서, 최악의 순간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인간이 가지고 있는 죄책감은 우리 스스로 살아가야 할 명분을 잃어버리게 되고, 자기 스스로 내 눈앞에 펼쳐지는 모든 일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모두 내 잘못으로 되돌리게 된다. 돌이켜 보면 그 연예인의 경우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세월호 참사에서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들도 이 책에서 언급하는 감적 폭력의 일종이며, 내 마음 깊숙한 곳에 상존하는 죄책감이 감정 폭력이 일시적으로 끝나지 않고 반복적으로 나타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