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저 생리하는데요? - 어느 페미니스트의 생리 일기
오윤주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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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생리해?

누군가가 지금 나에게 묻는다면 난 어떤 생각을 할까.'저 새끼 돌았나? 나뿐 아니라 백이면 백 이렇게 생각하겠지.한국사회에서 "너 생리해?" 라는 워딩은 부정적인 의미로 낙인찍혔기 때문이다. 갈등 상황에서 여자에게 이렇게 물어보는 의도는 투명하다.생리하는 여자는 예민하고 감정적으로 불안정하므로 지금 생리해서 나한테 이렇게 화내는 거냐고 물어보는 것이다. (-34-)


여성의 유두는 누가, 왜, 어떤 기준으로 검열하는가? 왜 여성의 유두만 야하고 부끄럽고 감춰야 하는 것이지? 왜 남자들은 입지 않는 불편한 브래지어를 여자들만 착용해야 하는 건지 의문을 가지기 시작하자, 모든 여성용품과 여성용 의복에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91-)


아침에 깨서 화장실에 가면 생리가 터져 있다.생리 전날 밤에는 왜 이렇게 많이 자나 싶을 정도로 아무것도 못 하고 자기만 한다.또한 가슴이 부풀어 유방통이 매우 심하다.생리 전에 가슴이 조금이라도 옷깃에 스치거나 부딛치면 너무 아파서 허리를 웅크리고 감싸 안을 때가 많다.(-145-)


여자들은 여태껏 얼마나 많은 것들을 단지 생리 때문에 포기해왔을까. 또한 얼마나 많은 것들을 단지 생리 때문에 포기하고 싶지 않아 이를 악물고 발버둥 쳐왔을까. 자신의 몸과 정신과 노동력을 갈아가며,얼마나 오래 고통을 참고 버텨왔을까.그날의 나는 좋은 사람들의 배려를 받아 집까지 올 수 있었지만, 이런 대우조차 받지 못하는 여자들이 이 세상에는 얼마나 많을까. (-197-)


마치 '김치녀'와 '개념녀'를 가르고 '성녀'와 '창녀'를 가르는 이분법처럼, 착한 여자 이외에는 다 나쁜 여자라면, 그래서 썸머가 '쌍년'이라면, 난 그냥 나쁜 여자가 되기를 택하겠다. (-270-)


이 책의 주제는 페미니즘이다.물론 저자 요윤주는 페미니스트의 한 사람이다.여기서 우리가 생각하는 페미니즘, 페미니스트 하면 먼저 떠올리는 것은 혐오, 배척이었다.그런데 페미니즘은 그것이 본질이 아니다. 여성으로서 평등하고 자유가 페미니스트,페미니즘의 본질이다.더 나아가 평등과 자유를 추구하면서, 행복을 얻기 위한 기본적인 요구를 하고 있다. 그런데 왜 ,문득 생리일까, 생리와 페미니즘이 무슨 상관이지, 의문스러울 때가 있다.그건 우리 사회 곳곳에 생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나아 있기 때문이다. 여성이 처음 초경을 시작하면 주변 사람들에게 축하를 받게 되다.그런데 우리 사회는 생리에 대한 배려와 이해,공감이 전혀 없다.직장인 여성이 생리를 핑계 삼아 조퇴를 하면, 그 주변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감내해야 한다.더 나아가 직장 내에서 의도치 안게 피맺힘이 느껴질 때 생기는 문제는 여성 혼자 감내해야 한다는 암묵적인 룰이 있었다.


이런 문제가 생기는 이유는 바로 무관심과 무지이다.생리라는 단어가 익숙하면서도 남자들은 생리의 기본적인 것조차 알지 못한다.매달 한 번 씩 지나가는 생리는 여성의 감정과 우울의 원인이 된다.그 순간이 찾아올 때 남자들이 무심코 던지는 말한 마디가 여성에게 치명적인 상처가 될 수 있다.예민한 여성과 무감각적인 남자, 남성에게 유리한 사회 시스템은 바로 그렇게 여성을 고통스럽게 하고, 자유와 평등이 상실된채 여성 스스로 억압과 차별을 느끼게 된다. 요즘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모 여성 연예인을 보면 느낄 수 있다.그녀의 SNS 상에 올라오는 일거수 일투족은 언론에 의해서 재탕되고 있으며, 그녀의 행동 하나 하나에 대해서 무제 제기를 하고 있었다.남자라면 결코 물어 보지 않는 질문들 ,여성이기에 물어보는 그 질문들은 상당히 낯뜨겁고, 그 여성은 도매급으로 사회에서, 언론에 의해서 매장되고 있었다.하지만 그 연예인이 가지고 있는 권리이다.자유로워지고 싶은 권리, 평등을 외치는 권리, 행복을 얻기 위한 권리이다.생리혈, 생리, 탐폰, 브라, 더 나아가 여성이라면 느끼게 되고, 경허하게 되는 수맣은 족쇄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어질 것이다.다만 연예인이라고 사회에서 배장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여진다.이 책은 바로 그러한 여성이 안고 있는 공통적인 문제들, 여성이 폐견 직전까지 경험하게 되는 생리, 피임,임신과 출사 등등 온전히 여성 혼자서 감당해야 할 문제가 아닌 남녀가 같이 인식하고 ,바꿔 나가야 하는 부분들이다'.생리가 부그러운 것이 당당하다는 것,그것이 여성 스스로 삶에서 해방되는 기본이 아닐까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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