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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애
HELENA 지음 / 보름달데이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사랑이 없는 이야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친구에게 느끼는 우정도,부모에게 느끼는 희생도, 죽음이 두려운 이유 또한 사랑이기 때문이다.많은 것을 사랑하는 사람은 많아도 아무것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인간의 삶은 무언가를 사랑하기로 시작해 사랑하기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어쩌면 그래서 우리는 남자와 여자 둘이 만나 사랑으로 결합해 태어나는 것일지도 모른다. 처음부터 가르쳐 줬던 거다. (-27-)
이해할 수 없어서 이해하기 위해 던지는 '왜'라는 질문 속에는 보이지 않는 칼날이 숨겨져 있어 때로는 상대방의 자존심을 긁을 때도 있고, 또 때론 상대방의 치부를 건드릴 때도 있다.관계의 잡음들은 이해로 가는 그 길목에서 발생한다.누군가를 이해해 보려는 순수한 의도에서 시작한 감정의 뿌리는 '당신의 생각이나 행동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분명합니다'라고 증명하고 싶어 하는 쪽으로 빗나가고 만다. (-71-)
''평범하게 자랐다'라는 건 다 거짓말이다.누구나의 가족사는 결코 평범하지 않으며 보통의 가족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우리는 모두 막장드라마를 찍으며 자라났고,앞으로도 그렇게 삶의 허들을 넘으며 살아내겠지. 그렇게 한참 시간이 흘러 우리에게도 술 한잔에 '그땐 그랬지'를 안주삼아 모든 순간들을 추억할 수 있는 우리가 되기를 간절히 발라 뿐이다. (-110-)
가끔 기억이라는 것은 못된 짓을 하는데,희망사항을 기억으로 탈바꿈 해 저장해 놓거나 내가 마주하기로 마음먹은 상처 같은 것들을 멋대로 지워버리는 일들이 바로 그러한 경우다. 그래서 자꾸 당신과의 기억을 헷갈려 하고, 마땅히 화를 내야 함에도 자꾸 웃어주게 만든다.내가 이 기억들의 주인이 확실한데, 기억들은 아주 나쁘게도 나를 지배한다. (-158-)
살다보면 아네게 정답없는 질문을 던질 때가 있다.그 질문들은 나의 존재에 대한 질문들이며, 나와 타인의 관계속에서 만들어진 질문들이 대부분이다.그건 내 삶에 대한 이유,나는 어떻게 살아왔으며,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질문도 포함된다.과거 ,현재,미래라는 세가지 틀에서 우리는 벗어나지 못하며, 태어남과 죽음의 경게선에서 주어진 삶을 살아가게 된다.돌이켜 보면 우리 스스로 아둥바둥 살아가고 있는 것은 우리에게 강제된 시간들 때문이며, 그 시간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절감하며, 좌절과 후회, 절망을 얻게 된다 상처를 주고 받는 과정에서 희망에 대한 집착을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또항 무슨일이 일어날 때 사랑을 갈구하고, 집착하는 이유도 우리 스스로 그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나는 나의 생각들을 겹쳐 놓게 되었다.저자의 생각은 내가 그동안 간직하고 있었던 질문들에 대해 최선의 답을 내놓고 있다. 정확한 답,내가 원하는 답이 아니라 하더라도, 나는 저자의 생각에 대해서 존중하게 되고 수용하게 된다. 그건 이 책을 읽는 독자로서의 배려였다.여자는 남자를 만나서 사랑을 하게 되고, 남자는 여자를 통해서 사랑을 느끼게 된다.돌이켜 보면 우리 스스로 살아갈 수 있었던 이유는 마음이라는 연못에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다.연못 속에서 물고기들이 서로 만나서 짝찟기를 하는 것처럼 우리는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 보고 그 과정에서 사랑을 할 수 밖에 없는 그러한 존재들이다.그래서 상처를 받고, 그 과정에서 위로를 하게 된다. 물론 그 과정에서 만남과 이별이 만들어지고,우리는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힘을 가지게 된다.의지하고, 의지하면서, 서로의 존재가치를 알게 되고, 서로가 대화를 통해서 나의 외로움과 쓸쓸함을 들추게 된다. 우리가 '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사랑이라는 실체를 원하기 때문이다.그래서 우리는 '관계'를 통해 필요한 것을 얻게 되고, 때로는 나에게 필요한 것이지만 상실의 아픔을 겪게 된다.저자의 마음 속 상처 속에 사랑에 대한 구애를 얻게 되었으며, 저자의 관점 속에 사랑의 정의를 갈구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