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아이가 아니라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 무례한 세상 속 페미니스트 엄마의 고군분투 육아 일기
박한아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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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는 당연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여자 경찰관도 ,여자 포클레인 기사도, 여자 버스 기사도 본적이 없으니까.그런 와중에 동화책에는 매번 남성 운전사가 등장하고 자가용을 타면 늘 아빠가 운전하는 모습만 보아왔으니 아이 입장에서는 운전을 아저씨들만의 일로 받아들이는 게 자연스러웠을 것이다. (-34-)


우리 집엔 아이가 바당이 하나다 보니 여저아이의 성기를 부를 일이 전혀 없었다.그래서 동공지진을참아가며 우선 급한 대로 '꼬지'라는 말을 만들어낸 것이었다.그 부분이 여존히 고민스러워 바당이와 있었던 이야기를 트위터에 올리고 가까운 양육자 친구들에게도 물었다. (-124-)


아이들이 보고 듣는 수많은 것 중 과연 동화책만 문제가 있을까? 거실 매트에 누워 바당이가 틀어놓은 동요 <개굴개굴 개구리>를 듣던 날이었다."개굴개굴 개구리 노래를 한다.아들 손자 며느리 다 모여서~" 별생각 없이 가사를 따라 부르다가 벌떡 일어났다.며칠 전 읽었던 호주제 관련 기사가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207-)


아이를 키우면서 어떤 말이나 행동을 할 때 스스로 가장 많이 생각하는 건 '과연 지금 내가 어른스러운가'다.내 아이에게도,다른 앙들에게도 또 세상에 대해서도 어른스럽게 군다는 것,아직은 그게 정확히 모르겠지만 하여튼 이제는 더 이상 불만만 늘어놓으며 누군가를 향해 손가락질만 하던 때와 같을 수는 없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250-)


우리 사회는 혐오사회라 부를 정도로 갈등과 반목이 현실적으로 다가오고 있다.나와 다른 사람들을 배척하고, 이해하지 못하고,공감하지 않으면서,서로가 필요한 존재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이러한 현상은 갈등과 폭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대의 변화가 과거보다 빨라지면서, 인간의 삶의 방식이 거기에 따라가지 못하면서 생겨난 부작용이면서 잘못된 현상이더.더군다나 인간의 수명이 늘어나고, 백세의 기대수명을 가짐으로서, 사회적 갈등의 격차는 커져가고 있으며, 사회적 인프라는 거기에 발맞춰 따라가지 못한다.그것은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이나 인식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남들보다 앞서 나가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들, 남자의 역할과 여자의 역할에 대해서 분명하게 제시하고, 남자다움과 여자다움은 그 과정에서 고착화 되었다.하지만 그러한 고정된 틀이 점점 더 깨지고 있다.우리 사회가 남자다움을 거부하고, 여자다움에 대해서 거부하기 시작하였고, 균열은 현실이 되고 있다.세상을 바꾸고 싶어하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남자는 점점 더 위태로워지게 된다.시대의 변화에 대해서 공감하면서도 정작 자신이 거기의 중심이 되기를 거부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페미니즘 여성이 간직하고 있는 혼란스러움은 여전히 우리 앞에 놓여진 숙제였다.핑크색을 입은 남자에 대한 시선들, 파란 옷을 입은 여성에 대한 불편한 시선이 현존하는 것은 우리들의 잠재적인 무의식에 있었다.당연하다고 생각한 것들이 결코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스스로 바꿔 나가게 된다.정작 남탓만 해왔던 과거들을 내려놓고 나 탓으로 바꿔 나가게 된다.성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치관의 변화들은 엄마 스스로 깨어 있어야 아이들의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된 것이다. 이 책에는 바로 그러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서 거부하게 되면, 그 과정에서 새로운 대안이 만들어 질 수 있다.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에 대한 저자의 욕구와 욕망이 보여지는 한 권의 책이다.페미니즘이 새로운 시대의 대안이 될 수는 없지만 현재 우리 사회에 보여지는 모순들을 풀어나갈 수 있는 하나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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