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스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10
요 네스뵈 지음, 문희경 옮김 / 비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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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스있잖아. 곁에 둔 책략가보다 더 똑똑한 정치인은 없다는 말이 있지? 최고의 자리로 올라가려면 반드시 자기보다 똑똑한 사람들을 옆에 두라는 말도 있고,그런데 슬슬 당신이 나보다 똑똑한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려고 해.미카엘,사실 그 경찰을 죽인 범인도 못 잡았잖아.지금은 혼수상태에 빠진 하나 처리하지 못해서 쩔쩔매고,그러니 당신이 나랑 섹스까지 안 하려고 할 때는 나로선 이런 의문이 들 수 밖에.'나 이 남자랑 뭐 하는 거지?'대답 좀 해봐."(-61-)



"여기서 연쇄살인범은 기술적이고 기계적인 용어에 지나지 않습니다.정식 진단이 아닙니다."스톨레 에우네가 급히 덧붙였다."두 사람 이상을 살해했고 다시 살인을 저지를 수 있는 사람을 지칭합니다.알았죠?" (-193-)


베아테는 소파 팔걸이에 다리를 올리고 개브리얼 번이 의자에 앉은 채 불편하게 꼼지락거리는 장면을 보았다.눈썹과 아일랜드 억양 때무이었다.미카엘 벨만 같은 눈썹,시인의 운율,그녀가 만나는 그 남자에게는 이런 면이 있었다.우선 강렬한 뭔가가 있었다.그리고 그는 오늘 밤 그녀가 집에 혼자 있다면서 그가 이 집에 오면 안 되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다.그리고 그의 배경이 있었다.(-356-)


"안톤 미테트가 죽기 전에 해준 말요.그 병원의 어떤 사람하고 싸우거나 관계를 맺었다는 얘기.하지만 이건 질투에 사로잡힌 남편이 저지른 살인이 아니라 경찰 살인마가 저지른 짓이라고 말했어요.앞 뒤가 맞아떨어지는 거 맞죠? 수업 때 보신 것처럼 제가 연쇄살인에 관해서는 엄청 읽었거든요."(-500-)


해리의 삶에 관해서는 많이 알아요.그 분을 연구했다고 볼 수 있죠.그분은 제 우상이었고,전 그냥 어리석은 소녀였어요.그분을 위해 경찰 살인사건을 수사하기까지 했고,제가 도움이 될 줄 알았어요.전 ,그냥 아무것도 모르는 학생이에요.그분한테 모든 게 어떻게 착착 들어맞는지 가르치려 들었죠.해리홀레에게 경찰 살인마를 잡을 방법을 알려주고 싶었어요."실예는 다시 억지로 미소를 짜내며 고개를 저었다. (-580-)


누군가의 불행은 어떤 이에게는 따스한 온기이고, 행운이다.그것은 인생에 있어서 결코 피할 수 없는 본질이며 진실이다.불편한 진실이기도 하고, 우리는 언제나 불특정한 상황에 놓여질 때 이런 본질적인 가치가 문득 떠오를 때가 있다.나에게 위기가 나타나거나 불행이 찾아올 때 ,그 불행을 스스로 자조섞인 목소리로 위로해야 할 경우이다.스스로의 불행을 인정해야 하는 그 순간은 반드시 우리 앞에 나타날 수 있고, 나 스스로 나를 달래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이 소설에서 주인공이자 유능한 형사 헤리홀레가 이런 경우가 바로 그런 케이스였다. 요네스뵈의 소설 <폴리스> 는 경찰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보편적으로 경찰은 범죄를 해결하는 보조적인 역할에 불과하다.유능한 형사 헤리 홀레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소설 <폴리스>는 경찰이 보조적인 위치가 아니라 맨 앞에 내세우고 있었다.그건 경찰이 범조자를 잡는 존재가 아니라, 범죄의 피해자이기 때문이다.불특정 경찰에게 복수를 꿈꾸는 자,그 안에는 헤리 홀레 형사도 포함되고 있었다.헤리홀레 시리즈 아홉번 째 이야기 <팬텀>을 읽고 난 뒤, 열번 째 이야기 <폴리스>를 읽어야 하는 이유다.이 소설 속에서 헤리 홀레 앞에 나타난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편을 미리 읽어보는 것이 효과적이다.전편 <팬텀>에서 헤리홀레는 어떤 이유로 인해 형사로서의 일을 그만두고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유능한 형사 헤리 홀레는 경찰 현장에는 없지만 그가 남겨놓은 조직은 있었다. 군나르 하겐을 중심으로 한 경찰 조직은 폴리스 킬러의 범인을 찾기 위해서 분주하다. 하지만 그들은 유능한 형사 헤리홀레만큼의 직감을 가지고 있지 못하고, 결국 이 폴리스 킬러를 잡기 위해서 헤리홀레가 다시 나서게 된다.


유능하다는 것은 우상과 동등한 말이 될 것이다.헤리홀레가 경찰에서 벗어나게 되고, 무능한 미카엘이 신임경찰청장을 맡게 되는데, 구관이 명관이라는 걸 신임경찰청장 미카엘의 횡보를 보면 자세히 알 수 있다.헤리 홀레보다 뛰어나지 못한 미카엘은 자신의 문제를 부하 직원  스톨레 에우네에게 일임하게 되는데,그로 인해서 미해결 범죄는 고스란히 군나르 하겐 몫으로 돌아가게 되었다.또한 소설은 우리를 예기치 않은 곳으로 인도하고 있다.헤리홀레의 여자 친구 라켈 페우케와 즐거운 밀담과 속삭임을 즐겼던 헤리 홀레는 결국은 수사 현장에 복귀하게 되고, 자신의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결코 유쾌할 수 없는 경찰 살인사건,그 사건의 내막에는 경찰에 대한 분노와 복수심이 있으며, 범인은 자신을 잡기 전에는 결코 경찰 살인을 멈출 의지가 없음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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