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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좀비
슌하오 리우 지음 / 서울셀렉션 / 2019년 7월
평점 :
채희는 키가 166cm 라서 150cm 도 안돼 보이는 샹샹이 채희 옷을 입자 고양이가 우산 쓴 거와 다를 게 없었다.샹샤은 작고 가무잡잡했지만,눈살 삐푸릴 정도로 미운 얼굴은 아니었다.
'너 진짜 열여섯 살 맞아? 열 세살 정도밖에 안 돼 보여."(-28-)
한 계집아이가 우는 걸 보았단다.세상이 사악해서 울고 있었지.아이는 아주 예쁜 각시인형을 선물로 받았어.각시가 얼마나 예쁘고 귀여운지.고생 따위는 결코 겪을 것 같지 않았어.하지만 아이의 오빠들이 각시 인형을 마당에 있는 높은 나무 위에 올려놓았지.아이는 각시인형에 손이 닿지 앉아 아래로 내려오게 할 수가 없었단다.그래서 울었던 거야.아마 각시 인형도 울고 있었을거야. 초록 나뭇가지에 팔을 뻗은 각시의 표정이 정말 슬퍼 보였거든.(-115-)
이렇게 채희는 금방 웃울었다 울기를 잘하는 여자였다.어떻게 묘사하면 그녀를 더욱 잘 표현할 수 있을까.나는 이 책을 쓰기 시작할 때부터 고민스러웠다.아서라,더 보태지도 말고, 또 깎아내리지도 말고 그냥 있는 그대로 쓰는 게 좋겠다고 판단하게 된 것은 드디어 그녀와 나 사이에 접점이 같은 곳에 머물지 않고 서로 스쳐 지나게 되면서부터였다. (-232-)
스몬드 보부아르가 그러지 앟았던가.성의 마법은 '완전한 포기'를 요구한다.그때 만약 남자의 말과 행동이 그녀의 예상과 달리 냉담하다면,마법은 곧 깨지고 만다.그 마법을 깨트리지 않는 남자를 만나면 서 푼어치 몸값을 받고 열 푼어치의 밥값과 커피값을 홀러덩 다 안아버렸다.그녀 처지에서 보면 혹 떼려다가 혹 붙인 격이다.곧 마흔인 가오징징은 지금도 이 노릇을 계속하고 있다. 이미 몸값은 저렴해질 대로 저렴해졌다.(-327-)
우리가 생각하는 좀비에 대한 편견은 외설스럽고, 괴이하다.좀비는 언제나 영화 속에 잇는 상징적인 존재이다.하지만 현실 속 존재는 추상적이면서 ,우리는 좀비에 대해서 재해석하게 된다.즉 주류가 아닌 비주류, 행복이 아닌 불행, 편리함과 동떨어진 불편함, 혐오스럽고, 고통스러운 존재감,그들을 또다른 의미로서 좀비라 부르게 된다.좀비는 불편한 가치관을 그대로 내포하면서, 내 삶을 깎아 내리는 존재로 부각되고 있는게 현실이다.그렇다면 슌하오 리우의 소설 <뉴욕 좀비>에서 좀비란 무엇인지 담담하게 짚어 나갈 필요가 있었다.그건 이 책에서 말하는 좀비란 뉴욕이라는 도시에서 꼭 필요하지 않는 존재이면서,그들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 규정하게 된다.커다란 도시 내에서 그들은 양지를 돋보이는 음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 심장부를 자처하는 거대한 뉴욕의 어두운 민낯을 소설 <뉴욕 좀비>의 주인공 샹샹과 루시를 통해서 투영하고 있었다.
루시는 자신의 정체성을 부인하고 싶어했다.한국인 아빠가 있지만, 자신의 외모에는 한국안으로서의 기본적인 조건이 충족되지 않고 있었다스스로 성장하면서,한국인이라는 정체성에 어마가 간직하고 있는 정체성을 덧칠하게 된다. 한국인 아빠과 서구적인 외모를 갖춘 엄마 사이에 태어나면서, 아버지의 존재를 세상 사람과 소통하면서 언급하지 않는다.어릴 적부터 내면 속 아이를 간직한 채 성장한 루시는 샹샹과 채희와의 만남을 통해서 스스로 독립적인 아이로 탈바꿈 하게 된다.하지만 내면속 루시는 여전히 미성숙하고, 불완전한 존재이다,남자와 성관계를 맺으면서, 성적인 본성에 따라 살아가고 있으며, 뉴욕이라는 자본 도시 안에서 자본가들이 요구하는 것을 제시하면서 살아가고 있다.돈이 최고인 곳에서 루시는 내 몸을 팔아가면서, 자신의 응어리진 마음을 해소하려고 한다.하지만 이 소설은 바로 루시의 그러한 모습을 비추면서, 나의 삶의 실체와 루시의 삶을 비교하게 되고, 내 마음 속의 불안한 자아를 비추고 있었다.성에 탐닉하게 되면서, 그 과정에서 자신이 간직하고 있는 불안과 죄책감을 내려놓지 못하는 현실, 무언가를 얻기 위한 루시의 몸짓,그 몸짓이 외로움과 만나면서 자신의 삶은 점점 더 피폐해지고 있었다. 뉴욕은 어떤 이에게는 기회의 땅이지만, 또다른 누군가에게는 좀비가 될 수 있는 땅 그 자체라는 걸 루시를 통해서 내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