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장 행복한 탐정 시리즈 4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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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모리타 요리코라고 해요."
"실례지만 연세는요? 아니 ,이 일의 기점은 현재로서는 모리타 씨의 감각이거든요. 다시 말해서 스-."
"저는 쇼와 28년 5월 생이에요."
1953년 생, 2010년 11월 현재 ,57세다. 
"그럼 미쿠모 가쓰에라는 여성분은 모리타 씨가 보기에 '할머니'였다는 거로군요."(-17-)


그의 아버지 무토 간지 씨는 지지난주 월요일, 2011년 1월 3일 오전 5시 32분,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향년 78세, 죽기 두달 쯤 전부터 여러 번에 걸쳐 홈의 스테프나 가키누마 주사,그리고 한 번은 아들 아이자와 씨를 상대로,단편적이긴 하지만 구체적인 사실을 섞어 가며 어떤 고백을 했다.
옛날에 사람을 죽인 적이 있노라고.
그 고백의 진위를 조사하기 위해, 나는 불려온 것이다. (-102-)


나는 접객 연수를 받고 계산대 일을 배운 후 매일 몇 개나 되는 피오피 광고를 제작했다.'OO씨가 만든 시금치','OO원의 배',생산농가의 책임자 사진도 붙인다. 해당 농산물의 영양가를 표시하고 추천 레시피를 함께 전시한다.배달도 했는데,지역 주민이니까 길을 압니다.하고 부담 없이 나갔다가 떠나 있던 사이에 완전히 양상이 바뀌어 버린 길 위에서 헤메는 등 부끄러운 일도 있었다.한 편 배달할 때 배포할 '나쓰메 뉴스'라는 얇은 프리 페이퍼를 만들자고 제안했고 편집도 담당하게 되었다. (-235-)


그 소녀의 패션은 온통 시커맸다.니트 모자 ,파카, 속에 입은 니트,스니커즈, 왼쪽 어깨에 걸친 무거워 보이는 배낭, 니트 모자 아래로 빠져나와 턱 언저리까지 내려온 머리카락도 새까맣다. 
게다가 공통 요소가 한가지 더 있었다.낡아빠졌다.파카 목깃 부근은 허옇게 바랬고,스니커즈는 오래 신어서 닳고 끈도 너덜너덜 했다. (-394-)


미야베 미유키의 스기무라 사부로 탐정 시리즈다.이 소설은 네개의 단편 <성역>,<희망장>,<모래 남자>,<도플갱어>로 이뤄진 연작 단편 소설이다.부잣집 딸과 결혼한 스기무라 사부로는 장인 어른의 요청에 따라 우연치 않은 사건 하나를 맡게 되었는데, 그게 탐정 사무소를 시작한 계기였다.세상 사람들이 안고 있는 고민들을 해결하려는 탐정이 하는 일은 사건을 해결하는 직업 경찰과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공소시효가 끝나면, 그 사건을 풀지 않으려 하는 경찰의 속성과 달리 민간 사립 탐정은 돈을 주면 어떤 사건도,시일이 꽤 지난 사건도 수임할 수 있는 입장이다.한국은 그런 면에서 탐정이라는 것이 드라마나 영화 속에 실제하는 부분이며, 우리의 법과 제도에는 없는 직업이다.하지만 우리는 해결사라는 신종 직업을 알고 있으며, 그 직업이 음성적으로 행하는 탐정과 같은 일이라는 것 정도는 이해하고 있다.물론 이 소설의 주 내용과 주인공의 일화는 단편 <모레남자>에 등장하고 있으며,소심한 남자 스기무라 사부로가 결혼과 이혼을 반복하면서,탐정이 되는 과정들이 묘사되고 있다.


첫번째 이야기 <성역>은 죽은 줄로만 알았던 행방불명 할머니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듣고서, 그 문제를 풀기 위해 스기무라 사부로가 나서게 된다.죽은 줄 알았던 사람, 기억속에 지워졌던 이가 등장함으로서 ,그동안 왜 숨어 지내야 했는지 추적하는 재미가 있다.두번 째 이야기 <희망장>은 죽기 직전에 유언과 같은 의미심장한 말을 던진 주인공이 어떤 사건과 엮여 있는 경우이다.미궁에 빠진 한 사건,그 사건이 해결된 줄 알았건만, 누군가의 생의 마지막 말 한마디로 인해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세번째 <모래 남자>는 탐정 스기무라 사부로 이야기다.결혼전 다양한 직업을 전전했던 스기무라 사부로 씨는 돈많은 남자의 딸과 결혼하게 되고, 나쓰메 시장이 되었다.그럼으로서 장인고 엮인 어떤 사건의 내막을 찾아내는데 직접 낫거게 된 스기무라 사부로씨가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되는 그 과정이 묘사되고 있었다.우리 앞에 놓여진 인생이 어떤 일로 인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스기무라 사부로의 인생을 통해서 엿보게 되었다.마지막 이야기 <도플갱어>이다.이 소설은 우리 사회와 다른 일본 사회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다.우리는 돈이 있어도 누군가에게 무엇을 해달라고 부탁하거나 요구하기가 쉽지 않다.특히 미성년자나 사회적 약자의 경우는 그러하다.탐정 제도가 있음으로서 미성년자가 자신의 문제를 풀기 위해서 스기무라 사부로 씨를 찾게 되는데,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진 우리 사회와 다른 일본 사회의 연대의식을 느낄 수 있다. 전혀 풀 수 없을 것 같은 문제가 탐정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미야베 미유키의 마지막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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