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감을 사야 해서, 퇴사는 잠시 미뤘습니다 - 우리에겐 애쓰지 않고도 사랑하며 할 수 있는 일이 필요하다
김유미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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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은 적장히 즐거웠다.누군가는 적당한 즐거움이야말로 2배의 즐거움을 준다고 했다.소소한 기쁨과 확실한 성취감을 가져다주었다.무엇보다 달성해야 하는 수치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었다.(나는 숫자가 세상에서 제일 싫다.).전공이나 먹고 사는 일과 무관한 것을 하니 해방감이 들었다.일만 아니면 무엇이든 괜찮았다. (-9-)



조금만 더 표현하면 될 것 같아 애쓰는 와중에 괜히 사진의 표정처럼 입술을 꽉 물고 광대를 올려다본다. 사람을 그리기 좋은 이유 중 하나다.언제나 귀엽고 장난스러운 표정뿐이다.진지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사진들도 있지마느 존재 자체가 즐거움을 준다. (-65-)


다른 이의 초상화를 그린다는 것은 모델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잘 알지 못하는 사람을 그린다는 것은 사진 속의 모습일지라도 어색하고 불편한 일이다.그림에서도 낯가람이 발동하는 모양이다.반대로 오래 본 사람의 얼굴은 비교적 쉽게 그려졌다.가족의 얼굴이 그렇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도 그런 편이다.(-120-)


나는 이제 생의 한가운데에 들어왔다.대단한 일이 있을 것 같았던 미래는, 별다를 것 없는 오늘이었다.덕분에 삶의 끝자락에 대해 주는 크고 작은 파도 안에서 헤엄치는 법은 배워둔 듯하다.니나처럼, 때로는 니나의 언니처럼 방법은 다르지만 그림 그리듯 삶을 가질 줄은 알게 되었다.(-191-)


작가가 되고 나서 뜻밖의 기회들이 생겼다.가장 먼저 여성 작가전에 초대를 받았다.인사동에 있는 협회의 갤러리에서 하는 전시였다.건물 벽면에 걸려 있는 현수막에는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의 이름이 크게 적혀 있었다.함께 간 동생이 먼저 발견하고 내 이름을 가리켰다.아직은 이름뿐인 작가지만 도전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242-)


좋은 방법이 떠올랐다.답을 생각하는 대신 먼저 물었다.다른 사람의 대답이 궁금했고 다들 어떻게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지 알고 싶었다.꽃꽃이를 배우기 시작했다며 눈을 반짝이는 후배가 있었고 넷플릭스 정주행 중이라며 볼거리를 추천해 주는 친구도 있었다.(-271-)


취미란 그런 거다,적당히 재미가 있어야 취미이다.취미가 고토이면, 취미로서 존재가치가 사라진다. 저자 김유미씨에게 있어서 취미는 그림그리기였고, 나의 취미는 마라톤이다.이 두가지는 서로 상반된 취미이며, 몸을 쓴다는 것과 돈을 쓰는 것과 적당한 즐거움을 준다는 공통점이 있다.그리고 취미는 내 꿈을 만들어 가게 되고,어떤 우연이 나에게 기회로 찾아올 수 있게 될 때 취미는 나에게 또다른 힘의 구심점이다.여기서 저자의 취미에 대해서 깊이 들여다 보자.그림 그리기란 무엇일까, 그림 취미에 관심 없었던 이가 그림들 그린다는 것은 뭔가 이상했다.하지만 저자는 직장 생활에서 느끼는 무료함을 덜어내기 위해서 미술학원에 찾았고, 미술의 기본이 되는 선을 그어나가기 시작하게 된다.그리고 스스로 깨닫게 되었다.선이라도 그 개성이 뚜렷하게 드러나 있으며, 선 하나만으로도 대상을 묘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선이지만 그것이 결코 선이 아니었다.면이 될 수 있고, 선이 면이 될 때 그 가치는 배가 된다.저자는 처음 그렇던 선긋기가 어느정도 자신에게 맞는 영역이 되었고,연필이 몽땅연필이 될 때까지 붓을 내려놓지 않았다.


저자는 그림에 빠지게 되었고,스스로 취미를 삶과 연졀했다.취미의 성장은 저자의 내적인 요소들의 성장과 맞물려 있었다.그림을 그림으로서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받게 되었고,아마추어 여성 작가로 발돋움하게 되었다.처음 시작했던 그림 그리기는 사소한 동기에서 시작하였고, 처음엔 미약하였으나, 점점 더 사람들을 만나고, 자기 스스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처음의 그림그리기는 모방이었다.유명한 미술 작가들의 화풍을 빼껴내기에 바쁜 나날이었다.그건 내 그림이 아나었고, 남의 그림이다.내가 그렷지만 내 그림이 아닌 것이었다. 그렇게 남의 그림만 그렸던 저자가 선택한 것은 내 그림을 그리는 것이었다.주제를 정하고, 화풍을 선택하고, 그 안에서 스스로 성장하게 되었다.그 과정에서 내 그림이라는 걸 말할 수 있는 서명을 만들어 나갔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가 다르다는 것을 저자는 그림 그리기를 통해서 깨닫게 되었고,그림을 그려나감으로서 자신의 마음 속 열등감을 치유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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