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어 괜찮은 하루 - 말보다 확실한 그림 한 점의 위로
조안나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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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전공자도 아니고,그렇다고 유명한 모든 미술관을 다 가본 것도 아니지만 나는 책 내지와 표지 디자인,폰트 색, 입는 옷, 색깔을 정할 때마다 '내가 아는 그림'을 생각한다.형태보단 색으로 기억되는 그림들이 주로 그 대상이 된다.슬픈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그림은 나에게 좋은 무기가 된다.(-6-)


"물과 반사광이 어우러진 연목 풍경이 나를 사로잡는다."라며 죽을 때까지 찬란한 수련을 바라보고 또 그렸다.'자신만의 정원'을 갇고 사는 삶이라 가능했던 것일까.모네는 죽기 직전까지 250편이 넘는 수련 그림을 남겼다. 스스로 "나의 가장 아름다운 걸작."이라 칭했던 수련 연작은 크기에서 한 번 놀라고 은은하게 눌러쓴 색감에 두 번 감탄하게 된다.(-56-)


뭉크의 거의 모든 그림이 기분 나쁘게 어둡지만 그가 의도했던 것처럼 그림 속 인물들이 절절하게 삶과 죽음에 대해 울부짖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자신의 속을 다 뒤집어서 보여주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인가.그는 자기 안의 어둠을 숨기지 않았으며 스스로를 용케 죽이지 않고 살아남아 그림으로 남겨 두었다.평생 여성혐오증에 시달렸지만 가장 우아한 방식으로 여성을 그림 속에서 구원하고자 노력했다. (-127-)


365일 냉전 중인 엄마 아빠의 그늘을 벗어나기 위해 찾은 내 영혼의 짝들은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갔고, 결국 나는 책에 대한 사랑을 글로 표현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29세의 첫 책 출간,30세의 결혼,32세의 미국행,35세의 임신,두꺼운 인생의 전환점에서 흔들리지 않고 '나만의 세계'를 지켜갈 수 있었던 것은 자신만의 세계를 글로,그림으로 남겨 둔 작가들 덕분이다.아마 그들도 자신들의 작품에서 나와 같은 구원을 얻었으리라.(-169-)


나는 학창시절 주입식 교육에 매몰되었다.이해보다는 암기가 익숙하였고, 그 안에서 예체능 수업은 곁다리에 불과했다.체육 시간에 암기과목에 대한 공부와 자습을 하게 되었고, 미술과 음악 시간은 중간고사,기말 고사를 치기 위한 예행연습 시간에 불과했다. 그럼으로서 주입식 교육은 미술이론에 대해 개념이해조차 파악하지 못하고,이해하지 못한 채 3년의 시간이 속절없이 흘러갔다.그럼으로서 이제 다시 나에게 위로와 치유를 얻게 해주는 미술에 대한 결핍을 채워 나가게 되었다.고흐, 마네, 뭉크,피카소와 같은 수많은 불세출의 유명 화가들의 작품 세계에 대해서 들여다 보게 되었고, 그들의 작품의 특징이나 화폭에 대해 관심가지게 된다.그리고 미술의 가치에 대해 조금씩 아게 되었다. 미술은 내 감정을 이해하는 도구였고,나는 미술에 대한 이해과정에서 나의 영혼을 조금씩 치유받게 되었다.


이 책을 쓴 조안나씨도 마찬가지였다.저자는 밋굴을 통해서 구원을 얻게 되었고,치유와 위로를 느끼고 싶어했다. 독서 에세이를 쓴 저자가 이번에 사고를 하나 쳤다.미술과 에세이의 결합이 한 권의 책이 된 것이다. 그 안에는 우리가 귀로는 많이 들었지만, 실제 그림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화가들을 소개하고 있다.코발트 블루색 하면 먼저 떠오르는 예술가 고흐였고, 그림인지 도형을 나열한 것지 구분이 안가는 피카소의 작품도 접하게 된다.특히 피카소의 그림은 포스트모더니즘의 선구자로서 , 상당히 난해한 그림의 하나였다.저자는 미국에 정착하게 되었고, 미술관에 다니면서,피카소 그림에 대한 안목을 키워 나가게 된다. 어떤 그림이 배경 지식 없이 그냥 객관적으로 보아서는 그 그림을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자신의 경험과 자신의 상황과 엮일 때 비로소 그림은 나에게 다가오게 되었다.자가의 으;도가 보였고, 그림에 대한 안목이 커져가게 된다. 고흐가 그림을 그리면서,선택한 색은 그의 감정이 묻어나 있으며, 그의 감정과 직관은 서로 엮일 수 있다.뭉크의 절규도 마찬가지였다.절망 가득한 그림 속의 이미지는 혐오감 그 자체였다.뭉크의 내면에 숨어있는 그의 대표작 <절교>속에 고스란히 묻어나 있었고, 화가는 그림을 통해 위로와 치유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물론 조안나 씨는 출판인이자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결혼 후 아이르 가지면서 느꼈던 삶의 결필들이 미술에 대한 관심으로 엮이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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