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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어떻게 생각을 시작하는가 - 이응준 작가수첩
이응준 지음 / 파람북 / 2019년 7월
평점 :
인생이 중심을 잃고 한없이 방황할 적에,그런 어둠을 이겨낸 타인의 이야기는 도움이 된다. 우리가 어둠을 이겨내야 하는 중요한 이유다. 누군가는 훗날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목숨을 구할 수도,재기할 수도 있다.(-49-)
간혹 이런 질문을 받는다.당신은 왜 자가가 되었느냐는..
나는 어릴 적부터 나 자신이 싫었다.내가 나인 것이 힘들었다.괴로웠다.이것은 일시적인 병이 아니었다.나는 여전히 그렇다.만약 내가 나를 좋아하고 편하게 여기게 된다면, 그 순간부터 글 같은 건 쓰지 않을 것이다.(-62-)
같은 물건도 어떻게 쓰이느냐에 따라서 그 가치가 달라지는 것처럼,우울과 냉소가 늘 나쁜 것만은 아니다.우울과 냉소는 어느 순간 매력이 되고 관찰이 되고 통찰이 되고 표현이 된다.노상 밝기만 한 인간에게서 우리는 질병을 발견한다.시를 쓰다보면 ,'이것은 버림받은 한 인간의 비극처럼 잘 씌여진 시다.'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좋은 시'라는 것은 '기븐 시'라기보다는 '슬픈 시'고 , 좋은'기쁜 시'라면 그 기쁨 안에는 슬픔이 도사리고 있다는 게 내 미학적 믿음이다.세상에서 안 좋은 것이 미학에서 안 좋은 것만은 아니다. (-136-)
남에게 시비 걸고 괴롭히는 것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부류들이 있다.언뜻 보면 인간이 부족해서 그런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크든 사소하든 얻는 게 있어서 그런 경우가 대부분이다.불쌍해할 가치도 없다.(-183-)
인생의 가장 어려운 문제가 딜레마에 있다고들 하지만 딜레마야 말로 인생 최고의 맛이다.
딜레마에서야말로 결정력이 드러나기 때문이고, 그 결정에 의해 놓아버리게 된 것을 통해 그 인생의 진면목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184-)
불필요한 인간들과는 음으로든 양으로든 접촉 란 하고 사는 게 최선이다.안 그러면,어느 날,악마가 다가온다.(-193-)
정치를 지나치게 좋아하고 그 정치를 지나치게 좋아하는 것에 100배 정도는 당파를 좋아하는 대한민국의 조선인들은 이 권리를 유린하는 정치적 야만인이다.
그 권리가 뭐든 권리 행사를 잘해야 제 인생을 안 망칠 수 있고, 정치 활동을 해서는 안 되는 인간들이 정치 활동에 환장해 있는 나라는 지옥과 쓰레기 그 사이 어드쯤에 주저앉아 있는 나라다. (-194-)
오늘 2019 청춘학교 김미경 강사의 특강을 들었다.한시간 반 남짓 기간동안 나를 사랑하고, 나를 지키는 것, 자존감을 키우는 방법에 대해서 저자의 삶의 방정식과 엮이면서,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었다. 방송에서 접했던 그 목소리가 공연장에서 울려 퍼지게 된다;.그녀의 목소리에는 솔직함과 당돌함이 묻어나 있었다.자신의 불행과 위기를 담담하게 이야기 하는 부분이 인상적으로 남아있었다.독서가 눈으로 읽는 독서라면,강연은 귀로 듣고,눈으로 보는 독서였다. 그 강연에서 그녀가 성공의 주춧돌을 놓기까지 많이 흔들리면서, 살아왔음을 느낄 수 있었다.불행의 중심에서는 그게 불행이지만, 지나고 보면 그 불행조차도 행복이라는 걸 깨다게 된다. 많이 흔들리게 되면, 정작 위기가 오는 그 순간 대범해질 수 있다.그 동안 방송에 나왔던 그녀가 예기치 않은 이유로 방송에 중도하차한 이유도 그런 과정 중 하나이다.하지만 그녀는 멈추지 않았다.하나를 할 수 없으면, 다른 길이 있다는 것를 그녀 스스로 보여주게 되었고, 그것은 내 삶의 방향성을 다시 설정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김미경 강사의 삶과 강연을 들으면서,우리가 생각하는 보편적인 가치가 그 가치에 머물러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불행이라 생각했던 것이 그 불행에 머물러 있지 않고, 나에게 또다른 기회의 주춧돌이 될 수 있다.설령 불행이나 위기가 오더라도 포기 하지 않는다면 다시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이 언젠가는 온다는 걸 깨닫게 된다.이 책을 읽는 이유도 그런게 아닌가 싶다. 작가의 사유에서 시작된 글과 문장들이 정치와 사회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자그마한 변화의 씨앗이 된다.누군가 겪어온 삶의 스펙트럼들이 다른 사람에게 용기가 되고 문재해결력이 되는 것이다.평소에는 놓치고, 스쳐 지나갔던 문장들이 나의 상황이 달라지게 되면, 그 문장이 내 것이 되는 것이다.이 책 곳곳에 스며들고 있는 작가의 사유가 깃들여진 문장들 하나 하나가 고마운 이유는 여기에 있다.
저자는 말하고 있다.작가라면, 자신의 권리도 중요하지만, 책임의식도 중요하다고 말이다.그 책임의식에 대해서 생각한다면, 나의 의지와 문장의 무게감에 대해서 생각해 볼 여지가 충분히 있어 보인다.특히 책 곳곳에 스며들고 있는 정치적인 이야기는 한국과 한국인들에게 필요한 요소들로 채워지고 있었다. 특히 우리 사회에 만영해 있는 정치 혐오증의 원인은 어디서 시작되는지 곰곰히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남들이 놓치고 있는 부분들을 ,작가는 관찰과 사유, 직업적인 특징과 엮이면서, 새로운 생각과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