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86 세대유감 - 386세대에게 헬조선의 미필적고의를 묻다
김정훈.심나리.김항기 지음, 우석훈 해제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7월
평점 :
이들 386세대의 원형이었던 386 컴퓨터가 자취를 감춘 지는 오래됐다.지금 어딘다에서 건재하다고 해도 그 컴퓨터를 활용한 업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이름도 입힌 DOS 방식의 운영체제여서 윈도(Window)가 깔리지도 않고,당연히 윈도를 바탕으로 한 각종 프로그램은 386 컴퓨터에서 무용지물이다.그럼에도 그 이름을 전수받은 386세대는 여전히 대한민국의 중심에 있다.30년을 넘게, 심지어 정년퇴직의 나이가 다가와도 쌩쌩돌아가고 있다. (-50-)
386세대가 견뎌낸 참혹한 시대의 무게가 너무도 컸음을 잘 안다.비극적 죽음을 맞은 박종철과 이한열, 고문 휴유증을 앓는 다수의 민주화 유공자들과 어깨를 걸어보지 못한 아랫세대가 그들의 고통과 헌신을 평가하려 드는 것은 주제 넘은 일일 수도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과거의 헌신으로 오늘의 영광을 보상받는 것이 정당한가는 따져봐야 할 일이다. (-112-)
1960년도에 태어나 1980년대 대학 학번을 얻은 이들은 865만 가운데 293만 가량이며,이 가운데 187만명은 4년제 대학을 나왔다.1970년대 학번을 가진 사람들이 4년제 종합대학과 2년제 전문대학을 통틀어 89만에 불과한 것에 비교해 볼때 3배나 많은 수의 대졸자가 386세대의 중심부를 차지했다.이들은 자연스럽게 1970년~1980년대 경제호황기를 거치며 늘어난 일자리의 일부분을 차지했다. 꼭 대학을 졸업하지 않고도 일할 수 있던 곳을 서서히 대졸 386세대가 채워갔다.상업고등학교를 나와 은행에 들어가던 시절이 막을 내린 게 바로 386세대가 사회로 나오던 1980년대 중후반부터다. (-209-)
이 책은 1960년~1969년 사이에 태어나,1980년대에 대학교를 지나, 이제 사회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386 세대의 민낯을 이야기하고 있다.386 세대는 항아리 모양의 대한민국 인구구조 동향에서 중간에 위치하고 있으며, 굵은 부분에 해당되는 세대이다.그들은 지금 x세대가 겪어온 경쟁에 대해 무감각하고, 인터넷에 대한 감각도 부족한 상태이다. 무능력하지만,우리 사회의 중요 위치를 차지한다. 취업 문턱에 들어선 1980년대~1990년대 그 당시에 취업에 대한 어려움도 없었다.대학을 나오거나,고등학교를 나오더라도 바로 취업이 가능한 시대가 바로 386세대의 자화상이다.그들의 삶의 스펙트럼을 x세대,즉 1970년대에 태어난 세대의 가치관으로 보면 무임승차라고 생각할 수 있다.학창시절 야간 자율학습을 하고, 학력고사와 수능에 매진하였던 그들의 기준으로 보면 불평 불만의 씨앗이 된다. 같은 학력과 같은 스첵을 가지고 있어도 386 세대가 누렸던 부와 명예를 누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더 나아가 경쟁재에서 이긴다 하여도, 승자의 저주가 x세대에게 있기 때문이다.이런 현인은 대중매체에 가까운 x세대의 이질적이고, 가변적인 성향 때문이다.386 세대는 최루탄을 맞으면서, 군부독재에 맞섰던 세대이다.운동권 386 여학생은 선배에게 형이라 불렀고, 그 씨앗은 50대가 된 지금도 현존한다.그들의 말과 언어 속에는 운동권에서 만들어진 토양이 곳곳에 잔존하고 있기 때문이다.그들으 말과 언어 곳곳에 운동권 학생의 과거의 잔향이 묻어나고 있다.
이 책을 흥미롭게 읽었던 것은 책 속에는 정치에 관한 이야기들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지금 대한민국 내에서 386 세대 정치인들이 대한민국 경제,사회, 정치,문화 전반의 요직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그들의 스펙은 다음 세대의 평균에 미치지 못하지만, 그들이 견고하게 만들어 놓은 사회 시스템과, 그들만의 동질적인 끈끈한 연결고리는 X 세대에겐 없었던 게 사실이다. 아이돌에 열광하고, 대중매체 속에 중독되었던 그들이 386세대의 기준으로 보면 버릇없고,예의 없고, 성에 안찬다고 볼 수 있다.서로 다른 가치관의 충돌은 기득권과 기회를 놓고 충돌하게 된다. 정치의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386 세대로 인해 x세대가 들어갈 틈이 사라지고 있으며, 그것은 대한민국의 병폐가 될 수 있다.또한 386 세대 정치인들의 망언들은 언론에 반복적으로 조롱꺼리가 되고 있다. 정치 안에서 내로남불의 전형적인 형태가 386 세대이며, 그들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추진했던 행동들이 그들이 기득권이 되고,사회의 변화 속에서 부각되면서 말썽이 되고 있다.최근 청와대 인사검증과정에서 386 세대가 탈락하게 되는 이유는 이와 무관하지 않다.사회의 변화에 가장 느리게 움직이는 386 세대가 사회의 중요 위치에 있으면서 생겨난 촌극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