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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의 땅 1부 1 : 흩어진 무리 ㅣ 용기의 땅 1부 1
에린 헌터 지음, 신예용 옮김 / 가람어린이 / 2019년 8월
평점 :
용기의 땅 1스위프트컵이 고개를 몇 번이고 끄덕였다.
"네 자신을 믿으렴.넌 뛰어난 지도자가 될 거야.아무리 강한 적도 벌벌 떨게 만들고 ,갈란트 무리를 안전하게 지킬거야.스위프트컵, 넌 가장 뛰어난 사자가 될 거야."(-16-)
호수저만치에는 반쯤 뜯어 먹힌 임팔라의 사체가 퉁퉁 불은 채 떠 있었다.끔찍했다.사체가 호숫가로 떠내려오자,물에서 썩은 냄새가 스카이의 코를 찔렀다.그녀는 부르르 몸을 떨었다.위대한 머니의 말이 맞았다.오염된 물이었다.코끼리들이 나직이 실망하는 소리를 내긴 했지만, 그 누구도 위대한 어머니에게 불평하지 않았다.(-109-)
'꿈 속에서 얼룩말을 잡은 것 같은데...하이에나도 얼룩말처럼 잡기 쉽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는 코를 땅 가까이에 대고 평원을 어슬렁거렸다. (-191-)
'처음으로 타이탄에게 상처를 입혔어.두고 봐,언젠가 치명적인 상처를 입혀서 더 많은 피를 흘리게 하겠어.언젠가는 죽여 버릴 거야.'
피어리스는 고개를 들어 거친 갈기털의 사자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이건 내가 나 자신과 하는 맹세다,타이탄.'(-295-)
"보는 것만으로도 소름 끼쳐.어잿든 ,저게 바로 정의겠지."
지금 상황이 정의든 아니든, 쏜은 친구들이 곁에 있어 마음이 좀 놓였다.위협적인 비명과 고함,나뭇가지들이 부러지는 소리, 추방된 살해자가 도망치며 울부짓는 소리가 저 멀리서 잦아들었다.공터에는 세 친구만 남았다. (-340-)
스카이가 코를 길게 뻗어 동생을 끌어당겼다.갈기갈기 찢겨 생명을 잃은 사체는 지금껏 봐 온 것 중에서 가장 끔찍한 모습이었지만, 사랑하는 할머니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405-)
에린헌터의 <살아남은 자들>의 주인공은 개 무리였고, <전사들>은 고양이 무리였다.그리고 <용기의 땅> 시리즈는 사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다. 앞선 이야기가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인간과 친화적인 동물 개와 고양이였다면, <용기의 땅>에 등장하는 사자는 야생의 삶을 살고 있고, 인간과 비친화적이다.그것은 그들의 정의가 자연이라면,자연의 법칙,자연의 순리에 따라 살아간다면,<살아남은 자들>,<전사들>의 주인공 개와 고양이에게 있어서 정의는 인간에 맞춰져 있다.앞선 이야기와 서로 이질적이면서도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는 <용기의 땅>의 주인공 어린 사자 피어리스의 활약을 보는 쏠쏠한 재미가 있다.특히 사자의 특성을 소설로 풀어내고 있어서,고양이과에 속하는 사자 무리의 독특함을 느끼게 되었다.
갈란트의 무리 속에 섞여 사는 어린 사자 스위프트는 그 무리에서 동떨어지게 된다.사냥을 잘하는 암컷 사자이자 스위프트의 누나 베일리와 달리 스위프트는 어린 사자였으며, 사냥에 능하지 못하였다.하지만 스위프트는 빛나는 숲 무리에서 개코원숭이 쏜과 머드와 지내면서, 그들에게 동화되어 왔다.야생의 자연을 호령하는 사라의 본성은 온데간데 없이 스위프트 자신이 개코원숭이라 생각하면서, 개코원숭이처럼 나무 위를 올라가면서, 숲에서 살아가게 된다.하지만 스위프트는 아직은 사자였다.여전히 하이에나 무리에 쫒겨 다니는 신세였고, 겨우 초식동물들을 잡는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야생의 본성은 그대로였다.힘이 부족한 스위프트가 야생을 호령하는 피어리스로 우뚝 서는 모습, 피어리스의 성장과정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소설을 읽으면서, 정의란 무엇일까 생각해 보게 된다.숲에서 살아가는 그들은 생존의 법칙에 따라 움직인다.정의란 그 구성원 안에서 스스로 결정하고, 만들어지며, 거기에 따라가게 되었다.살아가는 터전을 잃어버리고,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게 되는 이유는 그들의 종족 번식과 함께 영역 표시에 따라가기 때문이다.죽음에서 살아남는 자는 현재의 자리를 유지할 것이며, 죽음에서 살아남지 못하는 자는 현재의 자리를 빼앗기게 된다.그것이 자연의 순리다. 다만 사자의 무리들은 생존을 위한 사냥을 즐길 뿐이며, 자신에게 위협이 있으면, 섯불리 덤비지 않는다.때로는 하이에나에게 먹히게 되고, 위대한 존재 가치를 지니는 코끼리를 동경하는 모습들, 사자이면서,개코원숭이 무리에서 더불어 살아가면서, 자신도 개코원숭이처럼 살아가는 피어리스의 모습을 보면 인간의 삶이나 동물의 삶이나 별반 차이가 앖다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피어리스가 숲을 호령하는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 넘어야 할 산 타이탄 무리가 있으며, 타이탄을 넘어서면 피어리스의 존재감은 더 커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