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 담장에 오르다
정재영 지음 / 스타리치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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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거슬러 ,우리가 처음 함께 일하게 되었을 때 그는 최선을 다했고 이는 성과로 돌아왔다.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그의 노고를 인정하고 많은 지원과 배려를 제공했다.그는 이러한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렸다. 초심이 흔들렸다는 뜻이다.즉 ,경영자뿐만 아니라 직원들도 자기 자신과 회사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54-)


부모와 자식의 관계란 참으로 얄궂다.어머니를 미워하고 원망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늘 그리웠다.이제는 어머니의 삶을 이해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하여 깊은 슬픔이 옅어지는 것은 아니다.생각해보면 어머니의 삶도 녹록지 않았으리라.여고생 시절 아버지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었고, 연이어 아이 셋을 낳았으니까,당신도 아버지를 만났던 시간을 후회하며, 경제력 없는 남편을 한없이 원망했을 것이다.아버지도 어리기는 마찬가지였다.세상 물정 모르는 스물네살 청년이 혼자 힘으로 아내와 자식들을 책임진다는 것이 어디 쉬웠겠는가. (-68-)


늘 술에 취해 신세를 한탄하던 아버지는 평생 동안 애증의 대상이었다.핏덩이었던 나를 두고 떠난 어머니는 영원토록 아물지 않을 상흔일 뿐이다.언젠가 강한 어른이 되면 나와 동생을 보살펴준 누님들을 지키겠노라 다짐했지만 허무한 약속이 될 것만 같다. (-99-)


놀란 눈으로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아내가 귀엽게 느껴졌으니 ,즐거운 마음으로 한강 둔치로 갔다.함께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하자 괜스레 가슴이 설레기도 했다.그래서일까 가슴 속 깊은 곳에 꾹꾹 눌러 담아두었던 이야기들이 술술 나왔다.태엽을 감아놓은 오르골에서 음악이 흘러나오듯,여명이 밝아올 때까지 나 혼자만의 대화는 멈출 줄을 몰랐다.동시에 내 마음에 드리워졌던 어두운 그림자도 서서히 옅어졌다.아내는 그렇게 소리없이 다가와 내 삶의 전부가 되었다.(-144-)


그랬던 우리가 어머니가 계신 곳을 알게 되었고, 그리움보다 더 큰 실망과 참담함을 느꼈다.우리 집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새로운 가정을 꾸리며 살고 계셨기 때문이다.마음만 먹으면 한걸음에 달려와 우리를 품에 안을 수 있는 거리에 계셨다니,도무지 믿기지 않았다.서운함을 넘어 배신감이 들었다.그동안 그리워했던 시간을 부정하고 싶을 정도였다. (-183-)


누군가의 삶, 누군가의 성공을 마주한다는 것은 조금 의미가 남다르다.성공의 기준은 비슷하지만, 그 걸어온 걸음걸음은 남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차이가 났다.각자 다른 인생을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삶의 편린은 서로의 아픔을 보듬어 안게 되었고,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 스스로 자각하게 된다.특히 이 책의 제목 <거북이 담장에 오르다>는 저자의 마음이 담겨져 있으며, 거북이는 바로 저자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동질감을 느끼게 된다.거북이가 담장을 오르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다.아니 불가능에 가까운 일일 수도 있다.저자도 바로 그런 순간순간을 거쳐왔을 것이고, 그 순간에서 포기하지 않았고, 거북이가 담장을 넘은 것처럼 저자도 성공이라는 담장을 넘은게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뼈져리는 가난과 불행,어려서 어머니가 집에서 나왔고, 아버지는 술에 취해 있었다.그래서 저자는 항상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 처야 했던 것이다.집안의 실질적인 가장이 되어야 했던 저자는 절박하게 살아야 했고, 매순간 절망에 빠지게 된다.죽고 싶을 정도로 고통스러운 순간들을 예기치 않은 이유로 살아남게 되었고, 이젠 스스로 살아야 할 이유가 생겼다.고모의 주선으로 아내를 만나게 되었고, 두 사람은 천생베필이 되었다.남다른 인연으로 만나게 된 두 사람은 그렇게 서로 엮이게 되었다.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생각들을 마주하게 되었고, 어떻게 살아나가야 하는지 스스로 고민하게 된다.직장에서 인정 받았지만,현실은 항상 제자리 걸음이었다.스스로 위기의 돌파구를 만들어야 했으며, 창업자금 100만원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성공의 기본은 가정이다.가화만사성이라 했던가,가족이 화목해야 성공도 따라온다 했다.저자의 인생에도 마찬가지이다.때로는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가족에 대한 애틋함이 있었다.엄마에 대한 기억이 없었고, 아빠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었던 저자에게 제2의 엄마는 바로 장모님이었다.장모님에게 살뜰하게 대하였던 것은 바로 남이 아닌 자신을 위해서 우러난 행동이었고, 그것은 가족의 평화를 만들었다.사업이 잘 된 것은 집안의 화목에서 시작되었고, 그 과정에서 저자는 사업의 원칙과 절차를 준수하게 된다.언제 어디서나 스스로 해야 할 일을 찾아갔으며, 말단 직원이었지만, 사장 대우에 가까운 일을 하게 된다.남들이 놓치고 있었던 그 기본적인 것들이 저자의 삶과 인생의 뿌리였으며, 그 부리가 땅 속 깊숙한 곳에 뿌리 내림으로서 성공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얻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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