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은 아니지만 둘이 살아요 - 고양이랑 사는 현실남의 생활밀착형 에세이
김용운 지음, 박영준 그림, 스튜디오 고민 디자인 / 덴스토리(Denstory)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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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은 아니지만 둘이 살아요결국 국산 돼지 삼겹살 반 근을 달라고 했다.정육점 사장님은 식구들이 먹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한 근 이상 사라고 권했다.혼자 산다고 말씀드렸다.사장님은 더는 권하지 않고 삼겹살 반 근에 말없이 파절이 한 봉지까지 덤으로 주셨다.한파로 채솟값이 평소보다 비싸던 때였다.문 열고 나오려다 발길을 돌려 반 근 더 샀다.(-19-)



사실 내가 결호식 증인을 섰던 이유는 즈인을 설 만큼 믿음직스럽다기보다는 평소에 가톨릭 신자임을 딱히 숨기지 않고 다녀서다. 예식장 결혼식에서는 증인을 세우는 경우가 극히 드물지만 성당에서 하는 결혼식은 다르다. 성당에서 올리는 결혼식을 혼배미사라고 하는데, 신랑과 신부는 서로의 증인과 사제 앞에서 혼인 서약을 하다.이때 증인은 가톨릭 신자여야 하는데 그 조건에 내가 들어맞은 것이다.(-53-)


입양 온 후 어느 정도 우리 집에 익숙해지자 송이는 나름의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다.집 안에서 내 주위를 떠나지 않고 쫒아다니며 빤히 바라보는 건 기본이고,내가 책상 앞에 앉아 책을 읽거나 일을 하다 보면 어느 새 옆에 와서 야옹거리며 같이 놀아달라고 칭얼댔다.소파나 침대에 누워 있으면 마치 내 배가 자신의 침대인 양 자연스럽게 오라와 내 얼굴을 마주 본 채 웅크리고 앉았다.(-107-)


이 책은 혼자 사는 남자 '김용운'씨의 일상을 쓰고 있다.입양해 온 고양이와 함께 살면서,소소한 행복을 누리고 살아간다.함께 하면서,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 같이 한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혼자 살아가며,결혼하지 않았지만, 가톨릭 신자라는 이유로 이제 갓 결혼한 신랑 신부의 결혼식의 증인이 되었다.그 마음 속 깊숙한 곳에서 혼자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외로움이 묻어나고 있다.


그런 거였다.저자는 혼자여서 쓸쓸함 속에 일상을 보내고 있다.그렇다고 해서 불행하지는 않다.남다른 삶의 기준을 만들어 가고 있으면서, 결혼한 친구들의 질투어린 시선들도 나타났다. 혼자라는 것은 자유로운 일상 속에 살아가지만, 문득 문득 누군가로 인해 혼자라는 것에 대한 자괴감에 빠지게 된다.친구들이 아내와 아기와 함께하는 가족 사진을 SNS 상에서 볼 때 ,자신은 고양이 송이와 함께 하면서, 스스소를 위로하게 된다. 일상 속에서 문득 문득 느껴지는 빈자리, 부모님이 결혼하라고 재촉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과 책임감이 느껴졌으며, 속도위반도 좋으니 얼른 결혼했으면 하는 눈치이다. 이처럼 우리 사회에서 혼자서 살아간다는 것은 예기치 않는 문제들을 막닿뜨리게 된다.그럼으로서 느끼는 감정의 동요, 그 동요 속에서 자신을 온전히 지킬 수 있는 것은 바로 자신이며,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행복의 법칙이었다. 또한 우리 사회에서 남자 혼자 살기에는 넘어설 부분이 많다는 걸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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